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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 개인전: 차가운 꿈

Hyung-Geun Park : Bleak Island

  • 작가

    박형근

  • 장소

    대안공간 루프

  •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나길 20 (서교동)

  • 기간

    2021-08-26 ~ 2021-09-26

  • 시간

    10:00 ~ 19:00 (휴관일 : 9월18~22일 추석 연휴 휴관)

  • 연락처

    02-3141-1377

  • 홈페이지

    http://www.galleryloop.com

  • 초대일시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대안공간 루프는 2021년8월 26일부터 9월 26일까지 <박형근 개인전: 차가운 꿈Bleak Island>을 개최한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형근은 2005년부터 오름, 바다, 계곡, 동굴을 다시 찾기 시작한다. 이후 17여년 동안 제주의 표면을 대형 카메라로 기록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제주의 표면이 100여년간 근대사의 흔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천혜의 자연’으로 불리는 제주의 표면은 실은 근대사의 오작동이 빚어낸 흔적이었다. 작가는 ‘낭만적인 제주 풍경은 허구’라고 말한다.
<일출봉(2010)>은 일제 강점기에 만든 진지동굴을 촬영한 사진이다. 어두컴컴한 동굴 밖 새하얀 세상은 미지의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키는 듯 하지만, 사진 밖 역사는 그 반대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제주의 전 지역을 요새화했다. 태평양 전쟁 말기 제주는 일본군 6만명이 주둔하며 미군과의 결전을 대비하던 전략적 기지였다. 작가가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해안가 동굴은 자연 동굴이 아닌, 일본군이 뚫어 놓은 진지동굴이었다.
박형근의 사진은 제주의 표면 너머 어떤 현실이 있는지 질문한다. 그의 사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표면 이면의 세계와 역사에 대해 추론하고 상상한다. 더이상 실재하지 않는 역사의 순간을, 그 남겨진 흔적을 포착한 사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의 사진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어느 순간을 연도별로 포착한다. 그의 카메라는 각각의 이해에 따라 제주의 표면이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 작가 약력

박형근(b. 1973-)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런던 골드스미스컬리지 대학원에서 시각 미술 이후 이미지 앤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1999년 첫 개인전 이후 영국 New art gallery Walsall 미술관(2006), 금호미술관(2006), 제주현대미술관(2011), 이탈리아 Paola Meliga Galleria d'Arte(2014), 경기창작센터(2015), 이상원미술관(2016) 등 22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파리 포토케이비엔날레(2015), 그리스 아테네국립현대미술관(2021), 국립현대미술관(2016), 포토페스트비엔날레(2006), 대구사진비엔날레(2006), APAP(2010), 휴스턴현대미술관(2009), 대안공간루프(2006) 등 국내외에서 170여 회의 주요 단체전에 참여했다. 금호영아티스트(2006), 제 9회 다음 작가상(2010)에 선정됐고,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 뉴욕 조지이스트만미술관, 휴스턴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소장하고 있다. 작가는 한국현대사를 표상하는 장소와 대상에 대한 기록 작업에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시켜 정치, 사회,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의미 있는 연작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 전시 소개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형근은 2005년부터 오름, 바다, 계곡, 동굴을 다시 찾기 시작한다. 이후 17여 년 동안 제주의 표면을 대형 카메라로 기록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제주의 표면이 100여년간 근대사의 흔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천혜의 자연’으로 불리는 제주의 표면은 실은 근대사의 오작동이 빚어낸 흔적이었다.
<다랑쉬(2008)>는 화성의 붉은 표면 같아 보인다. 이곳은 1948년 4.3 사건 당시 굴 속에 숨어있던 마을 사람 11명이 나오지 않자, 그 입구에 불을 피워 질식사를 시켰던 집단 학살의 현장이다. 다랑쉬 마을 전체는 사라졌고, 1992년에서야 시신을 발견한 그곳이다. 척박해 보이는 다랑쉬 오름 사이로 마치 화성의 기지 마냥 둥근 지붕을 한 건물 11채가 생뚱맞게 놓여있다. 이제는 운영을 하지 않은 펜션 산업의 잔재다. 4.3 사건과 관광업을 위한 부동산 개발이 나란히 제주의 표면을 만든다.
<일출봉(2010)>은 일제 강점기에 만든 진지동굴을 촬영한 사진이다. 어두컴컴한 동굴 밖 새하얀 세상은 미지의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키는 듯 하지만, 사진 밖 역사는 그 반대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제주의 전 지역을 요새화했다. 태평양 전쟁 말기 제주는 일본군 6만 명이 주둔하며 미군과의 결전을 대비하던 전략적 기지였다. 작가가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해안가 동굴은 자연 동굴이 아닌, 일본군이 뚫어 놓은 진지동굴이었다. <도두(2015)>는 제주를 에워싼 바다를 기록한 작업이다. 푸른색과 짙은 초록색, 회색의 바다와 하늘은 경계 없이 끝없는 안개에 뒤덮여 있다. 박형근은 제주의 바다는 ‘감시의 바다’라 말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제주의 근대사, 어두운 바다가 제주를 첩첩이 에워싸고 있다. ‘낭만적인 제주 풍경은 허구’라고 작가는 잘라 말한다.

