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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군사정책 상징 ‘호렵도 팔폭병풍’ 고국 품에서 공개
  • 작성일2021/02/19 09:41
  • 조회 245

가로 3m 92㎝ 대작 예술적 완성도 높아
청나라 황제가 사냥 즐기는 모습 묘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궁중회화 ‘호렵도 팔폭병풍’. 1952년부터 35년간 한국에 머물던 캐슬린 제이 크레인 박사가 소장했고, 이후 크레인 박사 유족에게서 작품을 사들인 개인 소장자가 뉴욕 경매에 내놓은 것을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매입해 한국에 돌아왔다. 문화재청 제공 ▲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궁중회화 ‘호렵도 팔폭병풍’. 1952년부터 35년간 한국에 머물던 캐슬린 제이 크레인 박사가 소장했고, 이후 크레인 박사 유족에게서 작품을 사들인 개인 소장자가 뉴욕 경매에 내놓은 것을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매입해 한국에 돌아왔다.
문화재청 제공
미국에서 환수한 18세기 후반 궁중회화 ‘호렵도(胡獵圖) 팔폭병풍’이 1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다. ‘오랑캐(胡)가 사냥하는(獵) 그림’이라는 뜻의 호렵도는 청나라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9월 뉴욕 경매에서 매입한 이 병풍은 지금까지 알려진 호렵도 중 가장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렵도 팔폭병풍은 가로 3m 92㎝, 높이 1m 47㎝의 대작이다. 스산한 가을 분위기의 산수, 화려한 가마를 타고 길을 나서는 황실 여인들, 푸른 바탕에 흰 용이 새겨진 복식 차림의 청 황제와 다양한 자세의 기마인물들, 호랑이와 사슴을 향해 활을 겨누거나 창과 무기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사냥꾼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호렵도는 조선 정조(1752~1800) 때부터 제작됐다. 정묘호란(1627)과 병자호란(1636)을 연이어 겪으며 청에 대한 반감과 배척 의식이 강했지만 정조 4년(1780) 건륭제 칠순 잔치에 사절을 보내면서 관계가 호전되고, 청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병모 경주대 초빙교수는 “호렵도는 정조의 북학 정책과 아울러 군사 정책을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호렵도를 처음 그린 화가는 단원 김홍도로 알려져 있지만 기록으로만 전한다. 문화재청은 “현재 남아 있는 호렵도 병풍은 대부분 민화풍인데 반해 이번에 돌아온 호렵도는 수준높은 궁중화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호렵도 연구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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