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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개인전 《만수무강 비즈니스 약주방》

KIMHONGBIN

  • 작가

    김홍빈

  • 장소

    플레이스막1

  •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8 (연남동)

  • 기간

    2022-01-12 ~ 2022-01-30

  • 시간

    12:00 ~ 19:00 (휴관일 : 월,화요일)

  • 연락처

    017-219-8185

  • 홈페이지

    http://www.placemak.com/board_JLDd49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김홍빈 작가의 개인전 '만수무강 프로젝트: 약주방' 전을 2022년 1월 12일부터 30일까지 플레이스막1에서 선보인다. 

2022년 바이러스나 자연재해, 전쟁의 징후들은 인류종말의 경종이 끝없이 울리고 있는 지금, 삶을 보전하는 것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이런 재난 속에서 모두가 건강을 걱정하고, 불안한 미래를 두려워할 때, 오랜 세월 예술이 갖고 있던 기원의 기능에 더 큰 효력을 기대할 수 있다.

김홍빈 작가는 아버지의 죽음에서 비롯된 담금주 작업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있다. 이 담금주는 약효가 좋으면서 인간을 가장 닮은 인삼과 작가의 피부를 본딴 듯한 유리병으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을 대면하기도 힘든 코로나 전쟁시대에 건강을 빌어주는 약주하나 처방 받으러 방문 하시길 바란다. 


 





(좌) 약술6_인삼,블로잉담금주병,천연밀납,오동나무상자_21x7cm_2021 / (우) 약술5_인삼,블로잉담금주병,천연밀납,오동나무상자_20x7cm_2021


만수무강 (萬壽無疆) 비즈니스: 약주방 (藥酒房)


유병장수시대, 불행한 우리를 위한 ‘살’가운 감각

김홍빈 작가는 남성이다. 그런데 이만큼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물 렁물렁한 남성도 드물다. 그의 〈슈퍼히어로〉(2009) 의상은 어찌나 흐물거리고, 또 그의 〈페호〉(2015)는 어찌나 흐늘거렸는지, 아직 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을 정도다. 자신이 단단한 남성이라는 걸 과 시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그는 꽤 고단한 시간을 보냈는지도 모른 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는 지금, 여성성을 꽤 많이 가 진 이 남성의 지위는 왠지 더 애매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그가 변증법적인 발전의 서사를 가진 ‘현대미술’을 의심하는 건 당연하 다. 수석이나 민화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을 했던 것도 벽사나 불로 장생을 비는 용도였던 미술의 잊혀진 기능을 탐구하기 위함이었다. 자양강장(2015)과 불로장생(2016), 그리고 만수무강(2022)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프로젝트는 그러니까 삶과 죽음에 더 가까웠던 미 술을 위한, 감각 갱생의 일환이자 좁은 미술사에 대한 반기인 것이 다. 그리고 여기에 자본상품과 예술작품을 혼동시키는 고도의 작업 을 포함한다.

약효가 좋다는 비싼 담금주를 사놓고 마셔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해가 될 즈음, 김홍빈은 유리병을 만들기 시작했다. 작 가가 흐르는 유리를 이리저리 다듬는 동안에도 바이러스는 더 강해 지고 기후위기에 따른 각종 재해도 끊임없이 일어났다. 그렇게 ‘만 수무강’은 작가뿐 아니라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그 는 혼자서 조용히 종말을 맞이하려는 현자마냥 철마다 나는 약재들 로 담금주를 만들었다. “백봉령 사향 오미자 회향 당귀 천궁 강활 목통 감초” 중에서도 제일인 약재는 사람과 닮은 ‘인삼’. 노인처럼 구부정하게 녹여낸 유리병, 그리고 직접 만든 구부정한 유리병에 인삼과 소주를 담고 밀랍으로 봉했다. 똥이나 공기보다는 ‘술’이 더 ‘예술’적이지 않나. 더구나 병이 작가의 손을 거쳤고 말이다. 이건 예술이면서, 동서고금을 막론한 최고히트상품 되시겠다. 그 자체로 작품인 ‘약주병’은 민속학의 고증을 거친 재료, 오동나무로 만든 상 자 겸 좌대에 올려졌다.



