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전체보기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POP UP!) 세 들어 사는 꿈

-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공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실 나는, 내가 들어 있는 공간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나는 나의 방, 그리고 이곳 쇼앤텔을 떠올려 보았다. 그러나 그 공간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나의 공간’이 아니었고, 심지어 내가 삶을 지불해 어떤 공간에 들어 산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곳의 주인이 아닌, 여전히 ‘세입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 들어 사는 꿈’이라는 제목은 그 깨달음에서 나왔다.
 
고작 꾸는 꿈이 세 들어 사는 일이라니. 하잘것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가. 집을 구하기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세대.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 나는 그 세대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가. 나는 자주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환상의 세계로 도망을 간다. 그곳에서는 집중력만 충분하다면, 한계 없이 어디든 누빌 수가 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건 여전하지만.
 
어쩌면 나는 현실을 외면하려 고개 돌린 곳에서, 다른 방향의 현실을 직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꿈에 ‘의식'이라는 지대를 세 주고, 그곳에 헤엄쳐 들어가 진실의 조각들을 엿본다. 난잡한 그 소음들 속에서 가끔 신호를 끌어오고, 의미를 끼워 맞춰 가며 삶을 가늠해 본다. 나는 삶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그럼에도 수많은 삶을 버려왔다. 이제는 새로운 것을 가지게 되었다고 믿으면서. ‘다른 것’, ‘이전에 없던 방식’대로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격려하면서. 한편으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되지 못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싶어 하면서. 동시에 그런 마음을 가진 내가 불쌍해 끌어 안고 쓰다듬으면서.
 
불확실성 앞에 내 등은 계속해서 무너져 내리며 주저앉는다. 끊임없이 나의 걸음을 의심한다. 그러면서도 걸음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설계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부턴가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어디로 떠났는지도 알지 못하는 이 여행 중, 나는 여러 존재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들에 의지해 길을 관철하기도, 과감히 길을 버리기도 한다. 다른 길로 새어 보기도, 길을 닦아 새로운 길을 만들어 보기도 하며 나는 내가 ‘옳게’ 가고 있는지를 그들을 거울삼아 가늠해 보는 것이지만, 애초에 ‘옳음’이란 무엇일까.
 
다만 나는 이들과 손을 잡고 있을 때, 그저 살아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를 느낀다.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며, 나 또한 변화 되었음을, 변화되어 가고 있음을, 변화 그 자체임을 깨닫는다.
삶이란 서로의 존재에 세 들어 사는 꿈.
 
'팀 가오픈’은 이런 맥락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는 물리적인 공간(쇼앤텔)과 정신적인 공간(팀 가오픈)에 세 들어 우리 삶을 ‘가오픈’ 하기로 했다.
 
‘남아기’에게 삶이란 단 한 번뿐이 아니다. 그는 어제 죽고 오늘 부활했듯이 오늘도 죽고 내일 다시 부활할 것이다. 자신의 영혼에 가장 적합한(proper) 몸을 입고서. 그것만이 부동의 자산(property),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자신의 것’이다.
 
‘쥰이버스’는 세상에 처음 날 때, 개인의 의도와 선택이 배제된 채로 세상에 세 들렸다고 여긴다. 이 삶을 얻기 전 최초의 기회의 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지로 구성되어 세 들 것인가. 그가 세든 상상구에서, 당신은 지금의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상상해 볼 기회를 얻게 된다.
 
‘나응해’의 착상구는 상상구에서의 인상과 연결되어 진행된다. 이 공간은 수정란이 안전하게 세 들 수 있는 관대하고 푸근한 엄마 뱃속 같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서로가 안전한 시공간이 될 때 어떤 흐름, 영감, 실마리들이 떠오르고, 창조될 무언가의 가능성을 믿고 함께 흘러가 본다.
 
‘자림정’의 비상구에 진입하면 그동안 적당히 흐물거리게 된 의식을 흔들어, 그 속에 섞인 무의식적 마음들을 건져내 본다. 축축하고 퀴퀴한, 그러나 솔직한 이 공간의 중얼거림에 녹아들며 자신의 깊은, 구석진 곳에 떨어진 이야기를 주워올려 볼 수 있기를 바란다.
 
<(POP UP!) 세 들어 사는 꿈>의 경험을 ‘OOO의 임대구’를 임대해 남기고 전시할 수 있다. 임대료는 머문 시간과 흔적으로 받는다. 무엇이든 남기고 가도 좋다.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이 공간에는 당신의 흔적이 남게 되고, 당신 이전과 이후의 그것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 간다.
 
출구에 다다르기 전, 당신은 ‘남아기의 319’로 다시 돌아온다. 불과 30분 전의 당신은 죽고, 부활했으며, 새로운 순환을 시작했음을, 지금의 영혼에 가장 적합한 몸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이다.
 
_자림(쇼앤텔 운영자3)
 
 
■ 프로그램 안내 및 예약링크
 
<(POP UP!) 세 들어 사는 꿈>은 ㅡ
2021 쇼앤텔 공간운영자견습과정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3개월 간 ‘운영자3’으로 활동한 자림이, 그의 친구들과 ‘팀 가오픈’을 결성해 기획&제작한 팝업 프로그램입니다.

공간(space)을 키워드로 전개하며, ‘세 들어 사는 꿈’으로서 삶을 재조명하는 5개의 구를 운영합니다.
참여자는 순서대로 319, 상상구, 착상구, 비상구, 임대구를 방문하여 각 구에 준비된 가이드에 따라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됩니다.
 
팝업은 단 3일 간 가오픈 하며, 33명의 참여 신청만을 받습니다
팀 가오픈과 함께 삶의 또 다른 순환으로 진입해 보세요!
 
 
기간: 11/26 금요일 오후 3시 - 9시
11/27 토요일 오후 1시 30분 - 9시
11/28 일요일 오후 1시 - 6시
(가오픈 쉼표 6시 30분 - 9시)
 
*팝업의 마지막 날인 28일 일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3일 간의 가오픈을 돌아보며 쉼표의 시간을 갖습니다. 모든 분리되었던 공간을 열어두고, 임대구가 3일간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어떤 경험들을 했고 무엇을 느꼈는지 자유롭게 나누며 노는 시간이 될 거예요.
 
⚪️ 예약단위: 30분
⚫️ 예약방법: 예약 폼 작성 -> 확정 문자 / 예약폼링크: https://forms.gle/kTtdBpJ7S6mYSuvj8

*예약완료라고 표시된 시간이라도, 선택하여 폼을 제출하면 대기자로 등록해 드립니다. 기 시간의 참여예정자가 예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시 문자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별도의 오프닝은 없습니다.  
 

 
[쇼앤텔 채널 링크 모음]
쇼앤텔 웹사이트: www.showandtell.kr
쇼앤텔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howandtell__artistrunspace/
쇼앤텔 유튜브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Mgz5Abd0BBBMfbEoV7IyQ
쇼앤텔 카카오톡채널: https://pf.kakao.com/_mCJUj
쇼앤텔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Artist-run-space-_show-and-tell-144396556175912/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