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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천 개인전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

Lim Seung-chun : 《Missing Link》

  • 작가

    임승천

  • 장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주소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2

  • 기간

    2023-04-01 ~ 2023-06-04

  • 시간

    11:00 ~ 18:00 (휴관일 : 없음 / 토,일요일, 공휴일 11:00~18:30)

  • 연락처

    031-992-4400

  • 홈페이지

    https:://whiteblock.org

  • 초대일시

    2023-04-04

  • 관람료

    3000원 (카페이용시 무료)

갤러리 가기
□ 전시 내용

아트센터 화이트블럭(대표 이수문)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국내 시각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을 지원했다. 약 9년간 16명의 작가에게 작업실을 지원한 화이트블럭 레지던시는 2018년 천안 광덕면에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을 개관해 총 16개의 작업실을 갖추고 2년 동안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의 작가 지원은 작업실 제공에서 끝나지 않고 입주작가의 후속 활동에까지 미치고 있다. 2019년부터 시행한 개인전 지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작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한지석(2019), 김건일(2020), 제이미 리(2021)에 이어 올해는 3기 입주작가(2015-2017)로 활동했던 임승천을 초대했다.

임승천(b.1973)은 오랫동안 직접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해왔다. '뱃머리가 세 개인 배', '등에 혹이 달리고 눈이 세 개인 주인공'과 같이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작가의 세계는 가상의 힘을 앞세워 동시대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비췄다.

7번째 개인전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2023. 4. 1. ~ 6. 4.)는 코로나 19 펜데믹을 지나며 작가가 절감한 우리 사회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전시다. 주로 생물의 진화 단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는 해결되지 않은 사건처럼 전체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찾을 수 없는 구간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연성 없이 흩어진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통해 해소되기 어려운 빈 공백을 가리킨다. 언제나 미완성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균형과 같이 말이다.

전시는 작가의 내면을 다룬 작품에서부터 출발한다. 시작점에서 만날 수 있는 < In House >는 팬데믹 시기에 자택에 고립되었던 기억을 담은 조각들이다. 눈, 코, 귀와 팔다리가 달린 집 모양의 조각에서는 폐쇄적이었던 당시의 상황과 불안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면 여러 개의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특히 희로애락(喜怒哀樂)의 표정을 담고 있는 <고리 Ⅰ>과 <고리 Ⅱ>는 각각 쉽게 치우치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담담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 밖에도 두 주체가 힘을 겨루고 있는 키네틱 작품 < Balance >은 쉽게 조율될 수 없는 개인, 사회, 국가의 욕망을 대변한다.

픽션(fiction)의 힘을 빌려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병든 사회를 비판해 온 작가의 태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일정 부분 변모했다. 특히 긴밀한 스토리 라인을 중시했던 이전과 달리 사회 현상 또는 사건 그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목할 만한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관람객은 세상을 관조하는 작가의 시선을 통해 다시 나 자신의 이야기를 되새겨볼 수 있다.


□ 전시 서문

미완의 삶을 지켜보는 자

임승천은 자신이 직접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구상 조각과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뱃머리가 세 개인 배', '등에 혹이 달리고 눈이 세 개인 주인공'과 같이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작가의 세계는 디스토피아에 가까운 어둡고 기괴한 환경으로 묘사되었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의 형상을 따라가다 보면 이 가상의 세계가 우리를 비추고 있음을 자연스레 알아차릴 수 있다. 대담한 스케일로 10년 넘게 이어져 온 장편 서사는 작가의 지난한 삶을 발판 삼아 혼탁한 시대상을 넘나든다.

픽션의 힘을 빌려 현실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병든 사회를 비판하던 작가의 태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일정 부분 변모한다. 모두가 세상과 단절했던 지난 2년 동안 임승천은 우리 사회의 생경한 민낯을 낱낱이 마주했다. 소설보다 더 극적인 현실의 사건들과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가짜 뉴스들로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 평범한 일상에서 돌연히 느낀 막연한 불안과 공포는 작가를 현실 세계에 몰입하게 했으며 허구의 것으로는 더 이상 충족될 수 없는 오늘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일조한다.

