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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학 개인전 : < 물과 산, 그 사이에서 >

Kang, Sun Hack solo exhibition

  • 작가

    강선학

  • 장소

    소울아트스페이스

  • 주소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30

  • 기간

    2023-02-02 ~ 2023-02-21

  • 시간

    11:00 ~ 18:30 (휴관일 : 일, 월요일 / 토요일 12:00~17:00)

  • 연락처

    051-731-5878

  • 홈페이지

    http://www.soulartspace.com

  • 초대일시

    2023-02-02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23년 2월 2일(목)부터 2월 21일(화)까지 강선학의 <물과 산, 그 사이에서>展을 개최한다. 강선학은 글쓰기와 회화작업을 병행하며 1985년부터 꾸준히 전시와 출간을 이어가는 중이다.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 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위해 대작을 중심으로 한 수묵화 신작 17점을 준비했다.
 
▲ 산수운 2023-4 | 50x140cm | 화선지에 먹 l 2023
 

흑과 백의 풍경 속에 멈춰선 한 사람. 강선학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표정을 알 수 없는 뒷모습이 그려졌지만 대상을 향한 고정된 시선이 느껴진다. 적막한 자연 속에 고독해 보이는 한 사람을 두고 작가의 초상이나 심사의 일단, 혹은 현재 그의 처지로 생각하는 이도 없지 않다.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한 사람을 그려낸 것이지, 외로움을 그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고 작가는 설명하면서도 한 명의 인물이 주는 쓸쓸함이나 아픔을 부정하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혼자인 형상이 주는 외로움, 혹은 홀로일 때의 감정을 이미지로 충분히 느끼고 짐작하는 우리는 그림 속의 한 명을 통해 고독을 소환하게 된다. 수묵화는 언제나 결핍을 전제한다. 수많은 색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먹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료 속성 자체가 현실을 구축하기 어렵고, 그 비구축성으로 결핍을 드러내려는 세계가 수묵이라 작가는 설명한다. 단순하고 명료한 화면을 원할 때 컬러를 흑백으로 전환하듯 수묵은 애초부터 많은 것을 비우고 내려놓은 상태여야 한다. 심지어 구름이나 안개와 같은 하얀 대상의 표현은 붓질이 침범할 수도 없기에 종이 자체의 색에 의존한다. 그저 검은 먹으로 채우고 남겨둔 백색의 공간은 흔히들 언급하는 ‘여백의 미’로써 드러나는 것이다.
 
여백은 우선 시각적으로 비어있음이고 구름이나 안개이고,
두 공간을 이어주기도 떼어놓기도 하는 매개이다. 숨기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한다.
이 빈 곳은 가득 찬 화면이 줄 수 없는 독특한 공간감과 여유,
읽기나 보기의 자유로운 가능성을 주고 있다.
그것은 마치 그릇이 비어있는 공간이 있기에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듯이
수묵화의 화면은 비어있기에 무언가를 담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비어있기에 그림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그릇처럼. -강선학-


▲ 산수운 2023-7 | 61x100cm | 화선지에 먹 l 2023
 
 
오로지 먹빛에 의탁하여 수직이나 수평으로 길게 놓인 화선지 위에 그려진 풍경과 인물, 그리고 붉은 낙관이 찍힌 각 작품을 두고 강선학은 산수운(山水韻)이라 명제했다. 산과 물의 운율 속에서 작가는 어떠한 심상의 풍경을 형상화하고자 했을까. ‘혼자 물 끝에 서서 배를 잃거나 바위에 걸터앉아 왔던 길을 버리는 테밖의 인간’이라 표현한 그는 너무 많은 것에 둘러싸인 현대적 과잉의 상황 속에서 수묵이 나타내는 결핍을 통해 고독을 호명하는 기호로써 인물을 그렸다. 논리적으로도 고독을 함축하는 혼자는 일종의 쓸쓸함이자 아픔이다. 강선학은 하나의 형상을 통해 다른 이야기를 전하려한다. 즉, 규범적인 이해로만 여겨지는 사물이나 정경의 잠재된 다른 말들의 틈 사이로 밀고 들어가는 행위처럼 혼자인 존재를 내세웠다.
 
<물과 산, 그 사이에서> 전시타이틀처럼 강선학은 인물과 함께 동양의 산수를 병치했다. 낮은 언덕, 풍성한 이파리, 잔잔한 수면, 거대한 바위산, 첩첩산중, 앙상한 나뭇가지, 메마른 땅, 나룻배 등 과거와 비슷한 소재들이 먹의 농담으로 표현되었다. 작가는 ‘그림을 바라보는 일은 혼자 물 끝에 서서 배를 잃거나 바위에 걸터앉아 왔던 길을 버리는 미망을 저지르는 짓’이라 말한다. 단색조의 색이 주는 어눌함, 묘사에 효율적이지 않고 사물의 형상이 묻히거나 겨우 드러나는 ‘먹’이라는 재료가 가지는 특성을 이해한다면 급진적인 현대미술에 익숙해진 시선을 잠시 멈춰 천천히 그림 속 물 끝을 건너다보는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 산수운 2023-10 | 140x50cm | 화선지에 먹 l 2023
 

혼자 있는 남자, 그것은 한 인간이 ‘아무에게도, 하느님에게조차도 의지할 수 없는’
자신의 존재론적 조건에 대한 의식이다. 고독은 이런 실존적 조건의 의식이자 형상화다.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그것’이라고 한다.
존재론적으로 개별자일 수밖에 없는 그 아픔을 사유하기보다
망각하는 시대에 그것을 호명해 보는 것이다. -강 선 학-

 

강선학(1953~)은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수묵화로 첫 전시를 가졌으며, 소울아트스페이스에서는 2012, 2015, 2018년에 이어 4번째 개최하는 전시이다. 꾸준한 수묵작품 활동 및 강의, 평론, 출판과 함께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에서 10여년간 몸담으며 학예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예술문화 평론신인상(1984), 서울신문사 서울문화예술 평론상(1990),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평론상(2011) 등을 수상했고,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비평가이자 화가로서 이 시대의 수묵화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형상과 사유(1989>, <그림보기의 고독 혹은 오만(1995)>, <공격적 풍경(2003)>, <은유의 도시(2010)>, <부산미술의 조형적 단층(2011>, <불만의 통속성(2012)>, <질문들(2016)>, <저항의 피아니시모(2020)> 등이 있다.
 

산수운 2023-5, 50x140cm, 화선지에 먹,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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