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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트선재 프로젝트 #2: 옥승철  –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 전시 전경, 2022, 아트선재센터. 사진: 임장활(그래피토).


아트선재센터는 «2022 아트선재 프로젝트 #2: 옥승철  –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를 오는 4월 24일까지 1층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회화, 조각, 영상 등 15점을 공개한다.

옥승철에게 회화는 개념화된 이미지의 최초 출력물이다. 그가 회화 작업을 시작하는 공간은 컴퓨터 프로그램 내부의 벡터(vector) 좌표이며, 그가 흥미롭게 지켜보는 이미지는 만화, 영화, 게임 등 화면 내부에서 변조되고 복제되는 디지털 이미지다. 그는 현실에서의 전시를 매체와 질료의 물리적 특성을 디지털 이미지에 부여하는 기회로 삼는다. 작가는 지난 개인전 «Un Original», «JPEG SUPPLY» 등에서 그의 캐릭터 이미지가 화이트 큐브 내에서 회화, 영상, 조각 등 제도권 미술에서 통용되는 여러 매체로 변주될 수 있음을, 나아가 관람객에게 예술 고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왔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복잡한 맥락의 공간인 아트선재 프로젝트 스페이스의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로 발화하고 있다.

전시 제목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윤곽선 만들기)”는 벡터 드로잉 프로그램인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의 명령어로, 창작자의 모니터 속 완성물이 제작자의 컴퓨터에서 변형 없이 본래대로 출력되도록 그 형태를 고정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렇게 고정된 벡터는 3D 프로그램이나 캐드(CAD) 프로그램 등에 불러들여지고, JPEG, PNG, GIF 등의 비트맵(bitmap) 이미지로 출력된다. 마찬가지로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로 생성된 작가 고유의 캐릭터들은 전시 공간에서 동일한 윤곽선을 유지하며 컬러와 흑백, 직선과 곡선, 평면과 입체 등의 형식으로 전이한다. 이것은 한편으로 여러 매체를 옮겨 가며 원본이 희미해질 정도로 변화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상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초상 형식의 가능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작가가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이용해 만든 벡터 그래픽은 아크릴화의 밑바탕이 됨은 물론 금속 거울 제작을 위한 레이저 커팅 템플릿이 되며 회화와 조형으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에 전시된 모든 작품은 원본과 재현의 역전, 동일 오브젝트의 질료성 치환이라는 디지털 시대의 특유성을 보여 준다. 결과적으로 옥승철에게 현실이란 시시각각 변화하는 디지털 정보가 크기와 목적을 달리하는 회화, 조각, 영상 등으로 고정되어 가는 세계다. 그의 머리에서 나온 개념은 디지털 공간에서 최초로 시각화되고, 이는 다시 그의 손을 거쳐 다채로운 물질과 표면에 현실화된다. 이러한 과정의 중심에 놓인 이번 전시는 디지털 세계의 종착점이자 아날로그 세계의 시발점이다.

매체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전개해오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옥승철 작가의 작품세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4월 24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아트선재센터 웹사이트(www.artsonje.org)와 공식 SNS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옥승철, 〈포트레이트〉,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각 200×150 cm. 사진: 임장활(그래피토).



«2022 아트선재 프로젝트 #2: 옥승철  – 크리에이트 아웃라인즈» 전시 전경, 2022, 아트선재센터. 사진: 임장활(그래피토).



옥승철, 〈스톤〉, 2022, 디지털 비디오, 무한 반복, 무음. 사진: 임장활(그래피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