새로운 이야기는 집으로부터 나온다. 자택에 고립되었던 기억은 < In House >에서 신체화된 주택의 형상으로 가공된다. 눈, 코, 귀에 팔다리까지 달린 두 개의 집은 폐쇄적이었던 당시의 상황과 불안의 무게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 둘은 같은 모양에 비슷한 질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는 시멘트가 혼합된 묵직한 그라우트고 다른 하나는 가벼운 합성수지다. 외피에 숨겨진 가벼운 생각들이 극단적으로 오고 가는 동시에 묵직하게 갇혀 해소되지 못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자전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조각들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작가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생생하게 전한다.

집 안에 침잠한 그는 다시금 바깥세상을 관조한다. 이 과정에서 창작한 형상들은 욕망이 아우성치는 현실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일지(日誌)와도 같다. 예컨대 두상들을 병치한 <고리 Ⅰ>은 희로애락의 정점을 세밀하게 기록한다. 여기서 감정은 어떤 현상에 대한 내면의 반응이다. 작가가 인간의 본질을 연구하기 위해 줄곧 사용해왔던 주요한 소재이기도 하며 외부의 자극으로 쉽사리 치닫는 인간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시사한다. 감정이 맞물린 틈새를 비집고 교차하는 붉은 실은 하염없이 고조되는 양가감정을 아슬아슬하게 이어준다.

개인의 감정은 집단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기도 한다. <고리 Ⅱ>에서 평평하게 쪼개진 수십 개의 얼굴 조각은 도미노 패처럼 일렬로 나열해 있다. 원을 그리며 층층이 쌓인 군상들은 개개인의 주관이 모여 공통점을 가지는 상호주관적인 관계 속에서 공동체의 욕망과 권력의 허무함을 꼬집는다. 작가는 누군가 확증편향의 안온함에 기대는 순간 모두 한 방향으로 무너져내릴 수 있는 집단화의 위험성 또한 주지시킨다. 같은 맥락으로 어느 여성 국가대표 양궁선수의 페미니즘 이슈를 다룬 <표적이 된 여인>은 실화(實話)가 주는 힘을 이용하여 편향적인 집단의식과 매체를 경계한다.

이번 전시의 정점은 보이지 않는 힘들이 실제 동력을 부여받는 지점에 있다. < Balance >는 두 주체가 힘을 겨루는 키네틱 작품이다. 모터에 의해 앞뒤로 천천히 구동하는 주먹에는 붉은 실이 쥐어졌다. 두 주먹을 연결하는 실은 어느 순간 늘어졌다 다시 팽팽하게 당겨지기를 반복한다. 개인, 사회, 국가로 표상되는 이들의 욕망을 조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리라. 그렇게 바닥에 널브러진 붉은 실에서 균형에 다다르지 못한 욕망의 흔적을 목도할 수 있다. 무채색의 공간에서 드문드문 인식되는 이 붉은 색은 작가가 관람객이 가진 사유의 영역을 열고자 만든 장치로 곳곳에 있다. 주로 가는 실로 표현되지만 <붉은 발>에서는 신체 일부에 입혀 누구나 피해자이며 또 가해자가 될 수 있지 않냐는 강렬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늘 그러했듯 임승천의 작품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처럼 자리를 지킨다. 다만 긴밀한 스토리 라인을 중시했던 이전과 달리 현상 또는 사건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현실을 나열하고 있는 이들에게서는 어떤 기승전결의 구조나 흐름을 발견할 수 없다. 개연성 없이 흩어진 이야기들을 통해 해소되기 어려운 빈 공백은 바로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이다. 주로 생물의 진화 단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고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을 뜻하기도 하는 이 용어는 전체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찾을 수 없는 구간을 의미한다. 언제나 미완성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균형과 같이 말이다.

