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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희 개인전 '당신이 그리워질 때'
-갤러리 가비 초대전

HONG JIN-HEE

  • 작가

    홍진희

  • 장소

    갤러리가비

  •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52길 37

  • 기간

    2020-02-05 ~ 2020-03-06

  • 시간

    10:30 ~ 18:00 (휴관일 : 매주 일요일, 월요일)

  • 연락처

    010-4310-1040

  • 홈페이지

    http://www.gallerygabi.com

  • 초대일시

    2020-02-05

  • 관람료

    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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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태어나는 성소
(聖所), 그 숲을 위한 찬가

 
송 인 상 / ()예술의전당 큐레이터

나는 두 해 전, 그의 작품을 처음 보았다. 캔버스 위에 꼴라쥬 기법으로 물감 대신 을 붙여 나무숲을 표현한 작품인데 당시의 느낌은 실의 오브제 효과를 과연 살려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함께 다소 무모해 보였다. 캔버스는 원래 유화나 아크릴 물감 등에 적합한 소재로 만들어져 다른 물감이나 재료로 그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 의()의 기본 재료인 천의 바탕재료에 해당하는 오브제로서 직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며, 천으로 만들어 질 때 비로소 존재 의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모를 리가 없는 작가가 작업에 몰두해 온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물감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때론 부드럽고 때론 거친 질감과 미세한 양감의 매력, 또한 섬세한 손끝 조작으로 무수한 형태 변화를 추구할 수 있어 실이라는 오브제를 고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작업이 힘들면 힘들수록 마음을 비울 수 있어 좋아요.”
실은 물감처럼 밝기를 조절할 수 있고 오브제처럼 붙이고 입체로 만들 수도 있는 양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나름대로 작품 소재를 소화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긴 것이다. 사실 평면에서 시작해서 입체로 변해가는 그의 작품 과정을 보면 재료의 장점을 잘 소화해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작가 홍진희가 나무와 숲에 몰두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나무나 숲은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로서 예술이 탄생한 이래 수많은 예술가들이 찬미했던 대상이다. 우리의 옛 화가들이 그린 산수화도 나무와 숲이 대부분인데 비슷한 나무와 숲을 그려도 그 내용과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에 나오는 소나무는 그림의 차원을 넘어 작가의 높은 정신세계를 은유하고 있다. 작가 홍진희에게도 나무와 숲은 소재 이상의 의미가 절절하다. 그는 나무를 그리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숲을 이루며 비로소 사람을 사랑한다. 욕심과 미움을 버린 마음으로 삶과 마주대하는 것이다. 캔버스에 펼쳐진 숲은 그의 온갖 마음의 얼개가 이룬 숲이다.
 
숲은 정신이든 육체든 아픈 곳을 치유해 주는 곳이 분명한 것 같아요.”
- 작가노트에서 -
 
또한 작가 홍진희는 숲이 사람의 정신과 육체를 치유해 주는 성소라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마음이 아프거나 몸이 아플 때 산에 오르고 나무를 그린다. 그가 그리는 숲은 자연의 숲이며, 마음의 숲이다. 그의 작품은 인간이 자연과 합일(合一)해 가는 과정이다. 오로지 에 매진하는 작업에서 작가는 모든 만물이 하나로 수렴해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마치 장자가 말한 천만가지 형상(形象)도 도가 통하면 하나가 된다.’라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최근 들어 시작한 그의 입체작품에 기대가 크다. 실제 나뭇가지를 사용해서 나무 뼈대를 세우고 그 위에다 실을 입혀서 인공 숲으로 만든 작품은 한 폭의 분재(盆栽)를 보는 것 같다. 아직은 질감
에서 덜 여물었지만 작가 홍진희의 작업 연장선상에서 보면 흥미로운 사건이다. 숲과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욕망이 평면에서 입체로 이동하면서 그 사이에 읽혀지는 작가의 내적 의지가 그의 작품세계를 보다 충실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초기 평면작품에서 에 가졌던 조형적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입체 작품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사진작품 또한 그가 이후로 전개할 작품을 예감케 한다. 성스러운 숲에서 출발하여 가벼운 팝아트로 변이되는 그 순간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작가의 상상력과 노력이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결국 홍진희의 작품들은 인간사의 허구를 드러내고 은유하는 가운데 그 본질에 천착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로 만든 숲은, 그래서 가장 허구적이면서 진실에 기초한 작가의 숲이라고 믿는다.
 

홍진희, 그날 오후 Cotton thread on canvas 53x45cm


작가노트 2020
 
그날 오후 우린 숲에 있었다.
책을 읽고, 날아다니는 벌레를 쫓고,
가끔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노란 태양은 강렬했고
초록의 잔디는 융단처럼 부드러웠다.
융단 위를 수놓듯 펼쳐진 연보라색 작은 꽃잎들
사이로 발을 담그며 풀밭을 걸었다.
머리 위로 쏟아지던 따스함
발 밑에서 올라오던 시원함
나는 숨을 쉬었다.
숲은 고요했고
가슴은 충만해졌다.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게 그림 그리는 일은 나를 사랑하는 법이다.
숲을 그리며 나를 사랑했고 위로받았다.
숲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고된 삶에 살며시 불어오던 신선한 바람 같은 나의 유일한 치유제였다





홍진희, 벚꽃피는 날 그대는1. Cotton thread on chinese paper  30×40cm


홍진희, 어느 봄날1  Cotton thread on chinese paper  30×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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