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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증인

Unknown 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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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내용

서울문화재단 ‘언폴드엑스(Unfold X) 기획자학교 심화과정’ 1기 선정 프로젝트 ‘미지의 증인(Unknown Witness)’이 아트스페이스 보안1에서 열린다. 이 프로젝트는 김유빈 큐레이터와 김은솔 작가의 기획 전시로 발표되며, 역사가 작동해온 서울 안팎의 특징적 장소를 통해 공적 기억을 헤쳐보고자 기획되었다.
 
전시는 기억이 세대에 걸쳐 재전유되는 미학적 매커니즘을 추적하고, 이러한 과정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각 이미지를 끌어들인다. 기획자와 작가는 현실과 단절되거나 현실을 뛰어넘은 환상으로서의 과거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에 끌어올려진 과거의 기억을 겹쳐내는 방식으로 장소에 얽힌 시간을 다룬다.
 
인터랙션 기반의 확장현실(XR) 디스플레이 장치와 웹 플랫폼 등 현실과 과거의 중첩을 직관적으로 감각하게 하는 기술도 적극 활용하여 관객이 과거와 현재, 역사의 비당사자와 당사자 사이의 틈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도록 유도한다.
 



전시서문

≪미지의 증인 Unknown Witness≫은 서울 안팎의 역사적 장소에 연결된 기억을 헤쳐 모아보는 전시다. 여기서는 매일 지나치는 건물에서 새삼스레 어두운 과거 이미지를 떠올리고, 가공된 유산으로 남은 마을이나 시설물 이면에 의미를 더하고, 사라진 건물에 개인의 감수성을 투영하는 종류의 행위를 살핀다. 

소환된 장소들의 시간은 전시장 안에서 선형적이지 않고 엉킨 채로 두껍게 쌓여있다. 참여작가들은 현실과 단절되거나 현실을 뛰어넘은 환상으로서의 과거가 아닌, 눈앞의 현실에 끌어 올려진 과거의 기억을 겹쳐내는 방식으로 장소에 얽힌 시간을 다룬다. 이 구조는 관객이 작품을 포함하여 전시장에 떠다니는 3D 그래픽과 웹 아카이빙 등의 시각 이미지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며 시간의 꼬임에 가담하도록 돕는다. 탈연대기적 방법으로 사건을 취사선택하고 그것의 표면을 떠내 전시에 펼치는 움직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시대착오적인 서사와 심상으로 특정 소재를 ‘재현’하는 것에 대한 권태감, 혹은 그 안에서 심미적 반응을 획득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력감에서 발화한 것으로 이를 에둘러본다. 역사적인 사건을 개인적인 관점에서 얇게 ‘재연’하는 것에서 재생산되는 감각과 기억의 내러티브 자체를 살피며 작가들이 호명한 장소 사이를 항해해보자. 

먼저, 장영원의 퍼포먼스는 냉전 역사의 당사자에서 물러난 개인이 지난 사건을 길어다 말할 때 보이는 태도를 유형화하며 여정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날것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퍼포머에게 감각의 주체를 양보하며, 작가가 작업 서사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정균은 기능을 멈춘 수도권의 취수장 주변 풍경을 리서치했다. 이를 담은 사진과 영상의 프레임은 그곳의 과거와 현재의 쓰임새를 각각 유추하도록 짜여있다. 우리는 이 구조의 안팎을 오가며 취수장에서 나아가 불안을 증폭하는 서울 시내 특정 장소들의 연결고리를 수집한다. 지금도 서울 곳곳에는 기능을 멈춘 건물들이 흑백사진처럼 남아있다. 
정재연은 도심 한복판에서 폭파된 조선총독부 건축물과 조각난 깃발에 투영된 개인의 기억을 전시장에 펼쳐 놓았다. 하나의 덩어리로 굳은 집단 기억에 의구심을 품으며, 지금은 사라진 건물 내부의 건축양식이나 사용되지 못하는 특정 패턴 등의 시각물에 얽힌 기억을 쪼개어 바라보길 시도한다. 

