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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화가(畵歌) 《노마드랜드》

《 Nomadland》

  • 작가

    김종규 조민아

  • 장소

    (재)한원미술관

  • 주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23 (서초동) 한원빌딩 B1

  • 기간

    2022-06-09 ~ 2022-07-29

  • 시간

    10:00 ~ 18:00 (휴관일 : 일, 월요일, 법정 공휴일)

  • 연락처

    02-588-5642

  • 홈페이지

    http://hanwon.org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전시개요


(재)한원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에서 한국화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제13회 화가(畵歌) 《노마드 랜드 Nomadland》를 2022년 6월 9일(목)부터 7월 29일(금)까지 개최한다.

화가(畵歌:그리기의 즐거움)전은 한국화 장르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역량있는 차세대 한국화 작가를 발굴·지원이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재)한원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 기획 전시이다. 본 전시는 주제와 매체의 선택에서 전통의 범주를 넘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창작의 다양성에 주목하여, 한국화의 현대적 표현 양상을 수용하고, 시대정신을 아우르며 자신의 회화적 지평을 넓혀가는 작가를 선정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화가전은 나무, 숲, 강, 호수 등 자연의 풍경에서 포착한 인상이나 결, 운율과 같은 사유의 과정들을 비단, 먹 등의 전통재료만을 사용하여, 수묵과 여백의 묘미를 통해 서정적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 김종규,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에 둘러싸여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그들 사이에서 작가 자신을 인식시키며 MZ세대가 마 주하는 현실과 민낯을 함축적으로 제시하는 작가 조민아를 조명하였다.

전시명 《노마드랜드 Nomadland》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Jessica Bruder)의 동명 논픽션 소 설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대침체 여파로 고정된 주거지 없이 자동차에서 살며 저임금 떠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한 노년 여성을 중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한다. 평생을 끊임없이 일 했고,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주인공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노마드’ 노동 자들 삶의 이야기를 듣고, 만나고 헤어지는 여정에서 삶의 태도와 가치를 발견해 나간다.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풍경을 이루면서 ‘풍경 같은 삶’ 그리고 ‘풍경다운 삶’을 만든다. 세상을 바라보 는 시선에 따라 풍경은 개인성과 사회성이 함께 녹아 있거나 작가 삶의 태도와 지향으로부터 풍경의 조 건도 달라진다. 두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민한 감수성을 기반으로 내면 의 세계와 시대적 인상을 살펴보게 한다. 이들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사유하거나 사회 구조 적으로 형성된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현실적이면서도 낯선 풍경으로 환기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편적 으로 살아가는 방식과 다른 형태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며, 앞으로 우리가 성 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성찰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전시는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일·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재)한원미술관 누리집(http://www.hanw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종규
가을에서 겨울로 비단에 수묵 70×70cm 2022  /  소나무 군상, 비단에 수묵, 179×180cm (179×90cm×2ea), 2022  /  우두커니, 비단에 수묵, 70×70cm 2022




조민아
넘치는 저장 장지에 채색 200×140cm 2022   /   보물찾기, 장지에 채색, 72×60cm, 2022   /   혼합된 세계, 장지에 채색, 224×224cm, 2020




전시서문


(재)한원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에서 한국화의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제13회 화가(畵歌) 《노마드 랜드 Nomadland》를 2022년 6월 9일(목)부터 7월 29일(금)까지 개최한다. 올해로 13번째를 맞이하고 있 는 화가(畵歌:그리기의 즐거움)전은 한국화 장르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0년부 터 역량있는 차세대 한국화 작가를 발굴·지원이라는 취지에서 마련된 (재)한원미술관의 대표적인 연례 기 획전시이다. 한국화는 다변화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전개 속에서도 장르적 형식을 끊임없이 확장해나가 고 있다. (재)한원미술관은 주제와 매체의 선택에서 전통의 범주를 넘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창작의 다 양성에 주목하였다. 이에, 이번 전시는 한국화의 현대적 표현 양상을 수용하고, 시대정신을 아우르며 자 신의 회화적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는 김종규, 조민아 작가를 조명하고자 한다.

