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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 3막-4막

Minimalism - Maximalism - Machism

  • 관람료

    일반: 5,000원 일반 단체(20인 이상): 3,000원 / 학생(초•중•고등학교 해당, 대학(원)생은 학생증 지참시): 3,000원 / 학생 단체(20인 이상): 2,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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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관장 김장언)는 지난 3월 6일 종료한 전시 «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 1막–2막»에 이어 «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 3막–4막»을 3월 17일부터 4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아트선재센터가 2018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있는 덴마크의 쿤스트할오르후스와 함께 주최한 이번 전시는 올 하반기 쿤스트할오르후스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 1막–4막»은 야콥 파브리시우스가 총 네 막으로 구분하여 개념화한 전시로, 마지막 4막의 경우 미켈 엘밍이 기획했다. 전통적 표현을 비전통적이고 실험적인 배경에서 선보인다는 명확한 기획 의도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재료를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하고, 작업에 적용하는지 살핀다. 전시를 구성하는 네 개의 막은 전통적 배경과 물리적으로 정지된 상태에서 출발하여 점차 참여적, 관계적, 촉진적 전시로 발전한다. 네 개의 막을 경험하는 동안 관객은 작품을 보여주는 큐레토리얼 방법과 기관의 접근을 전파, 경험, 활용, 생각, 질문하는 다양한 방식들과 마주하게 된다.

1막과 2막이 미니멀한 과정의 작업과 내러티브 회화로 구성되었다면, 3막과 4막은 관객이 자신의 신체를 사용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끈다. 3막에서 관객은 미술 작업을 공유하고 누리며 소비하게 된다. 여기서 관객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작업, 작가, 그리고 다른 관객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3막의 여러 작가들은 미술 작품 외에도 음식, 도구, 오픈 소스 레시피, 모집 캠페인, 실용적인 상품 등을 만들어 미술관 바깥의 바나 레스토랑, 상점에서 소비할 수 있게 한다. 덤플링클럽의 만두는 파인앤코(서울 강남구)에서, 수퍼플렉스의 맥주는 브루어리304(서울 서대문구)와 더 레스토랑(서울 종로구)에서, 카스퍼 헤셀비에르그의 아이스크림은 바 공간(서울 종로구)에서, 뉴레드오더의 켄다마는 룩비욘드(천안 동남구)에서 경험할 수 있다.

 4막 ‹미적 탐구의 아카이브›는 일종의 접근이 용이한 호기심의 캐비닛이다. 4막은 상자들에 보관된 작은 작업 수백 개를 탐구할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과 작업의 다양한 미적 특성을 살펴보는 실험실로 나뉜다. 여기서 관객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고, 자신의 행동을 통해 작품, 작가, 다른 관객과 다양한 유형의 관계를 형성한다.

«미니멀리즘-맥시멀리즘-메커니즈즈즘 1막–4막»은 작가가 어떻게 재료를 선택하고, 주변과 일상의 이야기를 전달하는지 살피며 작업과 관찰자 사이를 연결한다. 나아가 기획자가 이러한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탐색한다. 네 개의 막은 개별 전시로써도 관람될 수 있지만, 여러 막들을 지나면서 대중과의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에 의한 반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전시는 네 개의 막의 의미와 연결고리가 어떻게 공간적으로 형성되는가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관객에게 전하기 위해, 기관이 어떻게 스스로와 미술 그리고 관찰자를 가시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리플릿 외에도 작가들이 직접 작성한 인쇄물이 있다. 3막의 참여 작가들은 ”관객을 주로 어떻게 참여시키는가?”, 4막의 참여 작가들은 ”사물을 주로 어떻게 전시하는가?”에 대한 설명서 작성을 요청받았다. 일종의 확장된 캡션인 이 설명서는 미술 작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개념적 설명서는 시카고현대미술관에서 1969년에 선보인 전시 «아트 바이 텔레폰(Art by Telephone)»에서 영감을 받았다. 설명서는 관객에게 원본과 복사본,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DIY 관객에 대해 논의하도록 유도한다. 작가들의 비전과 더불어, 이 설명서가 관객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영감을 주길 바란다.




