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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박찬호, 이선주, 하춘근 기획전 '노이즈'

Kim youngsoo, Park chanho, Lee sunjoo, Ha choonkeun, 'The No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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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시계視界를 넘어서’
- 김영수, 박찬호, 이선주, 하춘근 기획전 
 
이선주. 김영수. 하춘근. 박찬호. 국내외 사진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전혀 서로 어울릴법하지 않은 사진작업을 하는 4인의 사진작가가 모여 사진전을 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영택교수(미술평론가. 경기대 교수)는 위 사진가들이 사진의 본질적 특성인 가시의 시계(視界)를 넘어서 비가시적 시계(視界)탐닉하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네 명의 사진작가들은 전통적이고 정형화된 사진의 언어와 기법에 다소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사진의 어법, 문법을 나름대로 재배열하거나 슬쩍 비틀어 모종의 틈을 벌린다. 그 틈이 결국 이들이 생각하는 사진에 대한 인식, 논리거나 또는 사진 매체를 개성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궤적을 보여주는 풍경일 것이다. 분명 특정 대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진에 담긴 대상이 좀처럼 시선에 잡히지 않거나 흐려지거나 흔들리고 있어서 가시적 시계(視界)에서 벗어나 비가시적 시계(視界)를 향하고 있다.
박찬호와 이선주는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이탈한다. 물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진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들은 그 범주를 의식적으로 벗어나 이른바 보이는 대상 너머의 것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지게 자리한다. 시선과 색채, 프레임과 톤의 극적인 연출이 힘껏 밀고 있다. 각자 격렬한 카메라워크와 무거운 침묵과 단호한 색채라는 대조적 세계 안에서 이루고 있는 성취다.
김영수와 하춘근은 사진을 재조작하거나 응축,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확고한 가시적 형상 자체를 부단히 밀어내는 사진이다. 과잉된 사진(정보)이미지, 그리고 시간의 무수한 겹침 아래 변형된 상은 특정 대상을 제시하는 사진의 틀에서 비껴나 있다. 이들 사진은 무척 개념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그 개념은 각자 ‘모나드 또는 시뮬라크르’ 그리고 ‘역사와 휴머니즘’에 관한 자신들의 인식을 표명하는 선과 맞물려 있다. 이들에게 사진은 개념을 전달하는 동시에 사진이란 매체를 질문하는 수단이다.
결국 이들 4인의 작업은 사진이란 매체의 확장된 시도 안에서 여전히 사진이기에 가능한 세계를 탐색한다는 공유성이 있다. 동시에 현상 너머의 것, 보이는 세계 내부에 자리한 모종의 심연과도 같은 것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지도 모르겠다. 사물의 현상적 측면이 아니라 그 이면을 응시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 그것은 모든 시각이미지가 궁극적으로 가닿고자 하는 곳 아닌가?
 
모나드 작업을 통해 2018년 제8회 noW Advance Exhibition 부분으로 선정된 김영수 사진작가와 2018년 뉴욕타임즈에 인터뷰와 작업내용이 상세히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박찬호 사진작가, 2018년 San Francisco Bay International Photo show에서 Gold Medal을 차지한 이선주 사진작가, 2014년 제35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사진부문에서 입선한 이래로 ‘휴머니즘의 오류’를 주제로 전시 및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하춘근 사진작가, 이들 4인의 전시는 2월 19일부터 3월 04일 까지 평창동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열리며 작가들이 모두 참여하여 진행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톡은 2월 22일 오후 2시와 4시에 금보성 아트센터 전시장 내에서 열릴 예정이며 오프닝 행사 2월 20일 목요일 오후 6시에 열린다.
 