오늘날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생활방식에 따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부적응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 서 깊은 단절감과 고독감, 무력감, 공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 결과 개인의 주체 의식의 상실과 정신 적 위기를 겪으며 내면적 갈등을 초래하였다. ‘유목민’, ‘유목적 사고’를 뜻하는 노마드(nomad)는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Différence  et  Répétition)』 (1968)에서  처음으로  노마드의  세계를  “시각이  돌아다니는  세계”로  묘사하였고,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 1930-1992)와 함께 쓴 『천개의 고원(A Thousand Plateaus)』(1980)에서 노마디즘(nomadism)이 라는 철학 용어를 탄생시켰다. 여기서 ‘유목’의 의미는 부정적인 인식의 의미가 아닌, 기존의 가치나 삶 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생산해내는 현대사회의 문화‧심리적 현상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들뢰즈에 의하면 오랜 세월 인류는 영토를 종속화시키는 정착민적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살아왔다. 인류가 정착하고 문명이 시작되면서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으로 나뉘 게 되어, 새롭게 정착하거나 종속화할 장소에 대한 침략의 역사가 반복되었다. 유목민, 방랑자, 집시와 같은 떠도는 자들은 역사 속에서 주류에 끼지 못한 주변부의 사람들이었다.

노마디즘은 『천개의 고원』의 제1장 서론의 제목인 ‘리좀(hizome)’의 특성을 지닌다.1) 리좀은 한곳에 뿌 리내리지 않으며 다양성과 새로운 생성을 추구하는 노마디즘과 유목적 사유의 기반을 둔다. 이 개념의 핵심은 “권력과 고착화된 통념에 종속되지 않고 비판적인 사유로 삶에 임하는 유목적 인간”의 정신이 다.2) 같은 맥락에서 “노마드는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새로운 영토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고정관념 에도 머물지 않고 변화를 추구하며 열린 세계로 나아가는 주체를 의미”한다고 논의되기도 한다.3) 이렇 듯, 현대 철학에서 정의된 노마드는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 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즉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능동적인 행위로 간주할 수 있 겠다.

전시명 《노마드랜드 Nomadland》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Jessica Bruder)의 동명 논픽션 소 설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이 소설은 미국의 대침체 여파로 고정된 주거지 없이 자동차에서 살며 저임금 떠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한 노년 여성을 중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한다. 여기에 저마다 사연 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미국 전역을 떠돌아다니지만, 주거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포 기하고 ‘길 위의 삶’을 선택한 퇴직한 노년의 노동자들이 주를 이룬다. 평생을 끊임없이 일했고,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사람들. 주인공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노마드’ 노동자들 삶의 이야기를 듣고, 만나고 헤어지는 여정에서 삶의 태도와 가치를 발견해 나간다. 소설에서는 가장 취약한 계 층을 가장 집요하게 착취하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이 주는 감동 또한 놓치지 않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사회적 불의에 분노하고 문제를 절감하게 하는 한편, 길 위의 순간에 함께하는 모든 이가 친구로 남는 특별한 삶을 선사함으로써 절망의 끝에서도 새로운 시 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음을 전한다. 오히려 불안하고 지친 삶이 어떤 것인지, 경쟁과 물질적 욕 망에 사로잡혀 풍요 속에 빈곤을 느끼며 사는 우리가 과연 주인공이 추구하는 삶보다 어디가 나은 삶인 지 되묻게 된다.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풍경을 이루면서 ‘풍경 같은 삶’ 그리고 ‘풍경다운 삶’을 만든다. 세상을 바라보 는 시선에 따라 풍경은 개인성과 사회성이 함께 녹아 있거나 작가 삶의 태도와 지향으로부터 풍경의 조 건도 달라진다. 이처럼 풍경은 심상(心想)이 되기도 하고, 심상(心象) 혹은 심상(心相)이 되기도 한다. 코 로나19가 우리 삶을 지배한지 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지역·세대·성 갈등에서 부딪히게 되는 부 조리와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구조로부터 발생하는 과도한 경쟁과 인간성이 상실된 노동의 문제, 더 높은 지위와 권력을 추구하는 맹목적 욕망에서 오는 공허함 등 현대사회의 시 스템 속에서 우리는 삶의 주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가 된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떤 전지적 존재가 우리의 삶 전체를 통달하고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을 보낸다.

김종규는 나무, 숲, 강, 호수 등 자연의 풍경에서 포착한 인상이나 결, 운율과 같은 사유의 과정들을 비 단, 먹 등의 전통재료만을 사용하여, 수묵과 여백의 묘미를 통해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우리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한편 조민아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MZ세대가 마주하는 현실과 민낯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4)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은 낯설지만 부조리한 우리네 풍경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 발 생하는 사회적 갈등에 둘러싸여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서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그들 사이에서 작가 자신을 인식시키며 무기력한 청년들 삶의 단면을 우화적으로 드러낸다.