작가 및 작품 소개


3막 참여 작가


1. 차슬아 (대한민국 서울, b. 1989)

차슬아는 작업을 통해 이성이 모두 사라진 허구 속의 작은 세상을 만든다. 작업에서 놀이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 차슬아는 관객에게도 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려 한다. 작가는 자신을 엔터테이너라 칭하며, 냉소적이기보다 일상의 피로를 덜어주는 신선한 유머를 선보인다. 차슬아의 익살스러운 조각들은 작업의 동력인 “표면적” 충동을 반영해 생겨난 깊이 있는 담론과 개념을 내포한다. 작가는 자신의 모든 창작물에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 세상의 일부가 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주관성은 개념적인 차원과 물질적인 차원에서 포용되었는데, 작가 스스로 손쉽게 다룰 수 있는 규모의 사물을 제작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소규모로 작업하면서 손쉽게 세상의 파편을 수집하고 편집한다. 규모를 축소시키는 방식을 통해 통제력을 되찾은 작가는 현실을 더 쉽게 감내한다. 차슬아는 세상을 나름의 방식대로 소화하며 발생시킨 결과물을 공개하면서,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지식의 조각들이 부상하도록 자극한다.
이번 전시에서 차슬아는 자연 소재로 만든 원시적인 망치부터 상상 속 인물과 그 인물의 환경의 특성을 반영한 판타지 망치까지, 허구적인 고고학적 진화를 추적하는 열 일곱 개의 망치 설치 ‹도구선택›(2022)을 선보인다. 관객은 차슬아의 장난스러운 접근에 부합하는 각기 다른 성격의 망치들을 조심스럽게 직접 만져볼 수 있다.


2. 카스퍼 헤셀비에르그 (덴마크 코펜하겐, b. 1985)

카스퍼 헤셀비에르그의 작업은 조각, 텍스트, 음식이라는 세 가지 근본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 요소들은 서로 연결되어 조각이 음식이 되고 음식이 조각이 된다. 그 둘을 연결 짓기 위해 작가는 종종 콜라주, 언어, 책을 활용해 자신의 미술 레시피에 감칠맛을 더한다. 이러한 특징은 최근 아트선재센터에서 출판한 작가의 책 『달팽이와 성공을 위한 레시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헤셀비에르그는 음식 지도를 개발했다. 이 지도는 시각적 우아함으로 미각을 자극하며, 그로테스크하고 터무니없는 것을 간결하고 가벼운 것과 합쳤다. 음식은 주로 우아하고 독특한 도자기 그릇에 담기는데, 헤셀비에르그는 고급 음식을 유치하고 값싸게 여겨지는 것과 함께 섞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의 작업은 구불구불한 감자튀김을 재현한 나뭇조각, 홍합을 담은 귀 모양 도자기 그릇, 시리얼로 만든 알파벳, 실패 없이 만들 수 있는 달팽이 요리 레시피, 버섯으로 만든 의문스러운 칵테일 등이다. 작가는 특이하게도 마시멜로와 미니 오이 피클을 꼬치에 꽂아 다도와 곁들이기도 하는데, 이는 독특한 질감과 색감, 맛을 더하며 우리의 감각을 일깨운다. 이처럼 헤셀비에르그의 작업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독특한 실험을 통해 의미 구조에 의문을 던지는 여정이다. 그는 작업에 중의적 의미나 모순을 내포하여 모호함을 이용한 유희적 요소를 가미하고, 여기에 이데올로기적 구성과 편견의 요소를 더한다.

이번 전시에서 헤셀비에르그는 새로운 종류의 식사를 고안해냈다. 일반적으로 식사는 식탁 주위로 둘러앉거나 은밀한 장소에서 하는 것이지만,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하여 작가는 음식 포장이라는 또 다른 종류의 식사로 시선을 돌렸다.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은 초코칩 해삼을 갈아 토핑으로 얹은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무료로 포장해갈 수 있다. 헤셀비에르그의 ‹얼음 위의 초코칩 해삼 소프트아이스크림›(2022)은 전시 기간 동안 미술관 인근의 바 공간(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66-4 1층)에서도 주문할 수 있는데, 작가는 플레이팅에 사용할 유약을 바른 독특한 그릇 20종을 새롭게 제작했다. 또한 헤셀비에르그는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는 작업을 반영하는 동물 이미지, 산업 현장, 대중 문화 등 영감이 될 만한 이미지를 교차하여 제시한 무드보드 형태의 콜라주 ‹2월 특집›(2022) 11점을 제작하였고, 이 콜라주는 이번 전시에서 일종의 지도와 메뉴 역할을 한다.
 


카스퍼 헤셀비에르그, ‹얼음 위의 초코칩 해삼 소프트아이스크림›, 2022,
소프트아이스크림, 초코칩 해삼, 얼음, 석기, 16 x 6 cm. 사진: 이규섭


3. 뉴레드오더 (아담 칼릴 / 잭 칼릴 / 잭슨 폴리스)

뉴레드오더(New Red Order, NRO)는 자칭 “공공 비밀 조직”으로, 아담 칼릴, 잭 칼릴, 잭슨 폴리스라는 세 명의 핵심 단원으로 구성된다.

