Search

미술계소식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우리가 몰랐던 필리핀 현대미술의 매력(연합뉴스)
  • 작성일2019/09/02 14:43
  • 조회 368
기사링크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필리핀에 서양 유화 기법이 전해진 때는 스페인 지배 하에 있던 16세기였다. 500년은 필리핀 화가들이 유화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들의 무르익은 붓질은 필리핀 혁명, 미국 지배, 마르코스 독재, 피플파워 혁명 등 격변의 현대사를 캔버스에 펼쳐 보였다.
필리핀의 젊은 작가 잉글랜드 히달고의 2012년도 작업은 광기와 폭력에 휩싸인 인간 군상을 비추는 듯하다. 작품 제목은 미국의 반전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와 겹쳐진다. 18세기 스페인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의 판화 연작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히달고를 비롯해 필리핀 미술가 11명의 다채로운 작품 33점을 소개하는 전시 '필리핀 미술, 그 다양성과 역동성'이 다음 달 4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5번째로 마련한 아세안 미술전이다.
2014년 김동녕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재단은 이듬해 베트남 미술전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현대미술을 소개해왔다. 이번 전시까지 합하면 재단이 소개한 아세안 작가는 60여명에 이른다.
조영수 재단 이사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세실업이 동남아 지역을 기반으로 사업하면서 받은 도움을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 현지 미술을 한국에 알리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전시 기획은 최은주 큐레이터(현 대구미술관장)가 맡았다.
필리핀의 자연·문화·역사가 녹아든 호안 프랭크 사바도의 드로잉, 알빈 그레고리오의 팝적인 회화, 낡은 것의 가치를 환기하는 제드 메리노의 오브제 등 작품들은 저마다 뚜렷한 색깔을 보인다.
전시 준비차 여러 차례 필리핀을 찾은 최 큐레이터는 "필리핀 미술은 서양과 동양, 해양과 대륙 등 다양한 문화에 대한 수용성이 정말 뛰어나다"면서 "필리핀 현대미술 수준은 우리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 작가 중 노베르토 롤단의 경우 필리핀의 정체성을 다룬 콜라주 작업으로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아시아 내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편중된 관심과 애정을 보이는 국내 컬렉터와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줄 전시다.

airan@yna.co.kr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