김종규는 수묵화의 전통성과 고요한 정감을 바탕으로 특정 장소에서 느낀 여러 인상, 낯선 감각을 시각 화한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사적인 영역에서 작업의 동기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본인의 회화적 조 형 요소를 구성한다. 김종규의 그리기의 행위는 생각을 옮기는 과정이다. 사의적(寫意的) 태도를 견지하 는 그의 작업은 단순히 대상의 외형을 모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의 내재적 측면인 주관적 감성과 자 연의 기운생동을 함께 나타낸다. 자신을 발견하는 것. ‘그리기’는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행위로 인식하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진실한 교감이 이루어진다. 마치 내면의 자화상을 그리는 것처럼 자연과 인간, 서로의 존재 이유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자아의 본질을 탐구하는 수행 의 과정인 셈이다. 그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그 자체를 왜곡 없이, 담백하고 정직하게 재현한다. 수묵은 그러한 본질을 담아내는 진솔한 재료이기도 하다. 작가는 본질에 대한 물음이라는 주제를 자신 의 내면적 사유와 결합하여 적막한 겨울나무의 형상에 개인적 심상을 소환한다.

그가 기록적 의미의 풍경이 아닌 사유하는 풍경에 주목하는 것은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는 행위를 통해 본질을 묻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가 그려내는 단색조의 풍경들은 철저한 질서 안에서 먹으로 표현 되는데, 이때 그가 대상을 바라보고 나무의 형상이나 겹쳐진 잎사귀와 나뭇가지를 그리는 과정에서 사 유의 깊이와 몰입도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정확한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대상을 관 찰하며 덧칠하지 않는 단 한 번의 붓질로 군더더기 없이 화면을 채워나간다. 흑백의 강렬한 대비가 어 우러진 그의 풍경은 보는 이에게 미적 쾌감을 선사하며, 그들과 대화하고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갈등은 대다수 개인‧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현실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과 견해가 부딪히면서 나타난다. 따라서 갈등은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 대한 주의를 환기하고 있으며, 공동의 해결‧해소를 위 한 협상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바로 여기서 갈등 및 갈등 해소에 대한 건설적인 형태, 질적으로 다른 형태가 발생하며, 갈등의 변환을 통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5) 하지만 실제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갈등들은 오히려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조민아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부 조리한 현상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우리 삶의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에서 발생 하는 소외현상에 대한 사유와 공상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이전 작업을 통해 작가는 생존을 위한 청년 들의 불안과 체념, 구조적 모순 속에서 반복되는 소모적인 노동과 순응, 편향된 관점으로 분열되는 사회 의 모습들을 다양한 인물 군상과 이전 시대 기록화에서 볼 수 있는 풍속화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동시대 의 서사를 다루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전반의 모든 영역에서 삶의 관계적 요소들은 본래의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는 다르게 나를 이끌거나 압박하기도 한다. 우리는 수많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사회의 체계 안에서 살아 가기에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자아는 끊임없이 영향을 받으며 왜곡되거나, 세상의 모습을 가늠하기도 한 다. 작가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존재들을 제3의 눈으로 관찰하며, 이들을 차별과 혐오로 타자화시키고 있 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수집한다. 그의 작업에는 비둘기, 인간군상, 다이아몬드, 방울토마토와 같은 도상 들이 화면 위를 맴돈다. 작품의 등장요소들은 사회 전반의 불평등한 구조의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적인 작가적 개입을 시도한다. 설명을 최소화한 상징들은 마치 해답 없는 수수께끼 같다. 비둘기는 타자를 지 칭하는, 즉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소외된 약자의 초상을 대변한다.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무표정의 인물 군상들은 복잡한 층위가 얽혀 있는 사회 속에서 개인의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우리 의 모습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는 개개인의 심리적 갈등상태를 역동적 인 움직임으로 유쾌하게 풀어내며 관객으로부터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동안 사회 가 강요하는 삶의 조건 속에서 고뇌하는 청년세대의 위치와 타자들의 관계를 가늠하였다면, 최근의 작 업은 코로나19 이후 삶의 변화를 겪으며 제한된 일상에서 현실과 구분되지 않은 유희적 상황을 연출한 다. 여전히 일상에 불안과 공포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현실에 드리운 위기와 두려움을 헤쳐나가려는 작 가의 의지가 돋보인다. 이처럼 조민아의 작업은 감정이 배제된 서사구조와 알레고리(allegory)를 통해 사 회와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한편의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우리 모두 길 위를 떠도는 노마드임이 틀림없다. 두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민한 감수성을 기반으로 내면의 세계와 시대적 인상을 살펴보게 한다. 이들의 작품은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사유하거나 사회 구조적으로 형성된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현실적이면서도 낯선 풍경으로 환기한다. 또한,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현상들을 각자의 작업을 통 해 삶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자신만의 대답을 내놓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편적으로 살아가는 방식과 다른 형태의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추하며, 앞으로 우리가 성취해 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성찰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재)한원미술관 선임큐레이터 전승용
 