아담 칼릴은 뉴욕과 코펜하겐에 기반을 둔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이다. 그의 동생 잭 칼릴 역시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인데, 이들은 북미 오지브웨이 부족원이기도 하다. 두 형제는 영상 매체를 활용해 현재의 지배적인 토착민 역사 담론과 민족지학의 기반을 약화하려 한다. 칼릴 형제는 현재의 토착민 서사를 중심에 두고 유머, 비행, 관계적 탐구 등을 통해 미래를 바라본다. 뉴레드오더의 또다른 단원인 잭슨 폴리스는 뉴욕과 알래스카에 기반을 둔 시각미술 작가이다. 폴리스는 알래스카의 토착 부족인 틀링깃족이다. 그의 작업은 제도 비판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조각부터 영상까지 폭넓다. 폴리스는 미술을 통해 토착민들의 역사적, 동시대적 상태를 탐구하고 토착민 문화에 관한 서사를 해체하며 토착적 성장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

세 작가는 ‹정착하지 말자: 콜링 인›(2019)의 기원인 단체 뉴레드오더의 주된 기여자이다. 뉴레드오더는 ”홍인의 개선된 질서(Improved Order of Red Men)”라는 단체를 직접적으로 참조한 것이다. 이 단체는 미합중국의 독립선언으로부터 약 100년쯤 후에 조직되었다가 1934년에 다시 부활한 인종차별 성향의 식민주의 애국 보수 미국인 단체로, 토착민 문화를 차용하여 자신들의 시각적 정체성을 확립했다. 모순적이게도 토착민에 매료된 ”홍인의 개선된 질서”, 그리고 토착민을 향한 파괴적인 행위는 여전히 뉴레드오더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뉴레드오더는 토착적 현재와 미래를 설계하는 데 기여하는 생산적 결과를 위해, 토착성을 향한 이러한 열망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의 모색한다. 뉴레드오더는 모호함에 둘러싸이길 자처하며 “정보원”과 “공범”들의 인맥에 의존하고, 관객 역시 작업에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

하나의 완성된 미술 작품을 이루는 설치, 영상, 개입하기를 통해 뉴레드오더 단원들은 풍자를 가미하여 토착민과 토착민이 아닌 사람들을 둘러싼 정체성 정치를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유머러스하고 동시에 진지한 이러한 접근은 뉴레드오더가 찾은 트라우마적인 토착민 사회의 역사를 대하는 대처 기제이다. 뉴레드오더는 여러 파트로 나뉜 프로젝트 ‹정착하지 말자›에서 토착민 작가들이 자신들의 토착성을 보여주거나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하도록 제도적으로 요구받는 고전적 개입의 방식에서 벗어나, 정착민 문화의 결과물인 백인 미국 남성을 부각시킨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영상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레드오더 모집 광고의 형식을 띤다. 현재 미국인들이 품고 있는 토착민들에 대한 죄책감과 뒤섞인, 여전히 팽배한 자생에 대한 욕망과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자본주의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아트선재센터에서 뉴레드오더는 대규모 모집 캠페인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전시를 위해 일부 새 에디션과 여러 기념품을 제작했다. 룩비욘드(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청수12로 34 1층)를 방문하면 뉴레드오더의 켄다마를 구입하고 켄마다 놀이와 트릭을 체험할 수 있다.



뉴레드오더, ‹정착하지 말자: 콜링 인›, 2019, 비디오, 컬러, 사운드, 4분, 반복 재생. 작가 제공.

4. 수퍼플렉스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 야콥 펭거 / 라스무스 로센그렌 닐슨)

수퍼플렉스는 1993년에 야콥 펭거(1968), 라스무스 닐슨(1969),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1969)이 함께 만든 덴마크의 작가 그룹이다. 수퍼플렉스는 사회, 정치, 문화 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그 형태와 내용은 다양하다. 수퍼플렉스라는 이름은 회사를 연상케하는데, 이들은 경제를 비판적 실천의 대상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보고 이 이름을 브랜딩 전략에 기반해 자기의식적으로 구축하였다. 또한 수퍼플렉스의 실천 모델은 자기 성찰을 유도하고 대안적 경제 생산을 위한 조건을 묘사하도록 고안되었다. 작가들은 주로 전문가와 협업해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로써 미술은 그 자체로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다른 사회가 자유롭게 다양한 제안을 탐구하게 하는 수단이 된다. 이렇듯 추종적 입장에서 선제적 입장으로 옮겨가며 이들의 급진적인 시각은 작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한다.

