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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권창남 초대전

Kwon Chang-Nam Solo Exhibition

  • 작가

    권창남

  • 장소

    갤러리내일

  • 주소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3 (신문로1가)

  • 기간

    2021-06-18 ~ 2021-07-08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2-2287-2399

  • 홈페이지

    http://

  • 초대일시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갤러리 내일의 이번 전시는 권창남 작가의 초대전으로, 작가의 13번째 개인전이다.
 
권창남 작품의 모양은 영락없이 가구인데, 그 실체는 돌로써 껍데기만 가구 같은 조각을 만들어 내지만 마치 제프 쿤스의 풍선 작업처럼 그 가구들이 돌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작품을 본다고 했다. 또 재료의 물성이 재료의 표상적 처리에 의해 철저하게 착란되어 물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형태를 통해 끝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며, 껍데기가 완벽하다면 그 본질적 속성은 언제나 가려진다는 마술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김웅기 평론가는 이야기한다.
 
또 차경림 아트디렉터는 권창남의 작품이 세계와 구별되지 않는 모사물을 창조하려는 재현의 노력은 인간 욕망의 한 표현이며, 하이퍼리얼의 세계는 바로 이러한 욕망의 극단적인 형태라고 했다. 그리고 ‘시뮬라르크(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드는 원본 없는 가상적 재현)’을 빗대어 표현하면서, 현 시대가 욕망하는 시뮬라크르를 권창남은 이토록 온몸으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온 몸으로 세계를 감각하라 한다고 말한다.

한편 권창남은 본인의 작품이 그리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가 노트에선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작품에 투사하여 열릴 것 같지만 열리지 않는 반닫이로써 표현한다고 적었다.
 
이에 박수현 갤러리내일 대표는 권창남의 작품이 예술적 감각의 원천을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표현하며 여기에 한국적 정서를 부여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마치 미켈란젤로가 돌 안에 가두어져 있는 형태를 찾아 그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듯 작가 또한 돌 안에서 가구의 형태와 그리움의 감정을 드러내고, 아울러 나무가 돌로 표현됨으로써 양각이 살아나 숙연해진다고 한다.
 
권창남의 작품은 2021년 6월 18일부터 7월 8일까지 갤러리 내일에서 선보인다.
 
 

기억 - 그리워하다(Remembrance),135x53x160cm,옐로우스톤,그린마블, 2020



기억-그리워하다(Remembrance), 135x53x160cm, 네로마로키나, 청옥, 2020



실재로 구성된 환영

- 권창남의 마술적 작품
매체의 순수성을 위해서 환영주의를 제거해야 한다는 그린버그적인 모더니즘은 권창남으로 완전히 뒤집혀 버린다. 환영 그 자체가 작품으로 제시된다. 매체의 순수성, 즉 매체의 물질적 성질 자체가 순수하다는 사실이 다름아닌 믿음이나 취향이며, 물체에 투영되어 있는 환영성이나 관계성 그 자체는 새로운 미술적 탐구가 되었다. 물질의 성질을 의미하는 물성이 라는 것도 그 물질을 경험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식과 감정이 투영될 수밖에 없다. 물질에 깃들여 있는 의식이나 감정을 극단적으로 제거하여 바라보려던 미술적 시도도 그 감정이나 의식을 극단적으로 확장하여 바라보려는 시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본질이 현상에 우선된다 거나 내용이 형식에 선행한다는 믿음은 현상이나 표면이 본질에 우선하고, 형식이 본질을 규정한다는 믿음으로 대체된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다. 권창남은 돌이라는 매체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작품을 제작한다.
돌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권창남은 자기가 만들어 내는 형상으로 대체하는 방식의 작업을 한다. 도저히 돌로써 만들 이유가 없는 전통적 가구를 나무가 아닌 돌로 만든다. 모양은 영락없이 반닫이고, 문갑이며, 경상인데 나무가 아니고 돌이다. 당연히 가구인데 가구가 아니다. 가구의 외양을 한 조각이다. 가구의 동상인 것이다. 가구 자체가 그 기능성에서 독립해서 자립적으로 스스로 그 불멸의 존재성을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더니스트들의 가구에 대한 사랑은 가구를 예술 오브제로 사용하여 가구의 기능성을 정지시키며 그 용도와 디자인을 가지고 여러 가지 장난을 쳤다. 이사부 노구치, 윈돌 캐슬, 존 매크랙큰, 드라그셋 & 엘름그린, 아이 웨이웨이, 마크 뉴손 등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가구같이 않은 가구를 만들기도 하고, 크기나 전형적 디자인을 왜곡하기도 하며, 심지어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재료로 가구를 만들기도 한다.
권창남은 나무만 사용하는 전통 가구를 돌로 만든다. 모양은 영락없이 그 가구인데, 실제는 전혀 아닌 껍데기만 가구 같은 돌조각을 만들어 낸다. 미켈란젤로의 다윗 조각상이 대리석이고,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청동이듯이, 권창남의 가구도 대리석이고 판석일 뿐이다. 그런데 다윗과 생각하는 사람은 누가 보아도 그것들이 대리석이고 청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권창남의 가구는 마치 제프 쿤스의 풍선 작업처럼 그 가구들이 돌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그 가구를 본다. 재료의 물성이 재료의 표상적 처리에 의해 철저하게 착란된다. 나무로 표현된 섬세하고 연약하며 따뜻한 가구가 딱딱하고, 매끈하며, 차가운 돌조각이다. 자세히 살펴보고 만져보지 않으면 돌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물성의 시각적 정보는 가려져 있다. 재료 자체를 바꾸어 사용하여 그 재료에 붙어있는 우리의 감각을 착란시켜 끊임없이 바라보게 만든다. 제프 쿤스처럼 권창남은 물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형태를 통해 끝없이 시험에 들게 한다. 작품이 가구 같으면 같을수록 작품의 완성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껍데기가 완벽하다면 그 본질적 속성은 언제나 가려진다는 마술이 펼쳐지는 것이다.
돌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이 아티스트는 돌의 물성을 가리면서 사용한다. 권창남은 실재로서 돌을 나무처럼 사용하여 나무로 작품을 한 것 같은 돌 조각을 만들어 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돌이 돌이 아니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또 그 돌이 가지고 있는 견고하고 시간 지속적인 이미지를 작품으로 구현하여 가구가 그 인테리어적 배치에서 자립하여 그 독립적인 존재감을 당당히 과시하고 있다. 즉, 돌이 불러 일으킨 마술인 것이다.
김웅기 (미술평론가, 옵시스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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