김종규_명징한 겨울_비단에 수묵_116×179cm_2022




김종규 작가노트


나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된 내용은 사색으로부터 출발한다. 사색은 예술가를 비롯해 ‘생각’ 활동을 하는 인간 고유 의 영역이다. 인간만이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가치 있는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끊 임없이 생각하며 불완전한 사회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며 아등바등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삶에 대한 무게와 그에 따르는 고뇌를 떠받들고 일생을 살아간다. 이것은 한 사람의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등에 의해 피해 갈 수 없으며 누구나 동일하게 느끼는 ‘근본 기분’이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인간은 ‘불안’이라는 근본 기분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한다. 일시적 기쁨, 유한한 행복으로 심심한 위로를 해가며 애써 살아가지만 결국은 무언가 결핍된 불안 감을 가지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나는 이런 기분을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산책길에서 마주하는 나무 풍경은 나의 시선 과 생각을 사로잡는다. 특히 겨울, 이파리가 다 떨어지고 나무 본연의 모습이 앙상하게 드러났을 때 더 많은 메시지 를 느낀다. 생명이 다한 듯 보이다가도 생명이 솟구쳐 오르는 복합적인 감정이다. 우리의 삶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희로애락을 겨울나무를 통해 보곤 한다.

이처럼 산책을 통해 자연으로부터 받는 위로와 사색적 감정을 명징한 실루엣과 과감한 여백의 활용으로 표현한다. 역광에 의한 나무 실루엣 또는 비온 후 물을 잔뜩 먹어 짙어 보이는 나무 실루엣은 여백과 강한 대비를 이루며 진 한 여운을 남긴다. 나는 이러한 자연의 현상을 비단 위에 짙은 수묵(농묵)으로 시각화한다. 이러한 풍경은 나의 침전 된 내면세계를 일깨운다. 잊었던 생각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유도한다. 사색의 공간에서 경험하는 고뇌는 그리기를 통해 더 깊이 파고든다.

설명 되어질만한 많은 요소들이 단숨에 함축되어 고요한 침묵을 만든다. 나무 이미지는 형상의 압축을 통해 여백과 함께 완전한 평면 회화로 거듭나고 이것은 정제된 풍경으로 완결된다. 여백은 내가 그림으로 표현한 대상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며 보는 사람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한다. 순백의 여백과 정교한 실루엣이 만드는 사색적 공간에서 소란스러운 색은 먹빛 아래 감춰지며 적막감마저 흐른다. 침묵과 정적이 감도는 풍경이다. 실루엣은 많은 정보를 정 제시켜 간결한 형태로 귀결된다. 간결하고 정교한 실루엣은 자연이라는 본질을 고요히 바라보게 한다.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작업 역시 겨울나무가 주를 이룬다. 첨예한 나뭇가지와 대비되는 여백의 공간에서 나를 포함 해 관객 모두의 마음속 깊이 사색의 시간이 허락되길 바란다. 각자의 생각과 시간을 적막한 침묵 속에서 깊이 바라 보길 희망한다.


김종규 작가노트 발췌


 

김종규_명징한 겨울_비단에 수묵_116×179cm_2022




김종규 프로필

2022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 졸업
2018      서울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2013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0      光/影-Light&Shadow, 갤러리 밈, 서울
2018      사색의 시간, 신한갤러리 광화문, 서울
2017      빛으로부터-나무형상, 갤러리 라이프, 서울

단체전(selected)
2022      제13회 畵歌 《노마드랜드 Nomadland》, (재)한원미술관, 서울
2021      젊은 작가 응원 프로젝트 2021, 우현문갤러리, 인천
            ArtChorus 2021 현대미술의 조명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남도전통미술관, 진도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인사아트센터, 서울
2020      YMCA+YWCA, 갤러리이마주, 서울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코엑스 C홀, 서울
2019      東, ANA갤러리, 서울
            뿌리극장,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관정갤러리, 서울
            마음이 잠든 숲, 분당서울대학교병원 SPACE U, 분당
2018      미루(美樓),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AXIS 2018, 021갤러리, 대구
            SNU 빌라다르 페스티발 201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7      2개의 통로展, 국립인천대학교 ART SPACE IN, 인천
2016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SNU APP 갤러리, 파주
            한국화회展,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5×3=α,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 서울
2015      경계없는 대화,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외 다수 참여 수상 및 선정


수상 및 선정
2020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최우수상
            갤러리 밈 영큐브 프로젝트 지원작가
2019      마카조아 문화예술인 지원사업 공모 선정작가
2018      신한은행 신한갤러리 영아티스트 페스타 선정





