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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90년 말띠이다. 내 또래인 80·90년대 생들은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명문대진학만을 최대의 목표로 생각하며 자라왔다. 눈가리개로 시야를 차단한 채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들처럼 말이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사상 최악의 두 자리수 실업률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다시 수험생 신분으로 돌아가고 잘 팔리는 인재가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상품화한다. 근로시간 대비 낮은 임금과 그에 반해 높아만 지는 세율, 연봉인상보다 빠른 집값상승은 직장인들의 미래 또한 불안하게 한다. 안정적인 삶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긴 트랙 끝에 기다리는 결승선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신기루처럼 허공을 떠다니다 사라진다. 거기에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우리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포니'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종이접기로 접은 엉성하고 똑같은 모양의 말들 포니. 그러나 각자의 무늬와 각자의 색, 그리고 할 '말'이 있다. 어수선한 세상, 고삐 풀고 일단 달리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