(왼) 인삼슬리퍼(부분), 우레탄,PVC, 21x7cm, 2021      /     (우)인삼슬리퍼, 우레탄,PVC, 21x7cm, 2021

작가는 인삼 모양의 지압 슬리퍼를 만들어 “인삼니즘”을 더욱 풍성 하게 만들었다. 이 슬리퍼를 슬쩍 지르밟으면 오장육부가 ‘꿈틀’하 며, 전신이 살아나게 될 터다. 인삼주와 함께 잔대 탱자 솔방울 복 분자 와송 천문동 등으로 만든 다채로운 빛깔의 담금주는 임인년 한 해 건강을 책임져줄 어벤저스 약주들이다. 〈페호〉와 ‘헤어진 옷’으로 밖-갗의 감각을 자극하더니만, 이제는 뜨거운 술로 내장을 자극한다. 자, 뛰는 인삼, 춤추는 인삼, 점프하는 인삼, 인생 포기한 인삼 등등이 있으니, 자신과 궁합이 맞을 것 같은 친구 하나 데려가 면 될 일이다. 사실 이 유리병 ‘만수무강’ 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이 다. ‘현대미술’에서 기술이 약간 모자라는 것은 오히려 ‘예술 점 수’에서 득이 되지만 작가는 유리를 정복해야 할 이유가 있다. 다음 작품으로는 뿌리부터 잎까지 전체 ‘산삼’ 모양을 딴 유리병을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유리공예 실력이 점점 진화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대칭을 논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디렉터로서의 현대미술작가가 돼도 되는데 굳이 유리작업까지 직접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구부정한 유리병을 보는 내내 따라다녔다. 작가 스스로도 그 이유는 모르는 눈치다. 물론 유리의 물성에 흥미를 느끼 고 좋아한다는 의사는 밝혔지만 말이다. 계속 의문을 품던 중 언뜻 생각난 가장 그럴듯한 단서는 ‘글로리홀 glory hole’이라는 존재. 유리를 성형하는 동안 식으면 다시 붉은 용광로 글로리홀 속에 집어넣고 녹여야 한다. 그 다음 물렁물렁해진 유리를 꺼내 원하는 만큼 다시 매만지면 완성이다. 작가가 글로리홀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대를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을 하나 세울 수 있는데, ‘글로리홀’이나 블로잉 작업 등이 ‘살’과 밀접한 다른 분야의 단어와도 연결되는 걸 생각하면 아주 틀린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그는 여 성 없이 살을 창조해낸다. 살색 인삼 지압슬리퍼를 보아라. 그의 손에서는 살이 태어난다. 〈슈퍼히어로〉 슈 트가 잘 뜯기는 연약한 살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가 왜 그렇게 분홍색과 살의 색을 좋아하는지도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물렁한 남성은 젠더와 성 구분 모두 초극해버린다. 그에게 예술도 작품이고, 상품이고, 별 거 없이, 그저 삶을 감각하는 한 방식이 된다.

그래서, 작품이야 그럴싸하지만, 자양강장과 불로장생, 만수무강을 이야 기하는 작가의 건강은 어떠한고 하니, 이것까지 알아야 그의 전시와 구호 가 믿음이 가지 않겄냐, 이 말이다. 이거 알려도 되나 싶은데, 작가 나이가 내일 모레 쉰이다, 그는 동안 중의 동안. 5년 전 그의 불로장생 프로젝트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처럼 불행한 유병장수시대에는 약주방에서 그 의 비결이 무엇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좌) 약술1_41+22, 인삼,멜팅변형담금주병,천연밀납,오동나무상자, 2021   /   (우) 약술3_38+17, 인삼,멜팅변형담금주병,천연밀납,오동나무상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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