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Gallery

노대식, 만파식적, 50 x 27 x 63cm, mixed material

노대식 조각전 [猫묘 한 이야기]

추운 겨울의 어느 날 작업장 밖을 돌아다니는 쓸쓸한 고양이를 발견하였다. 늘 적 막이 흐르는 조용한 작업실 주변에 생명이 있었고 그 고양이는 작가와 닮았었다. 조용하고 독립적인 고양이, 누구보다 섬세한 그들이기에 우리는 고양이의 오묘한 매력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우아한 고양이의 조용하고 느긋한 움직임, 놀란 듯 확장된 눈망울, 부드러운 등줄기를 보고 있으면 과연 고양이는 그 존재감이 보통이 아니다.

작가는 묘猫한 기분으로 자유로운 상상의 지평을 열어 보인다. 그 상상이란 살아 가는 동안에 느껴지는 갈등과 고뇌 그리고 꿈과 희망을 잇는 것들이다. 작가 내면 의 감정들을 간결하게 드러내는 은유화된 조각 작품들 속 주인공으로 보이는 고양 이는 항상 고양이 옷을 입은 어린아이와 동행을 한다.

근두운 위에 한가로이 세월을 낚고 있는 고양이, 만파식적을 가진 듯 보이다가도 방금 잠든 듯 평온한 표정의 아이를 업고 아슬하게 걸어가야 하는 고양이는 운명 적인 상황과 내면의 복잡한 사연을 감춘 채 평온한 얼굴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아 이의 보호자처럼 용감하고 굳건한 표정, 한없이 너그러운 미소의 묘한 표정과 행동 들은 진실한 작가의 상상으로 다가온다.
일상적인 삶 속 풍경과 상처에서 작가가 풀어 놓은 자유로운 꿈과 즐거운 상상묘 들은 작가의 주변인물이거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작가는 저마다 인생의 무게 를 짊어지고 사는 인간 풍경을 작가만의 독창적인 표현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 고 구체화 한다. 이 모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외로움이며 아픔과 고단 함, 그들의 상실감에 대면하는 자세로서 작가는 이해하고 있다는 듯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번 모산조형미술관에서 발표되는 15점의 신작들은 작가만의 순수한 시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여름의 끝자락. 찬란한 조각의 숲 모산조형미술관에서 오묘한 이야 기에 빠져보길 바란다.

관장 임호영


노대식, 무릉도원2, 35 x 38 x 95cm, mixed material


■ 작가노트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온 무공 달과 별을 사랑하는 낭만주의자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주의자는 오늘도 걸어간다.
아무것도 없는 '지금은 없다' 는 신념으로 주어진 삶에 스스로 만족하면 또한 그것으로 충분하니 ...
삶에 무게에 그저 감사하며   자신에게 맞는 숙성된 맛을 찾고자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의 첫날을 기억하며 오늘도 그 길을 묵묵히 간다. 우두커니 먼 하늘을 바라본다.
나를 닮은 구름 한 조각 어디론가 흘러간다.



노재식, 근두운, 33x27x89cm, mixed material
노재식, 영웅, 40x30x80cm, mixed mater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