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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아라가야 사슴뿔잔, 정교히 접합됐다
  • 작성일2019/11/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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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X선 CT로 단층 이미지 분석...몸, 통, 굽다리 따로 만든 뒤 눌러 붙여
사슴모양뿔잔
▲ 사슴모양뿔잔


아래에서 위로 좁아지는 원통형 굽다리 받침 위에 해학스러운 사슴 모양의 둥근 몸통이 날렵하게 솟구쳤다. 몸통 위로는 ‘V’자 모양 원통형 뿔을 살포시 얹었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약 20㎝ 정도인 이 사슴모양뿔잔은 1500년 전 아라가야 시대 조형미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특히 액체를 채운 것으로 추정되는 몸통 부분은 겉에 이음매가 안 보일 정도로 매끄러워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엑스선컴퓨터단층촬영(X선 CT)으로 경남 함안군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나온 사슴모양뿔잔의 제작 기술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X선 CT는 기계가 360도로 돌면서 투과시킨 X선으로 추출한 단층 이미지를 모아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의료, 자동차, 전자 분야에서 비파괴 조사에 이용한다. 문화재의 경우 내부 구조가 복잡한 유물에 사용한다.

이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 사슴모양뿔잔은 V자 원통형 뿔잔과 몸통 상·하부, 굽다리의 4개 부분을 각각 이어 붙여 만들었다. 몸통은 사슴 모양 머리에서 목까지는 흙으로 메워 빈 공간이 없었다. 원통형 뿔과 몸통은 서로 이어져 물이나 술 등 액체를 뿔에 부으면 원통에 채워진다. 뿔과 몸통 상부가 서로 붙어 있었고, 특히, 몸통 내부에는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손으로 누른 흔적이 확연했다. 육안으로 잘 안 보이던 이음새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표면은 매끄럽게 다듬었지만, 몸통 뒤에서 바라볼 때 왼편 쪽에 접합부위가 선명하다. 

박종서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관은 “사슴 머리를 지탱할 수 있는 몸체의 바닥 부분을 만든 다음 원통형 뿔잔과 연결한 몸체 상부를 왼쪽으로 눌러 붙여 몸체를 완성했다. 그 뒤에 굽다리 받침을 연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경남 함안군과 두류문화재연구원 요청으로 진행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사슴모양뿔잔 외에도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잔모양토기 등 4점의 아라가야 토기를 분석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결과를 문화재 정밀 디지털 자료로 구축하고, 발굴 보고서에도 수록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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