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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개인전 《The magic of time》

Lee Kyung Soo solo exhibition

  • 작가

    이경수

  • 장소

    갤러리 한옥란

  • 주소

    서울 종로구 율곡로5길 18-5 (안국동)

  • 기간

    2022-02-12 ~ 2022-03-12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10-6232-8568

  • 홈페이지

    http://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 작가노트

 
시간의 마법 (The magic of time)
이경수
 

시간의 마법에 걸려 과거로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낡고 해진 신발, 바람 빠진 축구공, 트로피 컵 …….
해리포터에 나오는 ‘포트키’는 손을 대는 순간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을 시켜주는 그 능력에 비해 평범하고 때로 하찮아 보이는 물건이다.
어느 날 가판대에 여러 다발로 묶여있던 꽃버선이 나에게 포트키가 되었다.
‘거기’로 이동시켜 주기만 해도 놀라울 텐데 ‘그때’까지 함께 이동시켜 주니 더욱 놀랍다.
매일 지나다니던 그 가게 앞에 언제나 수북이 쌓여 있던 버선 다발이
왜 그날 유독 눈에 띄었는지를 설명할 길은 없다.
다만 그날 버선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와 나는 여태 잘 놀고 있다.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고 아버지의 손도 잡아보며
7살의 나, 16살의 나와 친구가 되어 즐겁게 논다..
 
시장에서 사 온 버선은 아주 화려하고 푹신하면서도 가볍고 따뜻한데 세탁도 손쉽다.
게다가 가격마저 싸다.
어머니가 이 버선을 보신다면 뭐라고 하실까?
오래전 어머니가 신던 구겨지고 때가 잘 지지 않던 버선은
피가 나도록 갈라지는 고단한 발을 보호하기에도
시린 발을 감싸기에도 역부족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상처 나고 아픈 발을 감추고 싶은 마음에는 안성맞춤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꽃과 나비, 보석으로 버선을 치장하며 노는 시간에는
엄마의 갈라진 발이 금방 나을 거 같다는 착각과
엄마가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한 신기한 버선을 선물해드린다는 설렘이 있다.
 
생각해보면 장롱문을 열고 신어보던 엄마의 버선이나 아버지가 벗어놓은 장갑, 형의 종이 상자 속에 있던 내가 모르는 물건들, 누나 방에 있는 좋은 냄새가 나는 화장품들이 그때는 호기심을 부추기는 물건들이었지만 사실은 나를 어른의 세계로 순간이동 시켰던 포트키였을지도 모르겠다.
미리와 본 어른의 세계에서 어른으로 살고 있는 지금 일상용품이 돼버린 물건들은 더 이상 설레지 않고 오직 필요한 정도에 따라 의미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시시한 어른이 되어있는 나에게
오래되고 유행이 지난 촌스럽고 뻔한 모양을 하고는
지나가던 나를 멈춰 세워 엄마의 막내아들로 되돌려 놓는 환상적인
꽃버선!
 
부모님의 흰 고무신.
아내가 돌때 입었던 한복.
어릴 적 동네 어느 전통혼례식의 기억 등을 가지고…….
사진놀이로 시간의 마법에 빠져본다.
검프린트(Gum Bichromate Print)에 새겨진 이미지는 오래된 책속에서 나는 향기와 같다.


이경수_Hanbok #10_50.8 x 40.6cm_Gum Bichromate Print on BFK_2021


이경수_Hanbok #14, 50.8 x 40.6cm, Gum Bichromate Print on BFK, 2021


이경수_Flower Beoseon #02_27.9 x 35.5cm_Gum Bichromate Print on BFK_2019


이경수_Hanbok #05_40.6 x 50.8cm_Gum Bichromate Print on BFK_2019


이경수_Jogduli #09_40.6 x 50.8cm_Gum Bichromate Print on BFK_2021


이경수_Flower Sin #02_40.6 x 50.8cm_Gum Bichromate Print on BFK_2019


이경수_Hanbok #08, 50.8 x 40.6cm, Gum Bichromate Print on BFK,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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