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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경, 김정란, 박능생, 박영길 4인展
“또 다른 세상 속으로... Another Season ”

Another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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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데믹 이라는 긴 터널을 뚫고 우리는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매번 거듭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아니라 Covid-19 이후 라는 또 하나의 계절
그 계절의 한 가운데 서서 우리는 늘 보던 풍경을 새롭게 맞이하게 되었다.
전시 < Another season >의 네 작가(권인경, 김정란,박영길, 박능생) 의 그림 역시 늘 보던 풍경을 새롭게 보여주고 있다.
순서에 따른 계절이 아니라 또 하나의 계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권인경 작가의 작품 속에는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 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한 화면 속에 혼재해있다. 이렇게 창조된 공간을 작가는 Heartland 라고 한다. Heartland는 지리학적인 좌표상의 중심지면서 마음속에서 관심을 집중하는 정신적인 사고의 중심지이다. 이곳에 표현된 시각적 이미지들은 기억과 상상의 콜라주로서 암호해독 과정처럼 그 이미지를 읽어 내고 있다.

김정란 작가의 최근 작품 주제는 Dream이다. 잠을 자면서 떠오르는 감각, 실현하고 싶은 희망, 헛된 기대나 생각을 꿈이라 한다. 그래서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현실과 함께 하고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또 하나의 시간, 이 시간의 공존 안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숨을 쉬곤 한다.

박영길 작가의 작품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다.
익숙한 풍경속에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이렇게 특별한 일이 되고 또한 새삼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오늘. 빛과 바람, 대지의 풀과 나무들의 귀함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준다.

박능생 작가는 해외여행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각 나라의 거리를 거닐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이미지 혹은 또 다른 시각을 통해 채집된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뉴욕, 파리, 베를린, 스페인 등 여러도시에서 느꼈던 경험은 도시를 알아가는 과정으로 또 하나의 낯설음과 마주하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권인경, 김정란, 박영길, 박능생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네 명의 작가들은 30여점의 작품으로 2021년 <Another season>에 장은선 갤러리에서 새로운 세상과 조우한다.



권인경, 개인의 방7, 104×144.5cm, 한지에 고서꼴라쥬, 수묵, 아크릴, 2020


김정란, 잠 2_52x39cm_비단에 채색_2021


박능생 Spain-Granada , korean ink on paper. Acrylic.clay pot,  93X64cm,2021.


박영길 Wind-road Seoul|한지에 수간채색|55cmX 90cm|2021



<권인경 평론>
 
Heartland-유토피아의 입구에서
하계훈 Ha Kyehoon(미술평론가)
 