수퍼플렉스는 우리의 사회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시스템으로 인하여 형성된 불안을 유머를 통해 전복적으로 다룬다. 그들의 작업들은 저작권, 소유권, 국제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금융, 점차 사라져 가는 집단 정신, 인간과 다른 종의 공생, 권력과 연관된 복잡한 상황 등을 다룬다. ‹프리 비어›는 오픈 소스 레시피와 디자인에 기반한 맥주 브랜드다. 수퍼플렉스는 코펜하겐공대 학생들과 함께 2004년도에 ‹프리 비어›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상품에 오픈 소스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프리 비어›는 CC 라이선스 ’저작자 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CC BY SA)’로 발표되었다. 수퍼플렉스는 이번 전시의 맥락 안에서 새로운 ‹프리 비어› 레시피를 공개한다. 새 레시피로 만든 ‹프리 비어› 맥주는 아트선재센터 전시를 위해 국제갤러리와 협업해 브루어리 304(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11길 7)에서 양조되었고, ‹프리 비어›의 굿즈인 티셔츠와 컵받침이 함께 제작되었다. 수퍼플렉스의 <프리 비어> 맥주는 아트선재센터뿐 아니라 국제갤러리, 브루어리304에서 구매 가능하다.

 

수퍼플렉스, ‹프리 비어›, 2007, 포토그라비어, 글자 64개, 각 50 x 50 cm.
사진: MADS KRABBE FOTOGRAFI, 사진 제공: 국제갤러리

5. 덤플링클럽 (마르흐릿 크란스 / 뤼카스 마선 / 피트 호 칭 펑)

‹덤플링클럽›은 작가와 디자이너인 마르흐릿 크란스, 뤼카스 마선, 피트 호 칭 펑이 시작한 프로젝트다. 미술, 디자인, 사회적 실험, 문화 연구가 혼합된 일종의 유목 인터랙티브 프로젝트이다.
마르흐릿 크란스는 규범적 시스템을 와해시키고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대안적 시나리오를 만드는 실천적 작업을 이어간다. 그의 작업은 주로 일반적이지 않은 음식 문화와 예술 공간을 중심에 둔다. 크란스는 관객이 작업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맛보면서, 그 의미를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미술에 참여하도록 한다. 크란스는 거대한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논쟁과 연관되거나 그것을 반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언제나 작가의 유머가 돋보인다. 세련된 바에서의 경험으로 둔갑시킨 사회적 위생 교육, 알고리즘을 따라 조리한 음식, 혹은 2016년 유럽의 말고기 스캔들을 화두로 한 말고기 판매 레스토랑 등 식품 산업의 대량 생산 문제를 암시적으로 다룬다.

크란스가 뤼카스 마선과 피트 호 칭 펑과 협업한 ‹덤플링클럽›은 만두 레시피를 만들고 공유하는 워크숍이다. 만두는 국제적인 음식으로, 그 생김새와 맛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다. 음식과 문화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므로, 특정한 음식 혹은 맛은 사람의 뿌리나 삶의 이야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곤 한다. 특히 이민자 혹은 이민자의 자녀들은 음식을 통해 고향과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덤플링클럽›에서도 만두는 음식일 뿐만 아니라 참여자들의 개인적 이야기와 경험의 보따리이기도 한 셈이다. 만두를 만들며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면서, 일상적 음식을 만드는 행위는 이민에 관한 대화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 경험, 음식과 정체성 사이의 관계 탐구, 그리고 다른 미래를 향한 갈망 등으로 나아간다. 전시기간 동안 덤플링클럽 작가들이 보낸 레시피로 만든 만두를 파인앤코(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7길 33 지하1층)에서 맛볼 수 있다.


덤플링클럽, ‹덤플링클럽›, 2022, 비디오 스틸. 작가 제공.


4막 참여 작가
6. 알리 카짐 (파키스탄 파토키, b. 1979)
알리 카짐은 주로 회화 작업을 이어왔지만,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이는 ‹봉헌된 오브제›(2021) 연작을 위해 잠시 붓을 내려놓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시리즈는 고대 미술과 종교적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사물들로 이루어졌다. ‹봉헌된 오브제›에는 테라코타 조형물, 성스러운 글이 새겨진 잔, 종이 봉투, 작은 오닉스 사발, 가위, 머리빗, 작은 손거울, 팔찌, 낙타 뼈로 만든 목걸이, 가죽 신발, 유리 팔찌, 성스러운 말 부조, 손으로 직조한 손수건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혹시 이름 모를 연인의 초상화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물들은 각각 강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며 그 의미는 사물들 사이의 관계나 맥락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사물들이 만들어 내는 시는 한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이 사물들은 본래의 맥락에서도 벗어나 수천 개의 이야기를 품게 된다.