 
□ 작가 소개

박찬호 (Park chanho)
 
한국의 죽음에 관한 의미를 탐구해온 사진가 박찬호(1971-)는 한국의 고유한 문화 중 제의와 관련된 문화를 오랜 시간동안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소시절 어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 죽음이라는 그의 “사적고민”은 인간의 근원적인 ”공적고민”이 되어 작업의 동력이 되었다. 죽음과 돌아감이라는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에 침잠하는 그는 시각적 탐구를 통해 그 본질에 다가가려 했다. 종가집의 유교식 제의, 전통장례, 입향조가 신격화 되어 마을주민이 모시고 굿을 하는 본향당, 불교식 제의, 다비식 등 죽음과 추모의 장소이면 그 곳이 어디든지 찾아다니는 사진가 박찬호는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가 타고 가는 꽃상여의 뒤를 따르며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 있다. 그의 사진작업은 2016년도 온빛다큐멘타리 기획전으로 열린 박찬호 사진전 “돌아올 귀”를 통해 처음 소개가 되었다. 그 이후로 S.I.P.F (싱가포르 국제 사진페스티벌)의 오픈콜 작가로 선정되어 싱가포르에서 전시를 하였다. 그 밖에도 아르헨티나, 중국, 등지에서 크고 작은 전시를 가졌으며 2018년 뉴욕타임즈에 선정되어 그의 인터뷰와 작업이 소개되었다. 그 이후에도 “돌고 돌 회” 라는 사진작업을 통해 한국불교에서의 장례와 제의를 통해 불교의 죽음에 대한 관점을 찾아가고 있으며 끊임없이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본인의 답을 찾으러 몰두하고 있다.
 
전시
2016년 03월 박찬호 사진전 “돌아올 귀” 인사동 토포하우스 아트센터
2016년 04월 박찬호 사진전 “돌아올 귀” 강릉시립미술관
2016년 08월 S.I.P.F (싱가포르 국제 사진페스티벌) 오픈콜 전시. “The Return”
2016년 08월 S.I.P.F 우수 포트폴리오 선정 돌고 돌 ”회”
2016년 09월 ciclo de proyecciones de corea,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외 10개 도시
2017년 08월 D.I.P.F (대리국제사진전 기획전. “The Return”
2018년 04월 뉴욕타임즈 “LENS” 선정.
2018년 11월 기획전 ”근원을 향한 여정”, 대구문화예술회관.
2019년 3월 박찬호 사진집 Return '귀' 출간 (출판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0
2019년 4월 박찬호 사진전 Return '귀' 서울 갤러리 류가헌
2019년 5월 박찬호 사진전 Return '귀'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2019년 6월 박찬호 사진전 Return '귀' 광주 갤러리 혜윰
2019년 12월 제1회 FNK PHOTOGRAPHY AWARD 수상
  
  
김영수 (Kim youngsoo)
 
MBA, KAIST
한경대학교 사진전공 석사
 
[ 개인전 ]
2019 MONAD paradox of images Gallery 서이, 서울
2018 MONAD double slit Gallery NoW, 서울
2017 MONAD Exhibition Galley 배다리, 인천
 
[ 그룹전시]
2019 WIT(what’s the issue these days?) (백학 미술관, 전남광주시)
2019 On Photography (Galley 브레송, 서울)
2019 部族時代 ( Place M , 도쿄)
2018 One Day ( Galley 291 , 서울)
2017 Arcade Project ( 문화 Gallry , 평촌 )
2017 리수이 국제사진제( China Lishui)
2017 대리 국제사진제( China Tari)
2017 Korea Contempory Exibition ( Gallery Index , 서울)
2017 Makeshop art TOP 10 ( Makeshop art space , 서울)
2017 MONAD Exhibition ( 뉴욕 , USA )
2017 전주국제사진제( gallery Nun )
2016 동강국제사진제 Growing-Up IV ( 영월 )
2016 Spectrum Exhibition (서울)
2015 風景之上Exhibition ( ArtN space , 상하이)
2015 Triad Exhibition (서울)
2014 CRESCENDO Exhibition (서울)
2014 Korea Modern Art Competition Exhibition (서울)
2014 Jochunjeommyo Exhibition (서울)
 