이제서야 현실에 다다른 임승천은 세상을 향한 상념을 주저 없이 내보이고 있다. 비록 그 속에 우울감과 회의감이 공존하는 순간이 있다 하더라도 예술가적 태도로 사유하여 밝히기를 멈추지 않는다. 함의가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사실주의에 적을 두고 사회 현상을 다루면서도 억지로 교훈적인 미래를 제시하지도 않는다. 미완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를 발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도 없이 그저 지켜볼 뿐이다. 덤덤한 태도로 현실의 틀을 만들고 현상을 찍어내 색을 입히는 작가의 수행적인 태도가 오히려 현대인의 무력감을 강하게 자극한다. 그렇게 우리는 관조자의 시선을 통해 다시 나 자신의 이야기를 만난다.
김진영,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큐레이터



임승천, In House, 2022,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23×22×36.5cm



임승천, 고리 Ⅰ, 2023,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철, 붉은 실, 가변크기



임승천, 고리 Ⅱ, 2023, 그라우트에 아크릴릭, 철, 550×550×210cm



임승천, Balance, 2023,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철, 모터, 컨트롤러, 붉은 실, 가변크기



임승천, 표적이 된 여인, 2022,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28×14×106cm



임승천, 붉은 발, 2023, 합성수지에 아크릴릭, 철, 90×90×380cm



작가 약력

임 승 천  b. 1973

학력
2001 수원대학교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22 창녀의 식탁 밑, 스페이스 빔, 인천
2014 네가지 언어 - 내일의 작가 수상, 성곡미술관, 서울
2011 유랑-流浪, 공간화랑, 서울
2009 북위 66도 33분-잠들지 않는 땅, 모로갤러리, 서울
2008 Dream Ship 3, 관훈갤러리, 서울
2007 정지된 또는 부유하는, 모로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22 파주 공공미술 프로젝트 2022, 파주장단콩 웰빙마루, 파주
2021 세계유산축전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불의 기억, 자연·인간·생명의 길, 거문오름 2코스, 제주
2019 동시대 이슈전-바디스캔들, 성남큐브미술관, 성남
2019 아트경기 미술장터, 에스팩토리/경기상상캠퍼스, 서울/수원
2019 통일기원 현대조각, 오두산 통일전망대, 파주
2018 경기천년 도큐페스타 경기아카이브_지금, 경기상상캠퍼스, 수원
2018 APMAP 2018 Jeju–Volcanic Island,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제주
2018 감각의 풍경, 시안미술관, 영천
2017 4慮공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2016 산책자의 시선,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6 클럽 몬스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6 수염 난 피터팬, 성남큐브미술관, 성남
2015 낙타를 삼킨 모래시계,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2015 peace voice nice,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2014 그들이 보는 세상-세 개의 예민한 시선, 조선대학교 미술관, 광주
2013 제 16회 이천 국제조각 심포지엄 조각이 말을 걸다, 설봉공원, 이천
2012 Body Double: The Figure in Contemporary Sculpture, 프레데릭 마이어 정원&조각 공원, 미시간, 미국
2012 리퍼블릭 프로덕션, 대한민국 국회, 서울
2012 장소의 기억, 시안미술관, 영천
2011 Type Wall, 소마미술관, 서울
2011 소장품 기획전-도시를 스케치하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서울
2010 특별한 이야기, 시안미술관, 영천
2010 풍경의 재구성,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0 New Faces, 앤드류 배 갤러리, 시카고, 미국
2010 낙원의 이방인, 수원시미술전시관, 수원
2010 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안산
2010 인트로,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고양
2009 극장, 삼성극장, 부산
2009 Art Road 77-With Art, With Artist, 헤이리 예술마을, 파주
2009 행복한 상상 프로젝트+신나는 도시 만들기, 아람미술관/어울림 미술관, 고양
2008 젊은 모색 2008 I AM AN ARTIST,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8 오래된 미래,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서울
2007 경기 1번국도, 경기도미술관, 안산
2007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당선작 Dream Ship 3호, 일민미술관, 서울

레지던시
2015 스튜디오 화이트블럭, 파주
2011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10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 고양

주요 수상
2014 구본주예술상
2013 성곡 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2001 한국 구상미술대전 특선
2001 관악현대미술대전 특선

지원 선정
2022 인천문화재단
2016 경기문화재단
2014 서울문화재단
2011 서울문화재단
2009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200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7 경기문화재단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인천아트아카이브 인천미술은행
경기도미술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성곡미술관
구삼미술관
모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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