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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지역기반 프로젝트: 최선 <독산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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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최선

  • 장소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 주소

    서울 금천구 범안로9길 23 (독산동)

  • 기간

    2021-12-23 ~ 2022-03-12

  • 시간

    10:00 ~ 18:00 (휴관일 : 토요일 12:00-19:00 / 일요일, 공휴일 휴무)

  • 연락처

    02-6952-0005

  •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artmoment_doksan/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버려진 전등은 정말로 켜지지 않을까? 2021 지역기반 프로젝트: 최선 <독산회화> 개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2021년 12월 23일부터 2022년 3월 12일까지 지역기반 프로젝트: 최선 개인전 <독산회화>가 열린다. 최선 작가는 금천구 근방의 버려지고 방치된 폐기물을 수집하여 설치 작품을 만들고, 독산동 일대에서 가시화되지 않았던 사람들에 대해 사유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독산동을 주제로 제작한 3점의 신작을 선보이는데, 각 작품의 형식과 재료는 상이하지만 모두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독산회화>는 전시명이자 작품명이기도 하다. 작가는 과거 공단에서 수출품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켜져 있던 전등을 떠올리며, 버려진 전등은 당연히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폐 LED 전등을 직접 수집했다. 전시의 보조적 도구로 사용되는 조명을 주요 소재로 사용해 우리의 주변부에 존재하는 것들을 비로소 존재감 있게 바라보고자 한다. 특히 작품 <독산회화>는 전시 기간 동안 작가가 계속해서 폐 LED 전등을 수집하여 설치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최선 작가는 2021 지역기반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2019년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휴게실로 원두커피를 마시러 오던 방직공장의 아주머님들이 들려준 독산동의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독산동, 한때는 공단이라 불리던 동네. 나라 수출 경제의 큰 축이 되었던 동네를 이루던 사람들은 다 흩어졌지만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는 몇 남지 않은 기성복 공장과 철길 건너 새로 지어진 높은 건물의 환한 불빛은 마치 그때의 삼교대 공장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디지털 기술의 공장들과 그 시절의 공장이 혼재한 풍경 속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작가는 줍고, 모으고, 좇고 있다.
 
작가는 ‘모여서 함께 일을 하다 흩어진 지금, 우리의 눈가에 보이지 않는 무명의 그들을 기억하려 한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최선은 밝은 불빛의 공장 아래 끊임없이 움직이다 이름 하나 없이 사라진 그 ‘사람들’을 조명하는 작품을 꾸렸다. 그들이 빛보다 더 밝게 빛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누군가 버린 것들에겐 당연히 이유가 있다. 버려진 전등은 당연히 작동하지 않는 걸까? 결과론적 질문에 작가는 대답한다. “버린 것이니 당연히 켜지지 않을 거라는 그 생각이 내겐 바로 조형의 재료입니다.” 전시는 3월 12일까지.
 
작가 최선(b.1973)은 현대미술을 통해서 우리 시대와 사회의 현재를 작업에 담는 동시대 예술가가 되고자 한다. 2020년 모두를 혼란과 절망에 빠뜨린 코로나19가 앞으로 개개인 간의 사이를 점차 더 벌려놓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고, 작가로서 해야 할 일을 찾고 있다. 2020년 신안 증도 소금박물관의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되었고, 2020년 홍콩 Soluna FineArt의 < Indigo >전, 2021년 스위스 쿤스트 뮤지움 베른의 < Border Crossing > 전시에 참여했으며, 올해 9월에는 스웨덴 웁살라 니브스타의 CIK에서 < Artificial Nature > 전시를 가졌다.
 

