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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6주기 추념전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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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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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년이 지나버린 지금,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로 사진과 영상을 다루는 8명의 작가들은 4개월 동안 공동 워크숍을 진행하며 8개의 작업을 제작했다.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에게 세월호가 어떤 질문을 남겼는지 고민하며 미술의 언어로 이 시공간을 감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오랫동안 이야기 했다. 이 전시의 제목은 김관홍 잠수사의 저희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사회 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나는지라는 물음에서 가져왔다. 이 질문을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되돌릴 시기가 되었음을 매일매일 확인하면서 기획한 전시이다.

참여작가 
• 박기덕, 신선영, 이민지, 장진영, 정현준, 현다혜, 황예지(이상 8인)

기획: 홍진훤(독립기획자, 사진작가)
그래픽디자인: 물질과 비물질
공간디자인: 신익균 
주최: 4.16재단 www.416foundation.org
 
◇ 전시구성 
- 세월호 참사 6주기를 추념하는 전시의 1부로 서울 종로구의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개최(2부는 이후 안산에서 개최)
- 주로 사진과 영상을 다루는 20-30대 젊은 작가 8인의 신작으로 구성
- 4개월 동안 매주 진행된 워크샵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작품을 완성
- 전시의 제목《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는 故 김관홍 잠수사의 “저희는 잊을 수 없고 뼈에 사무치는데, 사회 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모르고 왜 기억이 안 나는지”라는 물음에서 가져옴
- 6주기를 맞아 각자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방식, 참사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 앞으로 말해야 하는 것에 대한 진솔하고 비판적인 관점을 드러내는 전시


◇ 작품설명
 
이민지, 허깅, 2020,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89
이민지는 세월호 구조 작업에 참여한 잠수사들의 인터뷰에서 드러난 극한의 감각을 영상으로 재현하기 위해 애쓴다.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촉각, 수신호, 희박한 공기와 빛에 의존하는 잠수사의 몸짓에는 간절함과 고통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영상은 잠수사가 구조를 위해 하강하고 상승하는 과정의 수신호와 구조현장에 남은 흔적들을 교차시키면서 일반적으로 잠수사가 물속에서 버틸 수 있는 임계 시간만큼 지속된다.



현다혜, 오키나와/가고시마, 2020, 잉크젯 프린트, 90x77cm


진상규명은 요원하고 배의 기록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현다혜는 세월호와 같은 기종의 배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현재도 일본의 가고시마와 오키나와 사이를 운행하는 나미노우에라는 배는 증축과 개조 이전의 세월호의 모습을 짐작하게 하지만, 작가는 고증 이전에 이미 비어있는 객실에서 세월호의 감각이 되살아나 현재를 뒤덮는 것을 느낀다. 작가는 이런 낯선 시간의 감각을 안산의 기억교실에서도 확인한다. 쓰임을 잃은 사물들이 6년 전에 묶인 채 새 공간으로 억지로 옮겨진 장면에서 이 뒤엉킨 시간을 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박금비, 열두 겹의 대화, 2020, 잉크젯 프린트, 28x24cm 12
세월호 유가족이라는 이름은 쉽게 부를 수도, 마음대로 지울 수도 없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박금비는 자신과 같은 나이, 같은 성별의 유가족을 여러 번 만나 대화를 나누고 기록하고 매번 대화 끝에 남은 찻잔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긴 대화의 기록에서 세월호 유가족하면 떠오르는 예의 그 무겁고 지난한 내용들을 지워버렸다. 작가에게는 깊이 새겨졌을 그 내용들을 감춤으로써 찻잔을 채우고 기다리고 마시고 비우는 시간만큼이라도 일상을 되돌려주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 바람 때문인지 빈 잔의 사진들은 유가족에게 주어진 일상만큼이나 낯설다.
 
 
정현준, 기억의 습작, 2020,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자신의 기억이 선명하지 않음을 깨달은 정현준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시의 기억을 요청함으로써 빈 칸을 채워보려 한다. 당시 군복무 중이었던 작가는 가족, 친구, 군대 선임, 역술인, 심지어 헤어진 옛 애인에게까지 세월호와 그때의 자신에 대해 묻는다.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도, 철지난 발라드 풍 노래 제목도 우리가 익히 아는 비극을 다루는 방식은 아니지만, 사실 이 영상에서 훨씬 의외인 것은 복잡다단한 사람들의 태도와 기억이다. 미디어 속 세월호는 늘 진영논리에 따라 찬반의 대상으로 환원되지만, 일상 속 세월호는 갈등을 유발하긴 해도 한마디로 이름 붙이기 힘든 개인적 감정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정현준은 자신의 기억 찾기를 통해 수많은 감정들이 들러붙어버린 현재의 세월호를 날 것 그대로 눈앞에 드러낸다.



황예지, 안녕, 2020, 잉크젯 프린트, 35x35cm
 
주로 인물 사진을 통해 미묘한 관계와 정서를 드러내 온 황예지는 이번에는 세월호와 연관된 장소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 장소들은 여전히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인물들처럼 사진에 찍혀 있었다. 안산에 살았던 기억을 가진 작가가 포착한 텅 빈 안산의 풍경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작가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었어야 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읽힌다. 그것은 마치 부재 인물사진처럼 거리를 둔 풍경이 되지 못한다.
 

 
신선영, 해일재난 체험관, 2020, 잉크젯 프린트, 66x100cm

신선영은 전국 곳곳에 안전교육을 위해 세워진 안전체험 센터에서 국가가 가상의 재난을 재현하고 체험을 강제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상 재난 센터는 더 많아졌고, VR 등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조악하고 낯선 풍경은 변한 것이 없으며, 그것은 197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민방위 훈련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생경한 이미지들과 사진 아카이브를 통해 국가가 이런 방식들을 지속함으로써 책임을 피하는 대신 존재감을 강화해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박기덕, 샛강생태공원, 서울, 2020, 잉크젯 프린트, 106x141.3cm


박기덕은 스스로가 세월호 참사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슬픔에 대해서도 이질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기로 했고, 그러기 위해서 오랫동안 살았던 곳을 찾아갔다가 가시박이라는 식물을 보게 되었다. 가시박은 품종개량을 위해 들여왔다가 이제는 생태계교란식물, 외래종으로 불리는 식물로, 난개발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작가는 이 외래종을 정처없이 따라가다가 여러 장소에서 억지로 만들어졌다가 유용성이 없어지자 방치된 외래종적 상황을 마주치고, 그 상황을 사진에 담는다.
 


장진영,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다르다, 2020, 단채널 비디오, 컬러, 반복, 610
장진영은 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노동자들이 죽음을 언급하면서 정말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진 것인가라고 묻는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인터넷 기사의 댓글들은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내기보다는 가능한 한 합리적 견해처럼 보이도록 포장한 것들이다. 작가는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 잠시 멈췄다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재가동하는 공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그런 댓글들과 함께 보여준 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비극의 내용을 차갑고 정확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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