7. 엘사 살로넨 (핀란드 투르쿠, b. 1984)
엘사 살로넨은 자연의 색을 이용해 실험한 연작 세 점을 선보인다. ‹색상 연구: 식물›(2022)과 ‹색상 연구: 조류›(2022)는 유리병 혹은 압착된 자연물을 해당 수채화 샘플과 함께 배치한 것이다. 회화의 역사를 되짚으며 작가는 자연의 색을 인공 색조로 재현한다. 반면에 ‹푸른 뼈를 향하여›(2022) 연작은 자연물을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색상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살로넨은 동물의 뼈를 황화구리 용액에 담가 그 일부분을 푸른색으로 변화시킨다.

8. 롤라 달스 (벨기에 브뤼셀, b. 1990)
롤라 달스는 2019년 테헤란 길거리에서 한 남자에게서 구입한 돌멩이를 본떠 만든 다양한 색상의 비누 여러 개로 이루어진 ‹돌 비누›(2020) 연작을 선보인다. 남자는 도시를 둘러싼 알보르즈 산에서 그 돌을 포함한 돌 여러 개를 찾았다고 한다. 달스는 이 돌을 비누로 재현하여 각기 다른 색상과 향을 부여했다. ‹돌 비누› 조각들은 부드럽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모체인 무기질의 돌과는 전혀 다른 특성이다. 돌은 단단하고 표면이 날카로우며 인간의 개입 없이 만들어진 것으로, 달스의 ‹돌 비누›와는 달리 백만 년 정도 된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작가는 우리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거대한 구조를 작은 규모로 재현하며 추출, 착취, 자본화, 진위성, 세계화와 같은 개념에 의문을 던진다.

9. 이슬기 (대한민국 서울, b. 1972)
장인 정신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이슬기는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색의 금속으로 제작한 작은 조형물 연작 ‹거시기›(2022)를 선보인다. ‹거시기› 연작은 조각적 기하학 연구의 결과이다. 작가는 본인의 작업을 도구로 여긴다. 이와 마찬가지로 관객이 이슬기의 작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배치할 때, 작가의 작업은 전시의 개념과 함께 다른 참여 작가들 작업의 기틀을 마련해 준다. 이슬기의 작업은 기념비적 규모로 상상되곤 하는 건축적 조형물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작업이 배치된 공간을 최소한의 재료로 우아하게 감싼다.

 
이슬기, ‹거시기›, 2022, 도색한 강철, 가변 크기. 사진: Paolo Codeluppi, Seulgi Lee © Adagp Paris 2022
10. 스튜디오싱킹핸드 (미켈 달린 보예센 / 로다 팅)
스튜디오싱킹핸드는 두 명의 작가 로다 팅과 미켈 달린 보예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작업 다섯 개를 아우르는 아카이브를 위해 샬레 에폭시 캐스팅 100개를 제작했다. ‹풍경 초상›(2022) 연작은 호주 빅토리아 인근 생태계에서 수집한 곰팡이, 지의류, 이끼, 식물을 모아 제작한 것으로, 이 작업에서는 유기체와 산업 재료 사이의 상호작용이 공동 창작자인 셈이다. ‹흙›(2022) 연작은 호주 빅토리아 인근에서 수집한 다양한 흙으로 키운 미생물을 선보인 것으로, 이를 통해 미생물의 관점에서 여러 생태계에 걸친 생물 다양성을 탐구한다. 이 외에도 바이오테크 연구실에서 개별 미생물 종을 배양하는 ‹균사›(2022) 연작과 개별 곰팡이 종을 다루는 ‹등록›(2022) 연작, 마지막으로 5주에 걸쳐 효모와 박테리아를 공동 배양하는 ‹비타.네크로.비타›(2022) 연작이 있다.

11, 토베 스트로크 (덴마크 오르후스, b. 1981)
토베 스트로크는 미적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종종 예술적 실험으로 이루어진 절제된 조형물의 형태를 띤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개념을 기회로 삼아 실험적 연작을 개별 작업으로 나누어 선보이며, 유약을 바르지 않은 도자기 판 연작 ‹무제›(2019/2022)로 참여하였다. 이 작업은 관객들에게 도자기 판의 섬세한 표면을 만져보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하며, 관객을 토베 스트로크의 매혹적인 작업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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