 
■ 작가노트


독산회화
 
지금까지 작업이라는 것을 해오면서 종종 내 작업이라는 게 미지의 것들과 내 자신이 벌이는 내기 같기도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런 행위들, 가령 길에서 누구에게 구걸하듯이 무엇인가를 부탁한다든가 하는 것도 작업이 될 수 있을까, 길에서 주운 것들이거나 남들에게 부탁해서 그리거나 만든 것들도 작품이나 예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들이다. 사실 지금껏 해왔던 나의 거의 대부분의 작업들이 그랬던 거 같다. 어떤 미학적 확신이 미술사의 계보 적인 기준에 딱 들어맞는 계획이라기보다는 순간순간 충동에 강하게 이끌려 해왔다. 그러니 나의 작품과 작업들을 조금만 살펴본다면 그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버려지거나 방치된 폐기물들을 지나치며 나는 그것의 쓸모가 진정 끝장이 난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것에 감정이 이입이 되어 어디에선 가는 아직 그것이 쓸모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길에서 폐기물들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주변에서는 꼭 한 소리씩 나오기 마련이다. 다 이유가 있어 버린 것이라는 말이다. 나 역시 버려진 물건들은 쉽게 예상되는 이유로 작동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작동이 되지 않을까 궁금해하다가 보니 그 호기심은 갈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금천구 독산동,
한때는 일일 세 번 교대로 공장의 등이 꺼질 새가 없어 공단이라 불리던 동네. 그 공장에서 만들어진 메리야스와 기성복들로 전세계 곳곳의 사람들을 입혀 주었으며 그래서 이 나라 수출 경제의 큰 축이 되었던 동네. 컬러 텔레비젼 브라운관 너머로 경찰과 충돌하는 노사분규의 현장으로 매일 매일 비춰지던 동네. 그리고 해마다 4월이면 뚝방길을 따라 벚꽃이 끝도 없이 흐트러지는 동네.
 
이것은 2019년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의 작가로 일 년간 이 동네로 출퇴근을 하며 생활했던 내게 떠올려진 심상들이었다. 점심시간이면 금천예술공장의 휴게실로 원두커피 마시러 오시는 몇 남지 않은 방직공장 아주머님들은 이 동네의 증인들이었다. 명맥을 잇고 있는 기성복 공장의 미싱은 아직 끊이지 않고 돌아가고 철길 건너 높은 건물의 칸 칸에는 지난날 삼 교대의 공장이 밝혔던 불빛처럼 디지털 기술의 공장들이 밤을 훤히 밝히고 있다.
 
이번 예술의 시간에서 갖는 나의 <독산회화>는 이곳 독산동을 중심으로 함께했던 사람들에 관해 사유한 작업과 전시이다. 모여서 함께 일을 하다가 흩어진 지금, 우리의 눈가에 보이지 않는 무명의 그들을 기억하려고 한다. 버려진 폐 LED 전등에 다시 전기를 넣어 전시장 불을 밝히려 했다. 이 동네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름들을 다시금 떠올려 보려 했다. 그 존재를 그 무엇보다 밝게 비춰 보이려 했다.
 
전등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 폐전등을 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전등 가게에서는 공장에서 가져온 새 전등만을 파는 곳이기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공간으로부터 가져온 폐전등을 취급하지 않기에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버린 것이니 당연히 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 생각이 바로 내게는 조형의 재료이다.
 
2021년 12월
 
최선





독산회화(4월의 벚꽃)_2021, 버려진 폐 LED 수집 후 벽면에 설치, 가변설치 ⓒThe Artist & Art Moment



독산회화(4월의 벚꽃)_2021, 버려진 폐 LED 수집 후 벽면에 설치, 가변설치_detail ⓒThe Artist & Art Moment



독산회화(4월의 벚꽃)_2021, 버려진 폐 LED 수집 후 벽면에 설치, 가변설치 ⓒThe Artist & Art Moment



Flower 2021_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03분18초 ⓒThe Artist & Art Moment




Flower 2021_2021, 단채널 비디오, 컬러, 03분18초_detail ⓒThe Artist & Art Moment



전시전경 ⓒThe Artist & Art Moment



전시전경 ⓒThe Artist & Art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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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st & Art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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