박형근의 사진은 제주의 표면 너머 어떤 현실이 있는지 질문한다. 그의 사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표면 이면의 세계와 역사에 대해 추론하고 상상한다.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역사의 순간을, 그 남겨진 흔적을 포착한 사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의 사진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시간의 어느 순간을 연도별로 포착한다. 그의 카메라는 각각의 이해에 따라 제주의 표면이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새별오름(2012)>은 매년 3월 이곳에서 행하는 제주 들불축제를 대형 카메라로 기록한 사진이다. 과거 제주에서는 말 같은 가축의 방목을 위해 병해충을 방제하는 목적으로, 정월대보름 즈음 오름에 들불 놓기를 했다. 제주 고유의 민속 행사는 1997년부터 제주시가 주관하는 관광 축제로 재현되고 있다. 거대한 폭죽이 터지는 듯한 새별오름 사진 속 현장에는 ‘축제’라는 글자가 불빛에 번쩍인다. 아래에는 소방차 몇 대가 소박하게 대기 중이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박형근은 < The Second Paradise > 연작을 진행하면서, 관광지화 되어 가는 제주의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전시 <차가운 꿈>은 2005년부터 새롭게 제주를 촬영한 연작이다. 연극적으로 보이는 그의 사진은 풍경 사진과 내러티브 사진 중간에 위치해 있다. 작가는 제주의 풍경에 담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를 사진이라는 하나의 포착한 이미지로서 탐구한다.
             - 글: 양지윤,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



□ 작가 노트
한대 남방한계선과 열대 북방한계선이 교차하는 지리, 생태학적 특이점에 위치한 이 섬은 본래 이어도와 같은 피안의 세계를 꿈꾸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곳을 장악한 사람들은 하늘과 바다를 비롯하여 섬 전역에 기이한 시설과 구멍들을 만들더니, 어느새 섬 전체가 낯선 구조물과 장치에 잠식 당해버렸다. 섬은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제국주의 전초기지, 현대사 비극의 무대, 관광산업과 개발의 논리 앞에 놓여졌다.

<차가운 꿈>은 제주도에 대한 관찰과 기록의 결과물이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원시성에 가려진 제주도의 이면, 그늘, 지하로 진입하려는 사진작업이다. 그간 온라인과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 이상적인 이미지로 인해 오인하기 쉽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군사, 지정학적 운명선 상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섬은 근현대의 과학, 실험, 조작이 자행된 공간으로서 특정 모델이 구체적인 양태로 현실화한 지대이다. 섬 중앙에 우뚝 솟은 산, 낮게 펼쳐진 오름군, 용암 위에 생겨난 곶자왈과 바다도 천혜의 숭고미를 연출하기 위한 필요 조건일 뿐, 진실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차가운 꿈>에 등장하는 사진의 대상들은 투사를 거부하는 것들, 감춰져서 보이지 않는 것, 위장과 은폐에 익숙하게 발전, 진화해 온 것들이며 자연지형을 철저히 이용하는 한편, 필요 여하에 따라 가차없이 폐기 가능한 것들이다. 이 들 대부분은 이질적인 사물들 간의 조화와 융합을 가장하고 자연과 인공 간의 연결과 관계를 촉진시키기 위해 고안된 장치로 만들어 졌으며, 우리의 감각은 여전히 쉽게 교란, 통제당한다. 하여 <차가운 꿈>은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랜드스케이프이다. 차가운 기계가 남긴 각진 흔적들은 자연의 일부처럼 자리하며, 관찰자와 일상의 감각마저 지배, 제어해 나간다. 마치 이미 결정된 방위와 좌표 위에 놓여진 카메라처럼 나의 시점마저도 제한한다. 무형의 견고한 틀 너머를 바라보는 일은 고고학적 탐사의 태도와 공상 과학적인 상상으로 만 가능할 지 모른다. <차가운 꿈>은 근대화 이후에 작동하기 시작한 이데올로기, 자본, 욕망의 기제들을 가시적인 형태로 노출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허상의 실재화를 기획, 실현시켜 나가는 유토피아적 이상의 실행 공간인 제주 전역에 대한 사진 기록이며 탐사작업이다. 또한 랜드 스케이프의 구축과 변형 그리고 오작동이 남긴 상처와 흔적을 목도하는 동시에 현실 속 가상성의 적용이 가속화하는 지대를 탐색해 나가는 프로젝트이다.




박형근, Jejudo-26,새별오름, 120x154.5cm, ed.1/5, C print, 2012


박형근, Jejudo-18,용설란, 120x154.5cm, ed.1/5, C print, 2009


박형근, Jejudo-6,다랑쉬, 120x154.5cm, ed.1/5, C print, 2008


박형근, Jejudo-15,일출봉, 80x103cm, ed. 2/7, C print, 2010


박형근, Jejudo-43,도두, 80x103cm, ed. 1/7, C print, 2015


박형근, Jejudo-26,알뜨르, 120x154.5cm, ed.1/5, C print,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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