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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 & 이성자 《파리의 마에스트로》

Lee Ungno & Rhee Seundja 《Maestros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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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의도

1960년 3월 파리의 세르클 볼니(Cercle Volney) 화랑에서 재불화가 9명이 그룹전을 열었다. 이응노, 이성자, 권옥연, 김흥수, 박인경, 장두건 등 모두 1950년대 도불한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였다. 1958~1961년 사이 파리 거주 한국인은 약 160~170명으로 매우 작은 그룹을 이루고 있었고 이들 중 75%가 유학생들이었다. 미술인은 당연히 소수였다. 세르클 볼니 화랑의 그룹전은 소수의 재불화가들이 모여 자신들의 예술적 성취를 알린 중요한 전시로 이들이 ‘에콜 드 파리’ 한인 세력을 이루며 긴밀히 교류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이성자와 이응노는 1975년 브라질 상파울로 비엔날레에도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전시 <이응노 & 이성자>는 두 화가의 예술을 상호 연관 속에서 다뤄본다. 프랑스 화단에서 한국 화가들이 취한 예술적 전략, 작가의 정체성을 담은 전통 모티브 활용, 서구적 추상의 완성과 그 과정에서 프랑스 예술이 한국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 등을 살펴본다. 여러 재불화가들 중 이성자를 이응노와 비교해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1950년대 도불한 대부분의 화가들이 짧은 프랑스 체류 후 귀국했지만 이성자(1951년 도불)와 이응노(1958년 도불)는 지속적으로 프랑스와 유럽에서 활동하며 서구 미술계에서 자신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둘째, 이성자는 전통과 자연을 중시한 프랑스 바젠느(Bazaine) 그룹의 영향을 받아 추상 풍경화를 발전시켰다. 그녀의 50년대 후반 풍경화, 60년대 ‘대지와 여성’ 연작은 자연에 대한 동양적 감수성과 서양적 표현의 결합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이응노 역시 50년대 후반부터 추상풍경을 창작했고 60년대에는 자연-풍경-문자를 연결한 문자추상을 시작했다. 전통/현대, 자연/예술의 동·서 융합을 꾀한 면에 있어서 두 작가의 예술은 상통한다. 셋째, 두 화가는 비슷한 시기 프랑스에서 개인전을 열고 주체적인 모던 양식을 확립했다. 1961년 이성자가 칸느의 카발레로 화랑에서 ‘여성과 대지’를 주제로 개최한 개인전과 1962년 이응노가 파리의 폴 파케티 화랑에서 ‘콜라주’작품을 중심으로 개최한 전시는 프랑스 미술 영향 아래 한국적 추상의 완성을 보여주었다.

전시《이응노 & 이성자》는 국제미술의 흐름을 따르되 전통의 현대적 접근을 통해 차별화된 예술성을 보여주는 두 화가의 예술을 따라가며 그 당시 시대정신과 미술사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 전시구성



이성자는 기성화가들이 주를 이뤘던 1950~60년대 도불 작가들 중 유일하게 미술 전공자가 아니었고, 파리에서 첫 미술 공부를 시작해 성공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1938년 도쿄 짓센여자대학 가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51년 도불해 의상디자인을 공부하다가 순수미술로 전향했다. 파리의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에 입학해 앙리 고에츠, 이브 브라예를 사사한다. 파리 시절 초기에는 정물화, 풍경화를 많이 그렸지만 점차 추상으로 나아갔으며 자연을 서정적으로 바라보고 추상하는 방식의 그림을 발표했다. 1960년대 ‘여성과 대지 시리즈’는 작가의 명성을 확고히 한 연작인데 땅을 경작하듯 일구어낸 깊은 마티에르에 동양의 자연관을 대입시켰다. 1970년대 ‘음양 시리즈’는 단순화된 선과 표현이 겹치는 방식에 주목했다. 1958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했고 1975년에는 김환기, 남관, 이응노와 함께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 3, 4전시실 - 이응노 (1904~1989)
이응노는 한국 전통미술 바탕 위에 새로운 추상 양식을 개척한 모더니스트이다. 그는 먹과 종이, 동양적 추상패턴이라 할 수 있는 한자라는 소재를 가지고 추상화를 창작했다는 점에서 서양화를 바탕으로 한 도불화가들과 차별화된다. 30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가와바타 미술학교, 혼고 회화연구소에서 동서양의 화법을 두루 익혔다. 1958년 유럽으로 건너가 파리에 정착한 후 서구 현대미술의 다양한 실험을 목격하며 문자추상, 콜라주 작품을 창작했다. 1962년 폴 파케티 화랑에서 《이응노, 콜라주》 전을 열며 파리 화단에서 작가적 위치를 확고히 다진다. 신문, 한지를 찢어 마티에르를 강조하고 먹과 색을 입힌 콜라주 작품은 앵포르멜 사조를 동양적 감수성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자의 그림문자적 요소를 추상에 활용하거나, 서예의 전통 필법을 활용해 ‘군상’ 시리즈를 창작하는 등 동서양의 미학을 섞어 추상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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