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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이기의 자연 Nature as being prey》

Nature as being p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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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먹이-이기의 자연 Nature as being prey》이 지난 15일 홍천미술관과 분홍별관에서 개막, 오는 10월 30일까지 열린다. 본 전시가 열리는 홍천미술관에는 동시대 미술 작가 강영민, 권군, 김도희, 김주리, 배미정, 용해숙, 지현아, 현지예 이상 8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아카이브전이 열리는 분홍별관에는 신범순 문학평론가의 특별전이 마련된다.
 
“먹이이기(Being Prey)”는 인간 중심주의를 벗어나 자연과 인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 위한 개념으로, 직접적으로는 인간이 자연의 먹이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1985년 2월 에코페미니스트 발 플럼우드가 악어에게 왼쪽 허벅지를 뜯기고 나서 인간이 지배하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도 자연의 일부일 수 있음을 깨닫게 만들었던 사실은 전시의 주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기획을 맡은 김남수는 발 플럼우드의 생각 외에도 “인격-비인격, 생명-비생명을 막론하고 일체의 존재를 거룩한 우주의 공동 주체로 드높이는 ‘모심’밖에 없다”라는 동학의 명제를 들며, 이번 전시가 “자연의 문지방으로 들어서는 첫걸음 떼기가 되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홍천미술관 1실에는 강영민, 권군, 김주리, 현지예 작가의 작업을 선보인다. 먼저 강영민 작가는 강원도 인제의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마장터에 가는 길을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으로 제작했다. 인제에서 트래킹을 통해 자연의 시간을 누리는 강영민은 마장터에 홀로 살고 있는 『휴먼디자인』의 번역자인 백도사라는 기인을 만나게 된다. 환각 의식을 안기는 버섯 체험으로 시작한 영상은 현대 한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백도사의 말 등 자연의 질서를 통해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고취한다. 권군 작가는 태양과 달, 번개, 돌 등 다양한 자연의 도상들을 그림으로써 자연의 특별한 파동을 구현한다. 특별히 신범순 문학평론가의 서판 사상과도 연관이 되는 작업인 〈번개 맞은 “주먹도끼 버섯머리 쇼쇼 샤만얼굴”(2022. 캔버스에 유채, 40.9*31.8cm)도 전시된다.
 
김주리 작가는 젖은 흙의 표면을 지닌 입체 구조물 작업인 〈모습:某濕_202210〉(2022, 젖은 흙, 혼합재료, 향, 1220(h)x165(w)×95(d)cm.)을 선보인다. 팔봉산의 식빵머리 여신 형태의 고원 지형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표면의 생동감 있는 젖은 흙의 질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다. 현지예 작가의 〈며느리마녀여신〉(2022, 가변 설치, 퍼포먼스: 화, 수, 목, 금 12:00-16:00 / 토, 일 13:00-18:00)은 작가가 직접 여신 설화 관련한 여러 책 중에 문구들을 필사하는 퍼포먼스가 전시되는 작업으로, 작가는 전시 기간 내에 상주하며 필사적으로 필사를 한다.
 
홍천미술관 2실에는 지현아, 배미정, 용해숙, 김도희 작가 작업이 전시된다. 먼저 배미정 작가는 다채로운 색감의 조합과 디테일한 묘사, 오밀조밀하게 사람과 풍경을 병치시켜 자세히 들여다보며 풍부한 서사를 짐작할 수 있는 회화 작업 〈안녕을 비는 낮의 숲〉(2022, 캔버스에 아크릴, 162.2x162.2cm) 외에 회화 세 작업을 더했다. 배미정 작가 작업 옆에는 지현아 작가의 작업 〈머리에 옥수수 싹이 난 사람들, 2022, 벨벳 위에 자수, 480x110cm, 230x45cm, 230x45cm.〉이 놓이는데 작가는 임신 당시 옥수수만 먹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며, 옥수수 여신을 벨벳 자수로 놓아 전시장에 늘어뜨려 놓은 작업을 선보인다.
 
용해숙 작가의 작업 〈용의 눈〉(2022, 혼합재료, 영상, 가변크기, 영상, 사운드: Florian Karg.)은 3m 입체 거울에 영상과 사운드가 투사되며 환상적인 입체감을 관객에게 안긴다. 김도희 작가의 〈배꼽번개〉(2022, 관객 참여 조각, 황동, 심벌즈 스탠드, 160(h)x50(w)x50(d)cm)는 배꼽산이라는 일반 참여자의 배꼽을 주형으로 뜨는 커뮤니티 작업을 해왔고, 그중 하나를 위아래로 맞닿게 한 하나의 악기 세트로 크게 제작했다. 작품의 모서리를 관객이 함께 비치된 채로 두드리면 소리를 체험할 수 있는 형식이다.
 
아카이브전이 열리는 분홍별관 3, 4실에는 특별전 ‘존제생명서판연구 - ‘나’의 원관념을 찾아서’이 자리하는데, 신범순 문학평론가는 강원도 등지에서 수집한 여러 석판과 관련해서 진술과 그림을 함께 병치한 드로잉을 선보인다. 아카이브전은 발 플럼우드의 먹이-이기의 문학적 서사가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가운데, 1실의 팔봉산 등정과 여러 푸티지 영상이 조합된 〈팔봉산: 드림캐처〉, 2실의 팔봉산과 홍천 설화를 탐구한 『홍수설화무 ― 성이 다른 세 여신 리소스 북』을 기초로 한 아카이브와 《먹이-이기의 자연》의 리서치 과정 중에 참조한 여러 논문들을 인용한 하나의 글, 마지막 5실에는 참여 작가들의 도록이 전시된다. 전시 큐레이팅을 맡은 김민관은 자료들의 뒤섞임을 통해 “카오스적 공명”과 “자연으로의 점프”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15일 오프닝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4시부터 홍천미술관 2실에서 1,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이는 추후 유튜브에 기록 영상으로 업로드되고 책으로도 정리될 예정이다. 홍천별관에는 6시부터 윤상은 안무가의 퍼포먼스, 〈ㅈ 차기〉를 선보였다. 이는 2020년 홍수설화 리서치 당시 고안돼 홍천별관의 옥상 공간의 장소 특정성을 살려 새롭게 구현되었다.
 
전시를 주최한 분홍공장(홍천 굴운리에 소재)은 2014년 설립 이후, 지역민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홍천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해 왔으며, 다양한 작가들의 홍천에 관한 리서치와 작을 지원해 왔다. 또한 작년 트리엔날레 참여 이후 분홍공장과 함께 분홍별관을 문화 공간으로 운영해 왔다.
 
《먹이-이기의 자연》전은 참여 작가들이 전시 이전에 홍천의 팔봉산을 함께 답사하는 시간을 가졌고, 김남수 기획자는 작가들에게 팔봉산과 자연에 대한 해석의 관점을 열어주기 위해 양효실 미학자, 신범순 문학평론가, 히라이 토시하루 한양여대 교수, 현지예 작가, 양진호 철학자까지 다섯 명의 강연을 마련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작가들은 모두 신작을 제작했으며, 전시는 각각의 작품들이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감상될 수 있도록 의도되었다. 9명의 작가들의 지역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작업들은 홍천 그리고 자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강영민, 〈마장터 가는 길〉, 2022. 싱글 채널 비디오(24:40), 13 Dish Scrubby Yarn Mushrooms Installation.
 
 
권군, 난, 나비-새 no.1, 2021, 백토, 자기, 20x16x1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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