조민아, 각각의 몫, 장지에 채색, 140×200cm, 2022




조민아 작가노트


근작과 기존작업의 시차가 크지 않아 표현 방식이나 주제변화는 아직 크지 않은 것 같다. 근작은 3년 만에 바뀐 작 업실의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와 관계가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이 기간을 지나야 구체적으로 알게 될 것 같다. 근작 의 몇 점의 작업은 기존의 톤,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상황의 연출, 그들의 분위기와 긴장감들은 유지되는 것 같다. 최근에 비평가 매칭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인물의 성별이 좀 더 도드라져 보이는 특징, 예를 들면 여성 인물 들이 좀 더 많이 드러나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전에도 굳이 어떤 성별을 주력해서 그렸다기보 다는 중성적인, 몰개성적인 인물들이 등장하였다. 지금 그리고 있는 여성들도 남성에 비해 여성적 신체의 특징이나 이런 것들보다 옷이나 머리 길이 정도로만 구별된다.

움직임은 크지 않고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는 어느 공간에 인물들이 자리잡고 있다. 어지러진 공간 속에서 오지 않 을 미래의 무언가 혹은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어떤 존재를 기다리는 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여성들이 들어오게 되었는데 여전히 타자화되고 혹은 사회적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존재로서 이입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진행하는 신작은 수동적이지만 변화를 꾀하는 인물들로 그 너머에 연대를 꾀하게 되는 관계와 상황 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조민아 작가노트 발췌




조민아_가만히 있는 척_장지에 채색_60×72cm_2022


 
조민아 프로필


2015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2011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1      흩어진 나날, 아트스페이스 보안 2, 서울     
2020      빼기, 나누기 그리고 다시 더하기, 금호미술관, 서울
2019      부분 혹은 전부, Pier-2 Art Center, 가오슝, 대만 비껴진 자리에서, 인스턴트루프, 서울  
2018      소란스러운 적막, OCI미술관, 서울
2017      오늘의 기약, 갤러리 밈, 서울
2016      숙련과 노하우, 인스턴트루프, 서울
2015      숙련과 No.How (Skills and No.How), 스톤앤워터 삼각케이스, 안양

단체전(selected)
2022      제13회 畵歌 《노마드랜드 Nomadland》, (재)한원미술관, 서울
            ARTSPACE MINECRAFT,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관계의 재구성, 아뜰리에 아키, 서울
            Waiting for the Sun, 문화비축기지 예술탱크 T5, 서울
2021      2021 아케이드 금천-도시예술 리서치, 빈집프로젝트 1家, 서울
            대부 하우스-창작의 시간, 대부도 선감어촌체험마을,             
            안산 종종촌촌만나요, 종촌동 몰리브상가, 세종
            안양연고작가발굴지원전-Spiral Movement, 평촌아트홀, 안양
            산책자들, 누크갤러리, 서울
            Don't say a word,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세상의 모든 드로잉, 갤러리 인, 서울
2020      두 개의 산, 범일운수종점 Tiger1, 서울
            경기창작센터 기획 레지던시 작가전-작가노트, 경기창작센터, 안산
            인류사회2020-WE, SOCIETY, 소다미술관, 화성                                                                 
            우리의 귀향, 주홍콩한국문화원, 홍콩
2019      농담, 결코 가볍지 않은, 경북대학교 미술관, 대구
            경기창작센터 창작페스티벌-순환하는 밤, 경기창작센터, 안산
            제강이 춤을 출 때, 갤러리175, 서울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프리뷰전-수상한 아침, 경기창작센터, 안산
            OCI미술관과 함께하는 현대미술 순회-別★同行(별별동행), 광양·포항·영주·군산
2018      한·중서화교류전-지평선 너머로, 강릉아트센터, 강릉
            금호창작스튜디오 13기 입주작가전-고독의 기술, 금호미술관, 서울
            제2회 광주화루 10인의 작가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7      금호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전-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금호미술관, 서울
            사람들은 이런 걸 소설이라고 한단다, 써드플레이스, 서울 외 다수 참여

레지던시
2022      푸른지대창작샘터 입주작가 (수원문화재단)
2019~2021          경기창작센터 기획 레지던시 입주작가 (경기문화재단)
2019      Pier-2 Art Center 레지던시 입주작가 (가오슝, 대만)
2016      금호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금호미술관)

수상 및 선정
2021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시각부분 선정
2019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시각부분 선정
            KUMHO YOUNG ARTIST (금호미술관)
2018      제2회 광주화루 공모전 우수상
2017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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