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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과 우연이 빚은 아름다움, 이헌정의 도자 예술
  • 작성일2020/12/18 10:04
  • 조회 303

개인전 ‘만들지 않고 태어난’ 박여숙화랑서 30일까지

전시 전경. 박여숙화랑 제공

▲ 전시 전경. 박여숙화랑 제공

바위처럼 육중한 육면체 덩어리들이 전시장 곳곳에 놓여 있다. 불규칙하게 흘러내린 유약의 흔적과 깨져서 금이 간 표면을 그대로 노출한 작품들에서 만든 이의 철두철미한 장인 기질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진다.

서울 용산구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전시에서는 제목처럼 인위적인 완벽함이 아닌 즉흥과 우연, 직관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신작 40점을 소개한다. 그냥 보면 흙으로 만든 도자 조각이지만 등받이와 팔걸이가 없는 서양식 의자인 ‘스툴’을 작품명으로 붙인 데서 짐작할 수 있듯 가구로서의 쓰임새도 있다. 작가는 “보는 사람에 따라 조각으로도, 가구로도 받아들여지길 바라며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작가는 미국 유학에선 조각을 공부했고, 귀국해선 작품활동을 하며 건축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도예가로 한정되기보다 창의적이고 즐거운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원초적인 열망이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세계로 그를 이끌었다. 경기 양평에 있는 작업실 3개 동을 손수 지었고, 서울 장충동 집에 있는 욕조와 테이블, 조명 등 가구도 직접 만들었다.
전시 전경. 박여숙화랑 제공

▲ 전시 전경. 박여숙화랑 제공

도예와 조각, 건축 작업의 차이가 궁금했다. 그는 “도예는 실마리만 갖고서 파도를 타듯 재료를 느끼며 직감에 따라 작품을 완성한다면 건축은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한 계획과 소통, 타협이 필요한 분야”라면서 “조각은 그 중간쯤 위치하는데, 이 세 가지 장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내 삶의 균형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그의 도자 작품은 해외 유명 인사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 설치예술가 제임스 터렐,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청계천의 도자벽화 ‘정조대왕 능행반차도’도 그가 만들었다. 오는 30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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