권인경은 채색화 기법을 통해 풍경을 표현하는 작가다. 그런데 그 풍경은 전통 산수화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작품들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권인경의 작품에서는 전통산수화에서 구사되는 먹과 붓의 흐름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화법에서 도입하지 않았던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기도 하고, 화면 구성 방식에 있어서도 오래된 책들의 낱장들이 화면에 콜라주 되어 시간성을 상징하기도 하며 다시 그 위에 몽타주 기법으로 그려진 다양한 이미지들이 작가의 주변을 둘러싼 소소한 일상의 사유와 경험을 시각화하는 이중적 콜라주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권인경의 작품 속에는 논리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한 화면 속에 혼재해있다. 작가의 생활 반경에서 발견되는 주택과 상점, 그리고 작가가 방문했거나 먼 곳에서 바라본 빌딩들이 일관된 시점과 비례에 맞지 않게 바위산이나 나무, 숲, 아스팔트 도로 등과 공존하고 있다. 종종 권인경은 작품 속에 배치시킬 건물이나 풍경을 의도적으로 왜곡시켜 고층 건물의 바로 앞에서 올려다 볼 때의 급격한 원근법적 묘사나 마치 하늘 위에서 불규칙한 굴곡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듯한 이미지로 대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 속의 장면들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실내에 있음직한 의자나 탁자 등의 가구들이 그 풍경 안에 더해지고 때로는 이러한 장면들이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이렇게 구성된 권인경 작품의 화면 안에는 해자(moat)처럼 풍경을 둘러싸거나 거의 둘러싸듯이 감아 돌아가는 물길이 자주 등장해왔다. 황색 계열의 화면에 남색으로 화면을 휘두르며 흐르는 물은 색상의 대비효과만큼이나 화면 속의 공간을 대비적으로 분리시킨다. 푸른색의 강물은 때로는 이편과 저편을 갈라놓는 듯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 물길로 인해서 고립되는 공간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위협으로부터의 완충지대 역할을 수행하는 듯하기도 하다.
작가는 이렇게 창조된 공간을 Heartland로 명명한다. ‘심장부’ 또는 ‘중심지’로 해석되는 Heartland는 지리학적인 좌표상의 중심이면서 마음속에서 관심을 집중하는 정신적인 사고의 중심지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이곳에 표현된 시각적 이미지들은 기억과 상상의 콜라주로서 작가의 심리적 heartland를 구성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암호해독 과정처럼 그 이미지를 읽어 나아갈 필요가 있다.
20세기 초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우리 인간의 성심리, 불안, 무의식과 잠재의식 등을 연구하여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연구 가운데 하나로서 프로이트는 인간의 내적 불안을 외부에 표출하는 무의식적 반응 가운데 하나인 방어기제(defensive mechanisms)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그의 연구 이론에 따르면 우리들은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면 이성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그 불안을 통제하기 어렵게 되고 오히려 무의식에 기반을 둔 판단과 행동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방어기제는 우리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실제적인 불안과 욕망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함으로써 자아를 붕괴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동원되는 자기보호의 방법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권인경이 작품을 통해 구축해가는 Heartland에는 외부의 어떠한 자극과 위협으로부터도 흔들리지 않는 유토피아적 안녕을 향한 자기보호와 행복 추구의 본성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유토피아의 영토에 진입하기 전 단계에서 우리는 불안과 위협에 노출될 염려를 떨치지 못하는 시련의 과정을 겪을 수도 있다. 권인경의 작품 가운데 가파른 절벽 앞에 세워진 가상의 고층건물들이나 주변이 가라앉아 그 부분만 솟아오른 것처럼 좁은 땅위에 서있는 이국적인 건물들은 <기억의 심연>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작가의 의식 속에서 지금까지 지나쳐온 심리적 불안과 시련의 단계를 시각적으로 회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권인경은 이제 Heartland를 지향한다. 작가는 그곳을 ‘그 어떤 외부적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는 요새’라고 한다. 그러나 요새는 이제 더 이상 지형적으로 방어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로 무장된 정신의 요새라고 할까. 작가는 Heartland의 가능성을 조금씩 엿보듯이 작품 속에서 방어적 구도를 이룬 경계의 지형을 조금씩 열어준다. 이제 강물은 작가의 Heartland를 보호하듯 에워싸지 않고 춤추듯 굽어 흐른다. 작가는 이러한 장면을 <흐르는 시간>으로 명명 한다. 삶의 연륜이 쌓여갈 때 시간 앞에서 대상들을 관조하는 태도처럼 이제 작가가 새롭게 구축한 풍경에는 활짝 열린 원경의 강(혹은 바다)과 그 너머의 먼 곳의 산들이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게 화면의 구성요소로 등장한다. 색채 역시 이전보다 잘 정제되고 구도도 보다 깔끔하게 다듬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화면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면 그 안에는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가 달린 아담한 교회의 모습도 작고 수줍게 등장한다.
권인경의 최근작 <저장된 파라다이스>에서는 전통회화에서 볼 수 있는 괴석이나 식물 실루엣의 틀 안에 이제까지 작가가 구사해왔던 고서 콜라주, 이미지 몽타주, 작가 주변의 풍경과 사물의 데페이즈망 형식의 배치 등이 모두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공간이 코발트색 바탕을 배경으로 마치 우뚝 솟은 바위나 싱싱하게 성장하는 화분 속의 식물의 형상으로 대치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유독 붉고 커다란 꽃송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작가가 드디어 Heartland의 입구를 발견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김정란 작가노트>
 
