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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ARTIST 2021:의심하는 돌멩이의 노래

N ARTIST 2021: Working with Uncertain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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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립미술관은 경남을 대표하는 공립 미술관으로서 경남 미술의 예술적, 사회적 맥락을 연구하고 도민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에 시작된 «N ARTIST»는 그 일환으로 경남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격년제 전시다. 전시 제목의 ‘N’은 ‘New’, ‘Neo’, ‘Non’, ‘Next’ 등 다중적인 의미를 담은 약자로,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며 실험적이고 대담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이들을 주목하고자 기획되었다.
 
어느덧 3회 차에 접어든 «N ARTIST»는 자칫 관의 권력으로 지역 작가를 단순히 공인하는 행위에 치중했던 것은 아닌지, 전도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자생적 활동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이러한 활동은 경남 미술 지형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등 여러 고민들을 마주하였다. 따라서 이번 «N ARTIST 2021:의심하는 돌멩이의 노래»는 참여 작가의 지속 가능한 창작활동 지원을 목표로 삼아 기존의 전시 개념을 견지하되 진행 절차와 방식을 점검 후 몇 가지 대안을 실천하였다.
 
우선 다양한 경남 동시대 미술 경향을 수용하고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작가를 찾기 위해 작가 선정 기준을 완화하여 조사의 범위를 넓혔다. 그리고 선정된 젊은 작가들이 보다 외부로 알려질 수 있도록 국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들과의 상호 교류를 도왔다. 또한 작품의 완성도나 결과물로서의 전시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재 마주한 고민과 작업 과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인터뷰와 대담회를 마련하여 이들의 작품세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N ARTIST 2021:의심하는 돌멩이의 노래»는 루킴, 엄정원, 이성륙, 최승준과 함께 한다. 부제 ‘의심하는 돌멩이의 노래’는 다루는 주제와 매체가 각기 다른 이들의 작가적 태도에서 공통적으로 감지한 단어들의 조합이다. ‘의심’은 자칫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리기 쉬운 단어지만, 사전적으로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이라 정의된다. 주어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창작활동의 본질적인 동력으로 보았다.
 
네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지만 어느새 무관심해진 것들을 포착하여 우리 앞에 데려오기도 하고, 그 저변의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한 다층적인 사유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돌멩이의 노래’는 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이면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감각한 것들을 부단히 길어 올리는 몸짓에 대한 은유다. 전시장에서 작품들을 통해 이들과 함께 삶과 세계를 새롭게 감각하기를 시도해 본다면, 때때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마치 바닥의 작은 돌멩이와 같은 존재가 소리 없이 노래를 읊조리는 비현실적 순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한 행보를 이어가는 루킴, 엄정원, 이성륙, 최승준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덧붙여 이번 전시가 지금 여기 경남 미술의 새로운 경향과 그 가능성을 읽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경남 미술계에 활력을 주는 자극이 되길 바란다.
 


● 작가별 설명문

루킴
루킴은 인종, 성 차별, 동성애 혐오 등 권력에 의한 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폭력과 억압, 불평등이 식민제국주의적 지배 이데올로기의 잔재라 여긴다. 그리고 오랜 역사를 거치며 고착화된 이러한 문제들을 예술을 도구삼아 가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그의 작업 과정은 주제과 관련된 단어의 어원, 파편화된 기록을 세심하게 조사하는 과정이 선행된다. 그리고 퀴어, 페미니즘과 같은 다양한 사회이론을 기반으로 수집한 자료들을 다시 해체한다. 그 후 본인만의 시각언어로 번역하여 설치, 영상, 오브제, 텍스트 등의 매체를 통해 전시 공간에 물리적으로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루킴이 선보이는 신작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정치적 지역감정(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는 아스트리다 니마니스(Astrida Neimanis)의 하이드로페미니즘 이론의 ‘에코톤(ecotone)’ 개념을 참조하여 한국 지역감정의 형성을 살펴보고, 분단과 경계선, 차이(differences)로 인해 외려 풍요로워질 수 있음에 대한 이야기를 제안한다.
* 에코톤은 지질학적으로 땅과 물, 숲과 초원, 강과 바다 등 두 가지의 다른 생물 군계 사이에 존재하는 지형으로 두 생태계 바탕이 만나 다양한 생물군이나 특이종의 출현이 잦은 전이 지대를 일컫는다. -작가노트 참고-
 
엄정원
엄정원은 영상, 설치, 퍼포먼스, 라이브 스트리밍,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교차하며 미디어 환경과 인간의 감각, 경험, 인식의 관계를 다루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2018년 부산 다대포를 거닐다 우연히 목격한 바다 위의 신기루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연작의 세 번째 작업이다. 혹자는 섬이라, 혹자는 구름이라 부르는 그 대상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엄정원은 망원경으로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고, 직접 배를 타고 바다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대상은 더욱 왜곡되고 희미해졌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럴수록 대상을 더 상상하고,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미디어로 접했던 해양 탐사선이나 석유시추선 등으로 이미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작가의 경험을 재구성한 <회색구름>(2021), <착오의 문>(2021) 등은 고도의 디지털 기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인식과 행동에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력을 질문하며 실재와 허구의 명확한 경계 짓기가 더 이상 불가능한 동시대 사회의 이면을 드러낸다.
 
이성륙
이성륙에게 관계는 스스로 설정한 관계 맺는 모든 대상과 자신의 주관적이며 가변적인 거리다. 그는 자신과 사회의 고정되지 않은 관계를 인식하여 환기하고, 그 관계를 통하여 자아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회화를 중심으로 영상, 설치,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점차 관계에 대한 자신의 시선과 관점을 인식하고 가시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이성륙의 작업은 그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삶에서 무수히 겪었던 사회적 부조리와 그로 인해 느꼈던 섬세한 내밀한 감정들을 소환한다. 이번 전시에서는‘N을 위한 N’이라는 주제로 2018년 유화 작품들과 영상 설치 작품인 < N을 위한 N(미디어)>(2021), < N을 위한 N(먹그림 설치) >(2021) 등을 하나의 연결된 공간 설치 작품으로 새롭게 공개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이성륙이 젊은 작가로서 스스로의 역할, 미술계 시스템, 나아가 예술의 본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실히 질문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최승준
최승준에게 회화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나름의 답을 얻는 수행이다. 그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한 사진, 웹상에서 떠도는 이미지, 혹은 영화의 스틸 컷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하고 친근한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크고 작은 캔버스 화면에 낯설게 재생산하는 회화 실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멜랑콜리>(2019)와 같이 정해진 규칙 없이 화면을 분할하여 무작위로 선별한 이미지들을 병치시키거나 해체하기도 하고, < Anyway, I Agree with You >(2017)처럼 맥락 없는 텍스트를 이미지 위에 놓기도 한다. “사람들은 명확한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 화면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읽을까?” 최승준의 작업은 더 이상 일상적 삶에서 느끼는 정서보다는 지나친 이론과 개념 위주로 만들어지는 미술에 약간의 피로감을 느꼈던 개인적인 경험과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우리가 작품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는 서사를 이해하려는 일방적인 회로에 N가지 경로를 만들어내고 과정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며 예상치 못했던 관람자들 각자의 해석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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