[ Award winning career ]
2017 Gallery NOW Advanced Exhibition Award
2016 Dong-gang Growing-UP IV Artist
2015 IPA(int‘ photography awards) Honorable Mention (USA)

 
이선주 (Lee sunjoo)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 사진학과 재학중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사 사진전공 (학점은행제)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교 졸업
 
Solo Exhibition:
2019 수상자 초대전 나우 갤러리, 서울
2017 개인전 공근혜 갤러리, 서울
2017 초대전 및 사진집 발간 구하 갤러리, 서울
2016 개인전 Space291, 서울
 
Group Exhibition:
2019.11~2020. 3 Who we are, “Primary Source” Exhibition, The Lafayette center Gallery at Downtown Boston, MA, USA
2019. 7. Black Memorabilia 4, 25thJuriedshopExhibition,TheGriffinMuseumofPhotography,Winchester,MA,USA
2019 Musical Silence, 젊은 달 Y Park 상시전시
2019.3 Memorabilia 3, Outspoken; Expanded, The RI Center for Photographic Arts, Providence, RI, USA
2019.1~ Hassla Art World, 강릉, South Korea
2018.12 Griffin Museum of Photography, Cambridge, USA
2018. 9 AAIC Gallery in Berkley, California, USA
2018. 6 Dong gang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in Yeong wol, South Korea.
2016. Galeria Saro Leon, Spain
 
Award
2019 Critical Mass 2019 a top 200 finalist. USA
2019.7 Black Memorabilia14 25th Juried show Exhibition 일등 수상 및 Richard’s Family Trust Award 수상
2018.10 Gallery Now 작가상 수상 부문
Gold Medal Award winner in the San Francisco Bay International Photo show 2018.
2018. 제17thDonggangInternationalPhotoFestival부문 참여 작가로 선정
 
출판
2017 space291
 
기타
2019 Photolucida Potland 참가
2018 Houston Photo Fest 참가
2018 April 30 Fotofest Week at LENSCRATCH에 계제
 
 
하춘근 (Ha choonkeun)
 
과거 인류사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심각하게 위햅받았던 역사적 장소 DMZ, JEJU JUNGSANGAN, GROUND ZERO 911, HIROSHIMA, NAGASAKI를 기록하여 허구적인 휴머니즘이 아닌‘휴머니즘’그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작가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작업해 온 사진, 영상, 설치 등 20여점이 전시된다.

하춘근 작가의 작업에 대해 장 루이 쁘와트방 ( Jean-Louis Poitevin 철학박사. 소설가. 미술평론가. AICA internation의 멤버. TK-21 La Rerue의 주필) 은 이렇게 말했다.

“하춘근 작가의 작업은 확실히 우리의 몸에서, 또 뇌에서 이루어지는 지각의 작용을 의식하도록 만든다. 이미지의 중첩으로 구축된 하춘근 작가의 사진이미지들은 어떤 장소, 주제, 혹은 삶의 순간에 기반 하여 형성된 독창적인 이미지의 시리즈이다. 각각의 사진은 모두 지각경험의 진실성과 무의식적인 지각 메카니즘에 대해 진지하고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역사 속에 절대적인 선, 정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일까? 에 대한 질문과 함께 우리의 삶이 더 이상 허구적인 휴머니즘의 모습이 아닌, 인간존중의 정신이라고 하는 휴머니즘(humanism) 그 본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개인전
- 2019 Error of Humanismm _ DMZ 155miles
- 2017 JUSTICE 프로젝트, 금보성아트센터
- 2015 대한민국 BIG EYE 프로젝트, 갤러리 나우

그룹전
- 2018 Voyage, 아시아4인 초대전, Paris
- 2018 2018 Houston Foto Festival
- 2017 2017 중국 리수이 국제사진축제
- 2017 JUSTICE 프로젝트 전시 (금보성아트센터)
- 2016 Canarias, Islas Spain, SPACE291
- 2016 Project 8, Gallery MARK, Seoul
- 2016 “Brisas de Corea” Galleria SAROLEON, Spain
- 2015 광복70년! 분단70년! 대한민국 기획전