작가노트

 
잠을 자면서 떠오르는 감각의 심상을 꿈이라고 한다.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도 꿈이라 한다.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어서 헛된 기대나 생각 역시 꿈이라 한다. 그래서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현실과 함께 한다. 사람들은 현재에 살고 있다고 여기지만 지금 몸담고 있는 현실이 실재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조심스럽게 설명되고 있다. 의식 보다는 무의식의 세계가 방대하고, 존재하는 것(有)보다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공간이 훨씬 광활하다는 것이 자칫 존재한다는 것을 허무하게 만들지만 우리는 오늘도 꿈과 합께 열심히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박능생 작가글>
 
나의 작품은 도시 곳곳을 체험하면서 현장에서의 모필 드로잉을 작업의 중요한 과정으로 여기면서 몸으로 경험된 감각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전시의 작품들은 그동안 해외여행이나 프로그램을 통한 각 나라의 거리를 거닐고 거리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이미지 혹은 또 다른 시각을 통해 채집된 풍경들을 표현하고 4-5년 동안 뉴욕. 파리. 베를린. 스페인, 등 여러 도시에서 느꼈던 경험은 도시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을 이동시점을 통해 파노라마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장소의 다양한 도시와의 만남은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더욱 구체화 될 수 있었다.
동양의 전통 매체를 익히면서 시작된 나의 풍경그림은 전통산수에서 도시풍경으로 전환됨에 따라 다양한 매체적 실험이 가해졌다. 나는 여행이라는 이방인의 시각으로서 지·필·묵으로 시작된 그림은 낡고 초라한 집의 벽을 표현하기 위해 토분을 사용하게 되었고, 인도 여행 이후 색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은 후에는 빨강·초록 등의 원색들을 바탕으로 처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주도록 하였다. 또한 파묵 과 발묵 등 먹과 화선지가 주는 필묵의 효과 대신 거칠고 건조한 도시의 이미지 표현을 위해 갈필과 점으로 변화를 주었으며, 이러한 표현을 위해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나무를 그리는가 하면, 캔버스 천의 거친 질감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오래된 건물의 노후 된 간판과 벽면들의 질감 표현을 위해서는 오일파스텔과 아크릴 등의 다양한 매체를 그림에 적용하였다.
도시의 경관을 표현하는 나는 그동안 장소를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은 위와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장소를 체험하고 경험된 모든 감각을 육화시켜 나가는 것이 나의 장소 표현 방법이다. 체험된 모든 경험은 감각이 되고 그 감각은 나의 몸을 통해 다시 감각덩어리인 작품으로 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표현하는 장소성은 내 몸이 체험하고 경험하는 장소성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박영길 작업노트>
 
작업노트
 
다른 공기로 인해 일상의 형태가 변하고, 또 다른 형태의 일상은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를 주었다. 풍경 속에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이렇게 소중한 일이 되고 또한 새삼스러운 일이 되었다. 빛과 바람, 대지의 풀과 나무들...... 소중함이란 이런 익숙한 풍경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언젠가 새로운 곳을 찾아 오랜 시간 동안 여행을 하다가 돌아오면 지금 있는 곳이 예전의 모습과 다르게 보였다.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풍경 속에서 놓치고 보지 못한 무언의 것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공감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풍경에 다가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짧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바람 속에 숨겨진 이야기와 수많은 사건들이 지나쳤을 길 위에서 잠시 머물다가 돌아온다.
  
모든 기억은
바람만이 기억하고
바람으로 소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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