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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신화(Myths of Our Time)⟫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 단체전

Myths of Ou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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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개최되는 첫 단체전 ⟪지금 우리의 신화(Myths of Our Time)⟫는 한국의 예술, 문화, 사회적 지형을 작업의 주요 영감으로 삼는 정희민(한국, b. 1987), 한선우(한국, b. 1994), 그리고 제이디 차(캐나다, b. 1983)의 신작을 소개한다.

저마다 상이한 관점과 접근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 온 작가들은 서사를 다루고 내포하는 방식에서 수렴되는데, 이는 그들이 신화적 이야기와 구전 전통을 활용하는 지점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전시 제목으로 더욱 강조된다.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을 조각, 텍스타일, 그리고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현대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기술 발전과 정체성, 자아 등의 첨예한 현대사회적 사안을 다룬다.

시적 추상의 예술적 어휘를 구현하는 정희민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에코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 회화 3점과 입체 조각 3점을 선보인다. 상대방의 언어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는 에코의 기구한 운명은 언어가 지닌 한계, 특히 디지털 기반의 정보체계가 가진 언어적 한계를 상징하는 메타포이다. 작가는 작품을 구체화하기에 앞서 디지털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일종의 캔버스 스케치를 제작하고, 단면이나 표면으로 분해된 디지털 오브제를 그려낸다. 이러한 단면들은 투명한 겔 미디엄을 통해 물질화되며 막을 형성한다. 파스텔 색조를 입기 전의 물감 덩어리들은 구겨지거나 꼬집히며 캔버스 위에 걸쳐지고 흘러내리며 주름진다. 이러한 물질들은 본래 디지털로 고안된 오브제에 대한 공명으로써 캔버스 위에 자리하고, 이로써 작가는 정물화라는 관습적 회화 장르를 재구성하기에 이른다.

생활의 많은 기반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대상을 지각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이 지속적으로 달라진다고 느낀다. 원래 있는 것들로부터 다른 의미를 끌어내는 것,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것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한다. — 정희민

정희민은 자신의 작업을 정통 회화 기법의 연장선상에 위치시키며, “회화는 긴 역사성을 고려할 때 우리가 보고 지각하는 방식의 변화를 감지하는 데에 용이한 매체이다. 그래서 매력적인 매체”라고 덧붙인다. 작가의 입체 조각 작품 또한 지속적인 회화적 실험의 일환으로, 디지털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조각 작품의 선들은 마치 생체 구조를 연상시키며 이는 뼈에서 돌이 되어버린 에코의 마지막 신체 변형을 상기한다.

정희민은 이미지를 넘어 사물이 되는 상태, 매개된 평면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행위이자 세계가 되는 두께를 스스로 추구하게 되었다 [...] 회화에 가해진 물리적인 두께는 곧 그의 그림을 해석하는 층위의 두께와 연동된다.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고원석


정희민, 먼 곳에서의 부름, 2022
캔버스에 아크릴, 오일, 잉크젯으로 전사한 겔 미디엄.
230 x 190 cm (90.55 x 74.8 in). 사진: 아티팩츠.  © the artist


기술과 예술의 관계성은 한선우의 작업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작가는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3점의 신작 회화를
통해 과거로 눈을 돌린다. 보철술과 중세 갑옷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가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신체를 확장하는 기술의 잠재력을 탐구한다. 조각난 몸과 혼종된 육체 형태가 기계나 물체, 풍경과 한데 뒤엉켜 그의 캔버스를 채우는데, 이는 신화에서 보이는 일종의 변형(metamorphosis) 상태를 연상시킨다.
인간을 넘어서는, ‘강화된 신체’에 대해 작가는 ‘살아있는 잔해로, 파편화되고 취약한 상태’라고 덧붙인다.

기술이 인간의 취약점과 심지어 무력함을 확대하고, 동시에 현실에 필터를 입히는 사회에서 신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유기적인 것과 기계적인 것의 기이한 융합을 떠올려본다. — 한선우

한선우는 다양한 소스를 통해 이미지를 수집하여 작품의 영감으로 삼고, 포토샵을 일종의 ‘스케치’ 도구로 활용하여 디지털 이미지의 총체를 만들어낸다. 제작된 이미지는 에어브러시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활용해 캔버스 위에서 확대되며,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화면 내에 ‘컴퓨터 같은 질감’과 더불어 명백한 회화적 표현을 병치하고자 한다. 이러한 물질과 디지털의 융합은 창작의 과정에 대한 한선우의 개념으로 확장되는데, 이에 대해 작가는 “나에게 디지털 이미지는 가상의 세계에 거주하는 단절된 신체이다. 스크린으로부터 분리된 이미지에 신체적 노동을 통해 무게를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동시대 현실 속 변화를 흡수하고 소비하는 주체 중 하나인 작가는 회화의 오래된 숙명을 수행하는 화가이며 동시에 인용과 복제, 변형을 반복하는 익명의 유저(user)이다. — KT&G 상상마당 춘천 나가람 큐레이터


한선우, 새장 안에서, 2022. 캔버스에 아크릴, 목탄.
220 x 166 cm (86.61 x 65.35 in). 사진: 아티팩츠.  © the artist


기술과 테마는 광범위한 작품 세계를 지닌 설치미술 작가 제이디 차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이다. ⟪지금 우리의 신화⟫전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신작을 선보이는 작가는 3점의 회화와 그의 주요 작품군인 도포(robe) 작품을 비롯한 3점의 텍스타일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회화와 텍스타일 작품이 짝을 이뤄 등을 맞댄 채 하나의 설치 작품으로 전시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작가의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에 대한 탐구에 그 중점을 두고 있다.