수상
- 2014 제35회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사진부문 입선

저서
- 동강국제사진제 2014
- 사진작가의 사진 고민, 대한민국 BIG EYE 프로젝트 과정을 공유하며, 리즈앤북
- 작가의 생각이 작품이 되기까지, JUSTICE 작업과정을 공유하며, 리즈앤북
- Tong Si, 통시 경계를 말하다
- Project 8

경력
- 2000~ 투비원커뮤니케이션 대표


□ 기획 노트

사진의 표면을 흔드는 노이즈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일반적으로 사진은 인증의 자료이자 객관적 실체를 모방하는 강력한 매체로서 그 사실성, 재현성이란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받았다. 회화나 조각과 달리 사진은 기계에 의존해서 표현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 주어진 기계의 메커니즘(작동원리)을 따르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모색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진의 역사란 결국 사진이란 매체를 질문하는 개념적인 성격이 짙으며 기존 문법 체계를 부단히 흔든 결과일 수 있다. 그것은 사진의 재현성을 질문하고 동시에 사진의 기계적 속성, 정해진 문법 바깥을 부단히 확장시켜온 궤적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들 네 명의 사진작가들 또한 전통적이고 정형화된 사진의 언어와 기법에 다소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노이즈’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이들은 이른바 사진의 어법, 문법을 나름대로 재배열하거나 슬쩍 비틀어 모종의 틈을 벌린다는 생각이다. 그 틈이 결국 이들이 생각하는 사진에 대한 인식, 논리거나 또는 사진 매체를 개성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궤적을 보여주는 풍경일 것이다. 분명 특정 대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지만(각자 그 편차는 다르지만) 사진에 담긴 대상이 좀처럼 시선에 잡히지 않거나 흐려지거나 흔들리고 있어서 가시적 시계視界에서 미끄러지거나 애매한 편이다.
 
박찬호와 이선주는 특정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이탈한다. 물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진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이들은 그 범주를 의식적으로 벗어나 이른바 보이는 대상 너머의 것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지게 자리한다. 시선과 색채, 프레임과 톤의 극적인 연출이 힘껏 밀고 있다. 각자 격렬한 카메라워크와 무거운 침묵과 단호한 색채라는 대조적 세계 안에서 이루고 있는 성취다.
김영수와 하춘근은 사진을 재조작하거나 응축,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확고한 가시적 형상 자체를 부단히 밀어내는 사진이다. 과잉된 사진(정보)이미지, 그리고 시간의 무수한 겹침 아래 변형된 상은 특정 대상을 제시하는 사진의 틀에서 비껴나 있다. 이들 사진은 무척 개념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그 개념은 각자 ‘모나드 또는 시뮬라크르’ 그리고 ‘역사와 휴머니즘’에 관한 자신들의 인식을 표명하는 선과 맞물려 있다. 이들에게 사진은 개념을 전달하는 동시에 사진이란 매체를 질문하는 수단이다.
결국 이들 4인의 작업은 사진이란 매체의 확장된 시도 안에서 여전히 사진이기에 가능한 세계를 탐색한다는 공유성이 있다. 동시에 현상 너머의 것, 보이는 세계 내부에 자리한 모종의 심연과도 같은 것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지도 모르겠다. 사물의 현상적 측면이 아니라 그 이면을 응시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 그것은 모든 시각이미지가 궁극적으로 가닿고자 하는 곳 아닌가?
 
