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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바톤: 비정형의 향연

Hybrid Baton: Atypical F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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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큐레이팅의 선구자라고 칭송받는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 1933-2005)의 《태도가 형식이 될 때(When Attitudes Become Form)》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혁명적인 기획과 참여 작가의 면면에 있어 여전히 회자되는 전시이다. "Works-Concepts-Processes-Situations-Information"의 부제는 그 전시의 성격을 충실하게 대변하고 있다. 통념을 거스르는 물질/비물질의 형태로 존재하는 미술 또는 그것의 새로운 형태라고 불릴 만한 가능성들을 포용했던 선구적인 전시는, 하나의 정제된 결과물로서의 “아트(Art)”가 아닌 작품이라고 명명되기까지의 과정과 거기에 임하는 작가의 태도(Attitude)에 방점을 찍었다.
            
제만이 1969년 전시가 열렸던 베른 미술관(Kunsthalle Bern) 디렉터로써 작성한 기획서에서는, 미국 서부 출신의 영 아티스트가 주축이 된 실험적이고 다원주의적인 신경향을 아우르는 전시의 타이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정형화된 형태에 반한 시도들, 개인적이고 감정적 발현의 총 합체이기도 했던 작품들은 그런 연고로 하나의 사조가 아닌 "관찰된 현상"으로 그에 걸맞은 이름을, 이미 전설이 된 타이틀이 부여되었다.
            
그룹핑(Grouping)에 대한 강박은 그룹전의 가장 큰 적이기도 하다. 전시 전반을 아우르며 모든 작품에서 시각적으로 발현되는 유사한 이미지나 분위기에 대한 유혹은, "최대 다수의 이해와 호의"라는 SNS 시대적 분위기 앞에서 더욱 배가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현대 미술을 정의할 때 빠지지 않는 "동시대"라는 전제 조건과 모순적인 관계이기도 하다. 일률적인 전시 구성과 비슷한 맥락의 작품들 사이에선 여간해선 작가들의 미묘하고 독창적인 시도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제만의 주장은 다양한 시도의 욕구와 관례의 절충 가운데서 고심하고 있을 후대의 기획자들에겐 든든한 선언이 아닐 수 없다.
            
"Hybrid Baton(하이브리드 바톤)“이란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챕터투의 기획에 공동 참여해 온 바톤이 그 간 다양한 기획안에서 함께해 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여 선보이는 전시이다. "Atypical Feast(비정형의 향연)"은 각각의 작품에 임한 작가들의 의도를 충실히 대변한다. 자신의 조형 의지에 적극 부합하는 ‘form’과 ‘material’을 적극적으로 탐구한 과정의 결과물들은 우리에게서 즉각적인 감흥과 수긍을 요구하지 않는다. 동시에, 이는 구상과 평면 회화가 리드하는 현재의 트렌드에서, 현대미술사의 시기별 여정과 그 분화 과정에 대해 숙고하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제한된 언어로 표현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상들, 그러기에 작가가 생각한 최적의 포맷으로 분한 "비정형 작품"들은 단순하고 명쾌한 메시지를 거부하기에 우리 스스로 그 작품에 더욱 다가가며 머물고 돌아보게 한다.
            
결국, 이 전시에 최적화된 감상의 태도는 반세기 전에 제만이 던진 의미심장한 권유를 충실히 따른다.
"LIVE IN YOUR HEAD (당신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이 전시는 챕터투의 전시와 레지던시에 함께 참여하고 교류해 온 모든 작가들과 챕터투 구성원, 그리고 진일보한 메세나 정신을 실천해오며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 (주)유파인메드의 기여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작가별 작업세계




• 권중모  (b.1982)

권중모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조명, 가구, 오브제 등의 작업을 선보여 왔다. 작가는 재료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양한 빛의 음역을 연출하는 것과 동시에 빛이 없는 상태에서의 조명의 조형성을 중점적으로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히 한지를 활용하여, 빛을 안으로 끌어 들이기도 하고 확장시키는 등, 한지의 투과성을 재해석한 조명을 디자인한다.


• 김범  (b.1968)

김범은 회화에서부터 드로잉, 오브제, 설치, 비디오, 책에 이르는 폭넓은 매체를 사용하여 이미지가 가진 허구성이나 회적으로 교육된 개념으로부터 탈피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이를 통하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는 각을 관람객에게 제시한다. 그의 작품은 비정형적인 물성과 외향을 지니고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형태를 가지며,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유추하고 각자의 고유한 사고 체계를 작동 시키도록 독려한다.


• 김지은  (b.1977)

김지은의 작품은 과거와 미래가 얽힌 현대사회의 문제, 그중에서도 도시환경과 공간을 다룬다. 도시의 구조적 하부를 탐구함으로써 현대인이 살아온 환경이 어떻게 구성 되었는지, 그를 통해 현대사회의 욕망을 추적한다. 전시 작품인 Plumbing First (2014)는 현대 도시 건축물의 일상적인 신축과 철거,용도가 변경되는 현장의 일면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상업적인 용도와 기능적 효용 극대화의 논리하에서 건축물은 자본주의의 대량 생산품과 다름 없이 소비되고 있음을 현장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 박혜수 (b.1974)

박혜수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기억과 감정을 나열함으로써 사회 통념과 획일화된 행복의 기준으로 인해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과 주변인들, 또 그들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개인의 기억과 삶의 가치를 시각화하기 위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들을 관찰하고, 조사와 채집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 후 그 결과물을 작품으로 귀결시킨다.


