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현재전시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The Faceless / 이청

Lee Cheong Solo Exhibition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Lee Cheong Solo Exhibition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에 대해 여러 사진가들이 쓴 팁들 중 공통적으로 나오는 항목은 ‘낯선 사람을 찍을 때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많은 거리 사진가들이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하면 초상권을 고려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찍을지 고민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 방법은 초상권에 대해 법적으로 관대한 나라, 즉 미국을 포함해 몇 안 되는 국가를 중심으로 논의된다.

나는 3년간 사진기자로 일하면서 2번의 사진 삭제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첫 번째 사진은 이색 복장을 입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를 찍은 사진이었는데 지인들이 사진에 찍힌 본인을 보고 놀린다는 이유로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공개된 행사나 집회는 초상권이 보호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표정을 모자이크로 가릴 경우 사진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기사를 삭제했다. 두 번째 사진은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 초에 마스크를 쓴 직장인들을 찍은 사진이었다. 이 당시에는 기자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만으로도 개인을 특정할만한 요소가 사라진다고 암묵적으로 생각해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찍은 사진은 그대로 업로드했다. 그러나 사진을 찍힌 당사자가 후에 연락이 와 사진 삭제를 요청했고 서로의 합의 하에 마스크 위 얼굴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 이후 나는 거리에서 인간의 초상 외에 다른 것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거리 사진가들은 흔히 사람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나오는 강렬함에 사로잡힌다고 말한다. 나는 이 의견에 아직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 강렬함을 사진에 담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 거리 사진은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해야 한다.

<The Faceless>는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고 찰나를 포착하는 거리 사진의 전형에서 벗어나 주위를 맴돌며 거리 사진의 새로운 형태를 질문하는 작업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욕망이 휘감아 치는 도시를 좋아하는 나는 여전히 사람의 흔적을 쫓는다. 그러나 카프카의 <성>에 나오는 측량사처럼 누군가를 실제로는 대면하지 못한 채 헤매고 만다. 나는 복제물(포스터, 마네킹, 전광판 등)의 복 제물(사진)을 만들 뿐이고 실제로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존재는 동물들이다. ‘Faceless’는 ‘얼굴 없는’이라는 뜻 외에 ‘정체불명’, ‘특징 없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아무리 들개처럼 도시를 방랑해도 끝내 알 수 없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치고 마는 무언가 가 있다. 나는 작업을 통해 이것들에 특징을 부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기간 : 9/2 - 10/21
-운영 : MON-SAT, 10:00 - 19:00
-휴무 : ON SUNDAY, PUBLIC HOLIDAYS
-위치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5길 54 1F, 데스커 디자인스토어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