김영수는 인터넷 공간에서 부유하는 무수한 이미지를 ‘구글링’으로 채집해 이를 활용하는 작업이다. 대량 소비되는 이 불특정한 이미지는 디지털이미지이자 레디메이드이미지에 해당한다. 작가는 수집된 이미지들을 응축, 분쇄, 해체시켜 선이나 색채로만 환원해 흡사 추상회화와도 같은 표면을 얻는다. 그것은 사진이 지닌 정보, 재현, 인지성 등의 여러 요소를 지워버리고 물리적 흔적, 얼룩만을 남겨놓는 방식이다. 이 <모나드> 작업은 ‘이미지들의 존재론적 특성인 그것이 존재했음을 거부하고, 그 존재의 증거(형상)를 없앰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존재의 원인을 상상하게’하려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생멸한다는 진리가 그것이다.
작가의 이 사진은 결국 ‘모든 것이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사진이 물고 있어야 할 어떤 대상, 형상도 부재한 이 사진은 선과 색만으로 직조된 기이한 사진을 보여준다. 차갑고 기하학적이면서 평면적인 이 사진의 피부는 재현과 추상이 공존하고 이미지와 이미지의 탈각을 동시에 한 몸으로 거느린다. 사진 안에는 엄청난 대상이 깃들어있지만 우리 눈은 결코 그것을 보지 못한다. 보여주면서도 정작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는 역설적인 사진이자 기존 이미지를 통해 낯선 이미지를 파생하는, 이른바 시뮬라크로서의 성격이 강한 사진이기도 하다.

다소 유사한 맥락에서 하춘근은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던 특정한 장소를 찾아 그곳의 장면을 무수히 중첩, 응축시킨 사진을 선보인다. 과잉된 이미지의 겹침, 시간의 누적으로 인해서 인지 가능한 대상이 사라져버리고 모종의 흔적, 선과 색채, 흐름만이 인지되는 그런 사진이 되었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여러 사건의 진실에 대한 의문, 모호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는 시도에 의한다. 작가가 찾아가 그곳을 감싸 안고 있었던 시간을 기록한 장소는 바로 20세기 들어와 전쟁과 폭력, 테러, 죽음 등이 머물고 간 곳들이다. 그곳은 지난 시간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이미 그 사건이 사라져버린 부재의 공간이기도 하다. 1945년 8월 6일과 8월 9일에 원폭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1948년 4월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6년이 넘는 기간 동안에 제주 인구의 약 10분의 1이 죽는 대참살극이 벌어진 이른바 4.3사건의 장소인 중산간 일대,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휴전협정 전문 제 1조에 의해 설정된 동서길이 248km(155마일)의 DMZ(비무장· 비전투지역), 그리고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쌍둥이 빌딩 자리가 바로 작가가 수차례 방문하고 촬영한 장소들이다. 지금 그곳은 기억과 애도의 장소가 되어 보존된다. 폐허가 되어버린 곳이자 애도와 기념의 공간으로 탈바꿈 된 곳이라 본래의 상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작가가 찍고자 했던 것은 특정 장소라는 대상, 이미지가 아니라 그곳에 있었었던, 그러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그 무엇이자 동시에 비극적 사건의 실체와 그러한 폭력과 죽음을 몰고 온 진정한 이유, 인간의 죽음과 이데올로기 등을 질문하고자 하는 의도인 셈이디.
 
이선주의 사진은 순간 시선을 먹먹하게 한다. 시선에 걸려드는 대상이 잘 안 보인다. 그러나 분명 작가는 특정 대상을 화면 정중앙에 위치시켜 재현하고 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이 사진은 흰색/검은 색만으로 절여져있어서 흡사 농밀한 단색주의 회화로 다가온다. 그러나 화면에 근접해가다보면 색채 안에서 비로소 희미하게 대상이 걸려든다. 과도하게 하얗고 검은 이 사진은 대상을 삼키고 있다. 따라서 보이는 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 이면에 담겨있는 실체에 대해 신중하게 근접하고 보게 한다. 아울러 색채로 대상을 적시고 있기에 사진의 피부에 주의 깊게 반응하게 한다. 작가는 밀크 글래스를 배치한 후 밀크 글래스 및 지지대와 주변의 모든 것을 하얗게, 또는 검게 도포했다. 분사된 물감의 가루, 입자들이 사물의 피부를 덮어버리고 그 본래의 특징들을 억압하고 은폐했다. 이러한 과정은 작가의 지난 시간을 봉인하고 있는 밀크 글래스가 맹렬하게 지워지는 중이자 기억 속에서 점차 희박해지면서 흐려지는 순간, 짙은 어둠 속으로 소멸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것은 이른바 ‘머리 속이 하얗게’ 되는 것이자 ‘Black out’ 되는 것이다. 이선주의 작업은 자신의 사적인 수집품을 매개로 사진에서 요구하는 혹은 사진이 당연히 제시하는 재현의 기능을 슬쩍 거둬들인 자리에 또 다른 감각을 부단히 불러내는 한편 사진에서의 색채와 질감의 힘, 그리고 통감각적인 매개로서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회화와 사진의 경계가 녹아내린 지점에서 보는 이의 눈을 멀게 만들면서 동시에 다른 감각을 죄다 일으켜 세우는 힘으로 긴장되어 있는 사진이다.
 