• 오유경 (b.1979)

오유경은 열린 공간을 지향하며 ‘순환성’의 개념을 작업의 중요한 요소로서 끌어들인다. Salt City (2017)는 탑의 형태로 서해안 갯벌 위해 놓여진 백여개의 소금 덩어리(Block)가 조수로 인해 서서히 그 형태가 축소, 변형되고 종국에 소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힘, 순환의 섭리에 대한 시각적인 징표를 통하여 작품에 작용한 시간의 흐름과 자연 현상에 대한 일종의 경외와 함께 생경한 시적 감흥을 일으킨다.


• 주세균 (b.1980)

주세균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공적 규범 체계와 상징이 가진 함의에 대한 의문을 설치, 조각, 드로잉,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풀어오고 있다. 작품안에서 우리의 인식체계에 입력되어 있는 국기의 구성요소를 갖춘 모양은 실재하는 국가의 기가 아니다. 작가에게 있어 'Notional'은 언제나  'National'로 전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고, 이는 동시에, 우리가 실체라고 믿었던 기존의 정의와 의미, 상징들은 유사시 전복될 가능성에 놓여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주세균 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기준과 의미는 ‘실체와 개념’ 사이 어딘가에 불완전하게 놓여 있음을 말한다.


최선 (b.1973)

최선은 폐유나 소금물 같은 상업적인 가치가 소멸된 비예술적 재료를 가지고 작업하여 작가만의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소금은 인간에게 지닌 유용함 너머 차별, 탐욕, 경계 만남 등 복잡한의미를 가진 오브제로, 작가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세계와 인간의 현실을 시각화 하고자 한다. 최선은 본인이 밀접하게 닿아 있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탕으로, 동시대 미술의 형식을 빌려 미술양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회화와 조각의 구조를 비트는 방식을 통해, 전통적으로 색면회화에 부여된 다양한 수식적 지위들을 경계선으로 밀어내는 시도를 한다.


함진 (b.1978)

함진은 합성 점토와 비미술적 재료 등을 혼합하여 아주 작은 크기로 분한 인간, 동물, 괴생명체들을 창조하고, 현대인의 존재론적 처지에 빗댄 함축적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구상과 추상, 조각과 회화, 형태와 색이 어우러지는 점토 작업은 작가의 상상이 한데 뒤엉킨 상상의 덩어리(mass)와 같다. 근래에는 형상의 일률적인 재현이 아닌 작가의 개성과 순간의 감흥을 통한 탈정형적 작업을 담은 작품을 선보였는데, 석순의 모습과 같이 형형색색의 층위를 가진 입상의 형태를 띄고 있다.


황학삼 (b.1984)

황학삼은 자아가 투영된 이미지를 인체의 형상으로 빚어내는 구상작업을 해오고 있다. 뒤틀린 신체의 불안한 듯한 형상은 예측되지 않은 삶 속에서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 한다. 작가는 거칠게 가공된 표면과 뒤틀리고 절명된 듯한 상태의 검은 전신상을 통하여 그로테스크하고 기묘한 풍경을 연출한다. 인체 외형을 따라 굴곡마다 흩뿌려 지듯 자리 잡고 있는 흰색의 표피들은 생동감을 억제하며, 오랜 시간이 경과 했음을 알려주는 시각적 지표가 된다.


허우중 (b.1987)

허우중은 사물의 상태나 관념적인 낱말의 조합이 만들어 낸 모호하고 철학적인 문장이 내포하는 이질성과 일상성과의 이격을 포착하여, 기하학적 물체와 도형들이 합심하여 용케 균형을 잡고 있는 화면을 재현해 왔다. 사물의 형태가 사라지고 오직 선, 곡선의 합으로만 묘사된 구도를 선보이는 작가의 작품은 극단적인 단순함을 통해 이입감을 가중시키고 대상들 간의 종속 관계를 보다 뚜렷이 하는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작가의 선과 도형은 불확실성 속에서 각자의 균형을 제안하며 관람객에게 해석과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 홍장오 (b.1972)

홍장오는 비미술적 재료를 다양하게 조합하고 그 용도를 확장하여 정교한 방식으로 제작한 이질적인 형상과 설치물을 선보여 왔다. 기술이 어떻게 현재의 물리적 현실 그 자체를 형성하고 있는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이미지와 형상에 순응하고 고착되는 우리의 내재된 심상에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며 상상의 확장을 주문한다. 채집된 생명체처럼 보이는 조형적 오브제들은 자연(생물과 무생물)과 인공(기계)의 형태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정 구조를 해체, 중첩, 변형하여 재조합된 상상적 대체물이다.



Choi Sun_2016_DayNight_soaking and drying sponge in the seawater near Incheon Port in Korea_65(h)x96(w)x8(d)cm



Ham Jin_2020_I cant sleep_ polymerclay, sibatool, aluminum wire_32(h)x21(w)x21(d)cm



Hong JangOh_2020_L-C340_ aluminium, PVCpanels, steel tongs, LED light_180(h)x80(w)x80(d)cm



Hwang HakSam_2018_Mute-A waiting person_frp_100x90x95cm



Ju SeKyun_2017_Notional Flag #5-A_colored sand_546x480cm



Kim Beom_2016_Untitled (One with Coin)_17(h)×36(w)x11(d)cm



Oh YouKyeong_2017_Salt city_ single-channel video_12min_Docum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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