작가의 대형 회화 <귀향(Homecoming)>(2022)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제이디 차는 본인 자화상을 한국의 보자기로 대표되는 누비 기법을 활용해 만든 사방 프레임과 결합한다. 공예적 전통을 적극 수용하고 참조하며 본인의 작업을 생산의 역사적 계통 내에 위치시키는 작가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지워지거나 가려지는’ 장인과 예술가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이디 차는 가려지고 보이지 않게 된 예술 제작 양상에 주목하며 […] 오랜 옛 기술을 발굴하고 새로운 주제를 더함으로써 재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그가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에는 정치적 제스처가 담겨 있다. — 런던 화이트채플 타리니 말릭 큐레이터. 제이디 차 개인전 ⟪House Gods, Animal Guides & Five Ways 2 Forgiveness⟫(2022) 기획.

한국의 신화와 민속 설화는 작가가 많은 영감을 얻는 주요 원천이다. 작가는 한국 신화에서 나타나는 전통적 상징물을 자전적 모티프와 융합함으로써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다문화적인 신화를 새로이 확립해나간다. 작가의 반려견을 도덕적 시비를 판별하는 동물 해태로 등장시키거나, 제주도에서 발견한 소라 고둥을 집을 상징하는 도상으로써 활용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에서 자화상은 아주 드물게 등장하는 소재이지만, 작가로서의 예술적 귀향을 상징하기 위해 스스로를 작품 내로 끌어들였다. 더 나아가, 현재 영국 개인전에 전시되고 있는 도포 작품을 착용한 본인을 그려 자기참조적 방식을 보여주며, 한국에서 선보이는 신작과 자신의 전작을 잇는 연속성을 구축한다.

나는 신화를 주춧돌 삼아 다른 예술가와 나를 연결하기 위한, 혹은 역사적 선상에 나를 위치시키기 위한 더 큰 프로젝트를 고안하고자 한다. 이것이 내게는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고찰하게 해주는 수단이다. — 제이디 차

한국, 그리고 한국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타데우스 로팍 서울의 첫 단체전 ⟪지금 우리의 신화⟫는 한국 동시대 미술이 다져온 세계적 입지를 기념하고자 한다.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의 작품을 아울러 선보임으로써 고유한 작품 세계를 조명함과 동시에 그들이 공유하는 신화적 전통과 기술 발전에 대한 관심, 그리고 그들을 관통하는 유연한 교차점을 드러내고자 한다.


제이디 차, 귀향, 2022. 캔버스에 오일, 기계 바느질 린넨. 240 x 260 cm (94.49 x 102.36 in).
사진: 아티팩츠.    © the artist


작가 소개

정희민(b. 1987)은 디지털 이미지를 회화와 조각으로 변환하며 물질의 잠재성을 탐구한다. 작가는 기술이 어떻게 동시대적 지각 방식을 결정하며 또 미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추적하고, 더 나아가 그것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한다.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작품에 질감과 부피를 더하며 매체의 질료성을 연구하는 작가는 풍경화와 정물화를 비롯한 전통적 회화 장르를 그만의 시적, 시각적 은유가 내포된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정희민은 한국에서 태어나,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거주 및 활동하고 있다.

한선우(b.1994)는 디지털 도구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혼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소비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신체를 주제로 다루는 작가는 인간의 감각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는 수집한 이미지를 포토샵을 활용하여 디지털 콜라주 또는 일종의 스케치를 제작한 후 이를 캔버스 위로 옮겨와 다층의 초현실적 회화로 재탄생시킨다. 작가는 유기적•기계적인 것들의 융합을 시각화하고, 육체의 한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변적 신체들을 제시하며 물리적 존재의 의미와 가치가 기술에 의해 재정의되는 동시대 현상에 대해 고민한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한선우는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거주 및 활동하고 있다.

제이디 차(b.1983)는 혼종된 디아스포라적 정체성과 역사, 민속 문화, 그리고 영적 및 종교적 의식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회화, 조각, 텍스타일,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작가의 작품은 새로운 감각적 경험의 장을 선사한다. 작가는 가면극이나 연극, 의상 및 다양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활용하여 사회정치적 조건과 문화적 행동을 고찰하고, 더 나아가 작품을 통해 서구나 점령국들에 의해 지워지고 억압된 이야기들을 재조명하고 또 고양하고자 한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태어난 제이디 차는 현재 런던을 기반으로 거주 및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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