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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경계

No Bound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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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경계 없이 흐른다. 만물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전체성을 가진다. 그러나 유한한 인간의 경계 속에서 전체는 파편이 된다. 지식과 정보는 분류하고 규정함으로 시간을 소비하지만, 예술과 종교는 언제나 근원의 생명과 영원성을 갈망하고 있다.

닻미술관의 기획전 《무경계》에서, 오랜 시간 바닷속 풍경을 담아온 두 작가, 웨인 레빈과 브라이언 오스틴의 세계가 만난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해저로부터 솟아오른 산맥과 이를 감싸는 하늘의 구름, 물속을 유영하는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을 볼 수 있다. 브라이언 오스틴은 고래의 존재를 마주하는 강렬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크기 사진으로 대상을 재현했다. 작가가 마주했던 거대하고 따뜻한 존재의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또 다른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 고요한 바닷속에서 고래를 만나며 작가는 외부 세계와 연결된 내면세계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고, 그에게 사진은 그러한 바라봄을 통해 찰나의 시간 너머 영원의 문을 여는 성찰의 도구가 되어주었다.

사진가 웨인 레빈은 지난 50여 년간 프리 다이빙으로 바닷속 풍경과 생물들을 찍어왔다.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하와이섬의 산맥과 구름을 담은 사진은, 대지 위에 물과 공기가 흐르는 또 하나의 수중 풍경이다. 깊은 내공으로 전체를 담아내는 노장의 흑백 사진은 마치 동양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물은 동서양 문화 어디에서나 탄생의 신화를 담고 있다. 그에게 물은 생명과 자연의 신비를 품고 있는 모태이다. 하늘과 땅의 경계에서 유동하고 변화무쌍한 형질로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를 은유한다. 물로 경계 지워지는 모든 대륙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관계성을 가진 하나의 몸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사진은 물과 공기의 경계, 땅과 하늘의 경계, 동서양 문화의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에너지와 물질, 생명과 자연의 순환에 대해 끝없이 던지는 질문들이다.

자연계에는 육지와 바다를 가르는 수많은 경계선이 존재한다. 그 선들은 단순히 나누고 구분하는 동시에 결합하고 연결한다. 예술은 항상 보이지 않는 모든 경계로부터 자유로움을 꿈꾼다. 경계를 지워내고 순수하게 바라본다는 것은 현존의 경험이며 시각예술이 가진 힘이다. 현실을 비우고 머물러 바라보자. 하나의 유기적 통일체,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균형, 음과 양의 조화로운 흐름 속에서 모든 존재가 하나의 생명으로 연결되는 신비한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회복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전체에서 떨어져 고립된 개별 존재는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모든 경계에 피는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자. 그 생의 기운이 우리를 다시 살게 할 것이다.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사진은 우리에게 머물러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주는 친절한 예술이다.

기획_주상연


 

웨인 레빈

웨인 레빈은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학사를,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하와이로 이주하여 사진을 가르치며 본격적으로 수중 사진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는 사진기를 들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그만의 시각으로 공간과 하나 된 유기적인 풍경의 수중사진을 만들어 낸다. 애퍼처 및 렌즈웍스 등의 출판사를 통해 그의 작업이 소개되었고, 1984년 국립예술기금과 1989년 오하이오 예술 자문위원회, 2006년 하와이 주립 문화예술기관 등을 통해 연구 지원을 받았다. 그의 첫 번째 작품집 『Through a Liquid Mirror』(1997)는 하와이 출판 협회에서 그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렀으며 현재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샌디에고 사진 미술관, 호놀룰루 현대미술관, 하와이 주립 문화예술기관과 영국 딤볼라 미술관, 한국 닻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브라이언 오스틴

브라이언 오스틴은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진가이다. 오스틴이 직접 촬영한 실물 크기의 고래 사진은 예술로서뿐만 아니라 연구 자료로서도 희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만물과 우주의 관계를 탐구하며 태양, 나무, 식물 등까지 영역을 넓혀 모든 미시적인 세계와 거시적인 세계가 하나로 이어짐을 카메라를 통해 발견해 나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카발로 포인트를 포함하여 닻미술관, 매사추세츠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 호주 국립 해양 박물관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초대받았다. 작품집으로는 『태양, 물, 존재』(닻프레스, 2020), 『Beautiful Whale』(Abrams, 2013)이 있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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