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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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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전보경

  • 장소

    대안공간 루프

  •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나길 20 (서교동)

  • 기간

    2021-04-01 ~ 2021-05-16

  • 시간

    10:00 ~ 19:00

  • 연락처

    02-3141-1377

  • 홈페이지

    http://www.galleryloop.com

  • 초대일시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Zeros 오류의 동작, 2채널 HD 비디오, 13분 20초, 2020

대안공간 루프는 2021년 4월 1일부터 2021년 5월 16일까지 <전보경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 를 개최한다. “로봇 발달과 산업 자동화로 인해 반복 작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비숙련 노동자는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업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스마트 공장은 제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에게는 일자리 불안으로 다가올 뿐이다. 전보경은 지금 시대 노동하는 인간의 신체가 갖는 미감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4명의 현대 무용가들은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로봇팔의 일률적인 움직임을 제 신체의 움직임에 담는다. 로봇팔이 6개의 축으로 만들어낸 움직임(회전, 좌우, 상하)을 화살표로 변환시킨 무보에 따라, 무용가는 움직인다. 하지만 이들은 로봇의 규칙을 완전히 모방하지 못한 채 엇박자를 만들며 오작동이 발생한다. ‘인간의 비효율적 움직임이 로봇의 그것과는 상반되는 인간 만의 특성’이라 전보경은 말한다.

전시 <로봇이 아닙니다>는 ‘4차 산업’ 시대를 사는 인간이 기계로부터의 해방을 꿈꾼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로봇의 질서가 자본의 질서이며 과잉 생산과 과잉 축적을 위한 것이라면, 이를 넘어서서 주체적 위치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의 신체를 작업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전시 관람은 예약 없이 진행되며,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경 될 수 있다.





■ 작가소개

전보경(b. 1979)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디지털 미디어와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뉴폼으로 석사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아직 쓰여지지 않은 소곡, 수림아트센터, 2020>, , <현자의 돌, 아트스페이스 휴, 2018> 등이 있으며, <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 단원미술관, 2020>, <스테레오비젼, 서소문 성지역사 박물관, 2020>, <사회적 조각을 위한 방법 연구, 아마도 예술공간, 2019>, <전환상상, 우란문화재단, 2019>, <유휴공간프로젝트, 서울시립 북서울 미술관, 2017>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금천예술공장,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인천아트플랫폼, 테미예술창작센터, 대만 타이페이 아티스트 빌리지, 아르헨티나 프로젝토 에이스 피랄 등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 작품 소개


Zeros: 오류의 동작, 2채널 HD 비디오, 13분 20초, 2020

로봇이 반복 생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인간이란 무엇을 추구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오히려 인간이 비효율성이란 특징을 갖고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이러한 점은 하나의 특이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칸트는 인간 의식의 자유 유희가 순수예술의 창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다. 기계가 모든 일을 수행하는 현 시대에서 인간의 상상과 같은 비효율적이고 무용한 행위는 고유의 차이점을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다른 미래로 향하는 가능성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 Zeros: 오류의 동작 >에서는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가동되는 로봇 팔의 움직임을 따라 곡선 드로잉, 직선 드로잉, 텍스트의 형식으로 스코어를 만들어 4명의 무용가에게 제공한다. 이에 무용가들은 자신들의 신체적 역랑과 해석에 따라 각각의 개별적인 동작을 만들어내며 주어진 로봇 팔의 단순한 움직임에서 점차 복잡한 움직임으로 변화시켜간다.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 영상에서는 연계된 텍스트가 함께 제시된다. 인간의 신체를 효율적 생산에 맞추고자 했던 길브레스(Gilbreth)의 시간동작 연구, 기계를 생명체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그리고 휴먼에러와 휴리스틱까지 인간이 기계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인간과 기계, 유기체와 무기물, 산 것과 죽은 것, 자연과 인공이라는 경계에 있는 이들의 움직임은 서로 이질적인 것이 혼종되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I Swear, I Am Not a Robot, 4채널 HD 비디오, 23분 53초, 2021_1

< I Swear, I Am Not a Robot > 에서 연장된 작업이다. 로봇은 주어진 지시 사항에 대해 자의적 해석을 하지 않고 변형없이 수행하며, 심지어 로봇이 무한히 복제된다 하더라도 모두 오차없이 같은 지시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로봇의 움직임을 화살표로 단순화한 스코어에 따라 4명의 무용가들은 각 화살표의 길이와 방향과 회전에 맞추어 각자의 신체 관절을 대입시켜 움직임의 코드를 짠다. 그들에게 주어지는 규칙은 하나지만, 개인의 상상력과 신체적 구조와 리듬에 따라 각각 개별적인 움직임을 생성하게 된다.

여기에서 무용한 신체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무용(無用/useless)은 생산적이지 못함을 뜻한다. 효율적인 생산이라는 기치는 테일러리즘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인간의 신체를 지배하여 획일화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고유한 감각과 비효율성은 주어진 틀에서 빠져나오는 엇박자를 생성하면서 오작동을 유발한다. 또 다른 무용(舞踊/dance)의 의미는 예술하는 신체의 몸짓으로, 능동적으로 수행하고, 주어진 것을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몸짓은 사건과 사물을 원래의 의미에서 탈구시켜 본래의 질서를 파괴시키고 엇나가게 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찾음과 동시에 주체적인 위치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Prove Yourself, 2 채널 HD 비디오, Loop (3분 25초), 2021

< I Swear, I Am Not a Robot >과 함께 병치되는 텍스트 영상으로, 무용 無用 하고 무용 舞踊 하는 신체의 움직임을 담은 영상과 더불어 인간과 기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말한다.