박찬호는 앞서 언급한 작가들에 비해 분명 구체적인 대상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작업이다. 그렇지만 이 사진 역시 가시적 대상에서 모종의 비가시적 흔적, 기운을 추출하려는 사진에 해당한다. 작가는 우리 땅 이곳저곳을 발품 팔아 다니며 굿, 스님의 다비식이 열리는 장소 등을 찾았다. 한국 문화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특정 대상, 장소, 사람들을 촬영했다.
이곳의 토착문화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거나 환기되는 장면이 그의 주된 대상, 표적이 된다. 물론 그것은 무형의 것, 정신적인 것, 다분히 심리적인 그 무엇이다. 따라서 작가의 카메라 렌즈는 대상이 외형이라기보다는 불가피하긴 하지만 그로부터 멀리 달아나 가시화할 수 없는, 사진적 재현의 그물로 잘 걸리지 않는 기이한 힘에 이끌린다. 그것은 주술성을 불러내는 사진, 이른바 혼이나 넋 같은 것을 낚아채려는 시도를 지닌 사진이다. 대상이 뿜어내는 기운인지 아니면 가파르고 격렬한 동세를 주는 구도나 화각, 거친 입자가 부유하는 듯한 질감에서 연유하는지 혹은 대상 자체가 워낙 생경하고 섬뜩한 인상을 주는 지 알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도 사진은 분명 기이한 기운, 전율을 안긴다. 이러한 방법론은 육명심이나 이갑철의 사진을 강하게 연상시키는 편이다. 동시에 이 작가는 그러한 자장 안에서 보다 깊숙이 들어가고자 하는 듯하다. 사진은 분명 한국인의 기층문화에 자리한 이른바 신기와 삶의 정서로 인해 충족되는 영적 기운이 물씬 거린다. 느닷없이 대상으로 근접해 찍어낸 사진은 과도하게 들어온 빛과 흔들리는 이미지, 거친 흑백 톤의 입자, 그리고 부서지고 사라지는 광선과 불의 드라마틱한 장면을 퍽이나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풍경과 함께 들어온 인물들은 온전한 모습이 아니라 빛이나 불꽃처럼 들어온다. 홀연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 찰나의 인연, 생사가 넘나드는 어떤 순간을 벼락처럼 안긴다.
 
 
 □ 작품 소개


김영수, omen 2728, 80x80cm, pigment print, 2019



김영수, 6days, 100x100cm, pigment print, 2017
 
 

이선주 Black Memorabilia 13, Lee Sunjoo, 80x100cm, Inkjet print, 2019



이선주, Black Memorabilia 1, 80x100cm Inkjet Print 2019



박찬호 귀() after a Memorial Service before the Grave Pigment Print, 100x67cm



박찬호 상원사의 봉황 The Oriental Phoenix at Sangwonsa Temple Pigment Print, 100x67cm

 

하춘근 BE_K_DMZ 38.305446N 127.438115E, Archival Pigment Print, 100*100cm, 2019


하춘근 BE_GZ_40.71104N 74.013034W #6, Archival Pigment Print, 100*100Cm, 2017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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