이 터를 등지고 2km가량 걷다 보면 나오는 신세계 백화점은 전쟁 중에 갖춘 다른 모습으로 윤석원의 그림에 옮겨졌다. 이와 함께 명동에 인접한 남산의 옛 풍경을 담은 회화는 수많은 조작과 통제가 이뤄지던 어느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기로 박제하는 행위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았던 예술가들의 삶을 향수(享受)하며, 이념에 가려진 존엄성을 어루만져보려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길의 끝’에는 여러 선언과 협정, 긴장감이 오가던 판문점의 이전 모습이 남았다. 이곳은 장영원이 제시한 가상의 관광 패키지를 따라 만날 수 있는 곳, 시간이 멈춘 마을 '장파리'와 다시 연결되는 반환점이다. 

마지막으로 김은솔이 설계한 산발적 경로는 다른 작가들이 대상으로 삼은 장소들과 접점을 형성하며 뒤엉켜있다. 유진상가, 이순신 동상, 성산대교 등 일련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세워진 건축, 시설물을 ‘모뉴먼트’에 빗대어 확장현실 글래스를 통해 체험하도록 제시한다. 청사진을 연상시키는 곳곳의 푸른색은 과거로 쉽게 접속하게 하는 다른 작가들의 모노톤 작업 사이에서 '지금'에 대한 생명력을 밝힌다.

     흐트러져 뭉치지 못한 흔적에 빛을 비추는 실천으로 이 전시를 바라봐주길 바란다. ≪미지의 증인≫에서는 작가들이 다룬 사건의 시간이 ‘장소’를 마디 삼아 서로 연결된다. 이는 작품과 웹의 인터랙션 기능을 통해 전시에 가담한 관객의 시간과도 연결된다. 아래로 덩어리째 쌓여가는 시간의 범주를 해체하기 위하여 수평으로 뻗어 그려지는 지도를 시대의 이미지로 바라보려는 것이다. 이러한 하이퍼텍스트적 실천을 바탕으로, 전시는 시각 이미지에 의해 자유롭게 재전유되는 기억으로부터 일시적으로나마 공동체적 의식을 가져볼 수 있을지, 그것이 우리가 가져보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를 반문한다.

 
    김유빈, 전시기

작품 이미지



김은솔, Layer of monument, 인터렉티브 XR, 홀로렌즈,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2



신정균, Passage, 피그먼트 프린트, 60×36cm, 2022



윤석원, Outside, 캔버스에 유채, 193.9×390.9cm, 2022 



장영원, 당신이 ON하는 순간 흐르는, 단채널 비디오, 1시간 루프, 2022



정재연, Lost Corner_North, South, 종이에 에칭, 각 58.5×38cm, 2018


팀 UW 소개

기획자 김유빈과 작가 김은솔로 구성된 팀 UW는 도시에 도처한 기념비에 의구심을 품은 것을 계기로 결성되었다. UW는 서로 다른 이유로 ’분단‘과 ’재난‘이라는 사건에 얽힌 모뉴멘트를 접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공유하는 공동체적 감수성을 관찰한다. 경험하지 않은 사건과 어렴풋이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건에 개인의 감정을 투여하고, 이로써 저마다의 일상에 특정 사건이 어떻게 개입되고 작동하는지 살피고자 한다. 개인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어떻게 증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 프로젝트는 출발했다.
 

 

Unfold X 기획자학교 심화과정 소개

Unfold X 기획자학교 심화과정은 융합형 문화기획자의 인프라 구축, 네트워크 활용, 협업 기반의 프로젝트 실행 능력을 강화하도록 돕고 '아이디어-시뮬레이션-실행'의 단계별 디벨롭 실행방법론을 통해 예술-기술 융햡형 문화기획자로서 성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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