머리, 어깨, 무릎, 발, 싱글 채널 HD 비디오, Loop (4분 30초), 2021

< I Swear, I Am Not a Robot >의 움직임의 기본이 되는 스코어 영상으로 로봇 팔의 움직임을 간단한 기호인 화살표로 변환시킨 것이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드로잉, 2021

< Zeros: 오류의 동작 >의 움직임의 기본이 되는 스코어 드로잉



■ 전시서문

1920년 체코의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연극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는 인간을 닮은 인조인간 '로봇'이 세상에 처음 등장한다. 극 중 과학자 '로숨'은 개선된 인류를 창조해 신의 무용함을 증명하고자 한다. 로숨에 의해 탄생된 새로운 생명체 ‘로봇’은 대량 생산되어 노동, 전쟁 등 인간의 노동력을 완전히 대체한다. 신체의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인류는 낙원을 꿈꿨지만 결국 스스로 만들어낸 진화된 로봇에 의해 멸망한다. 체코의 문학가 카렐 차페크에 의해 탄생된 '로봇'은 100년이 지난 현재, 상상 이상의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전보경은 ‘자동화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자본가, 노동자 모두 기계에 점유되어 기계로부터 해방은 불가능해졌다’고 말한다. 개인전 <로봇이 아닙니다>는 ‘로봇이 반복 생산이라는 효율적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만들어진 것이라면,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오히려 인간의 비효율성이 특별한 무엇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작가는 인간의 소외된 노동과 노동을 위한 신체에서 미적 가치를 찾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자의 돌, 2017>, <신사의 품격, 2018> 등에 등장하는 이발사, 전통과자 제과사, 전통 인형극사, 양장사는 신체의 노동, 손을 사용하는 수공인이다. 2대에 걸쳐, 혹은 40년 이상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노동은 장인인 동시에 이제는 사라져가는 직업군이기도 하다.

전보경은 기계에 의해 점유된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노동과 노동을 위한 신체의 움직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한다. 이번 전시는 생산적 노동을 위한 로봇의 일률적인 움직임과 그에 절대적으로 대비되는 무용예술가들의 신체를 이용한 ‘신체-감각-기술-(비)생산적 차원의 관계’ 연구이다.



영상 작업 < Zeros: 오류의 동작 >에는 4명의 무용가가 등장한다. 이들의 춤(혹은 움직임)은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사용되는 로봇 팔의 움직임을 기초로 한다. 작가는 로봇의 움직임을 관찰해 드로잉한 후 그 드로잉을 무보(舞譜/score)로 제작한다. 무보를 전달받은 무용가들은 각자의 감각으로 안무를 구성한다. 생산적 노동에 최적화된 로봇 팔은 곡선 드로잉, 직선 드로잉, 텍스트 등 인간의 비생산적인 움직임으로 재탄생된다.

신작 < I Swear, I Am Not a Robot >< Zeros: 오류의 동작 >연작으로 로봇의 생산 움직임을 화살표로 단순화시킨 후 4 명의 무용가가 각 화살표의 길이, 뱡향, 회전에 따라 자신의 신체 관절을 이용해 규칙적인 움직임을 만든 영상 작업이다. 이 작업은 ‘주어진 코드를 무한하게 복사해 일률적으로 반복 행위하는 로봇과 달리 인간은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화살표로 짜여진 코드는 각 무용가에겐 하나의 규칙이 되지만, 그 규칙들은 무용가 저마다의 상상력과 신체, 리듬에 따라 독자적인 움직임을 생성하게 된다.

전보경은 4 명의 무용가의 안무로 짜여진 이 영상 작업에 ‘무용한 신체’라는 복수의 의미를 부여한다. 하나는 기계적이고 일률적인 로봇에 비해 더 이상 생산적이지 못한 인간의 무용(無用/useless) 함, 또 하나는 능동적인 몸짓으로 예술하는 인간의 무용(舞踊/dance)함이다.

기계를 이용한 효율적인 생산은 테일러리즘부터 4 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으로 인간의 신체를 지배하고 획일화시켰으며, 역설적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작업 속 영상과 같이 주어진 틀을 정확히 수행하지 못하고 엇박자를 생성하며, 이로 인해 오작동이 발생한다. 전보경은 로봇과 다르게 질서를 파괴시키고 주체적인 위치로 나아가게 하는 신체를 ‘인간의 감각’으로 본다. 작가는 무용한 신체의 움직임에 기계적으로 나열되는 텍스트 작업 < Prove Yourself >를 병치시켜 기계와 인간이 혼종 된 새로운 리듬을 제시한다. 영상 설치작업 <머리, 어깨, 무릎, 발>은 로봇팔이 6 개의 축으로 만들어낸 움직임(회전, 좌우, 상하)을 화살표로 변환시킨 무보이다. 영상 속 무보는 < I Swear, I Am Not a Robot >에서 무용가들에게 주어진 것과 동일하다. 함께 설치된 4 개의 A4 용지 텍스트에는 각 무용가가 자신의 방법으로 화살표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적혀있다. 연극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의 과학자 로숨과 그의 아들이 발명한 화학물질은 ‘인간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모든 육체적 노동을 대신해줄 새로운 생명체’였다. 인간은 자본가여야 했고, 모든 고된 노동은 노예화된 로봇이 대신하게 했다. 인간과 로봇의 특정된 차이는 ‘감정’이었는데, 로봇에게 감정을 주입하자 그들은 점점 노동을 거부한다. 노동을 싫어하게 된, 감정이 있는 이 로봇들은 명령자 인간을 하나, 둘 죽이고 결국 세계를 정복한다. 로봇들은 노동하는 단 한 명의 인간 ‘건축가 알귀스트’만 유일하게 살려둔다. 인간의 해방을 위해 고안된 기계는 현재 인간 이상의 생명체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 인간은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글: 이선미,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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