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지난전시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

-

  • 작가

    성능경

  • 장소

    갤러리현대

  •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 기간

    2023-08-23 ~ 2023-10-08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2-2287-3500

  • 홈페이지

    http://www.galleryhyundai.com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예술 중 미술만 유독 물질이 있다. 시, 소설, 영화, 음악 모두 물질이 없다. 물질성 때문에 재산 가치로 평가된다. 미술에서 물질성을 제거하는 작업이 (나의) 개념미술이었다” - 성능경

갤러리현대는 성능경(1944년생)의 개인전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을 8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개최한다. 2010년대 초반부터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해 온 갤러리현대와 ‘한국적 개념미술’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성능경 작가가 함께하는 첫 전시다. 전시 타이틀인 ‘망친 예술’과 ‘행각’은 성능경 작업만이 지닌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생각의 틈새를 제시하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관을 응축한 키워드다. 작가는 평생 비주류적 태도를 고수하며 자신의 작품을 ‘망친 예술’로 명명함으로써 전통적인 예술 심미관을 재성찰하고, 틀에 박힌 예술의 문법과 인간 삶의 조건을 향해 질문하는 ‘행각(퍼포먼스)’의 변주를 오늘날까지 실천하고 있다.

《성능경의 망친 예술 행각》전은 작가의 시대별 대표작 140여 점을 엄선해 미니 회고전의 형식으로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1970년대 신문, 사진, 행위가 융합된 ‘개념미술’ 시기의 대표작 〈수축과 팽창〉과 〈검지〉, 1980년대 신문 보도사진을 재편집하고 이를 공간의 조건에 따른 장소 특정적 사진-설치 형식으로 풀어낸 〈현장〉 연작,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업 작가이자 네 아이를 둔 가장이라는 자신의 개인사를 내용으로 '망친 예술'을 표방하며 선보인 〈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와 〈안방〉 등의 사진과 사진–설치 작품, “예술은 짧고 전위의 삶은 길다”를 실천하는 해학적 퍼포먼스, 2010년대 이후 노년의 삶을 사는 실험미술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탐색하며 제작한 〈그날그날 영어〉, 〈손씻기〉, 〈밑그림〉 등의 작품들이 꼬리를 무는 밀도 있는 구성으로 전시장에 펼쳐진다.

성능경은 1970년대 초반부터 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ST)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당대 미술 흐름과 차별화되는 물질성이 최소화되고 미술가의 몸과 행위가 중심이 되는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974년 사진 작업 제작을 결심한 그는 중고 니콘 F2 카메라를 구입하고 독학으로 사진술을 익혔다.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개념미술의 어법을 지닌 사진 작품을 발표하던 그는 1976년부터 한국 현대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수축과 팽창〉(1976)과 〈검지〉(1976) 등의 대표작을 잇달아 발표한다. 일련의 신체 행위를 기록한 사진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작품이다. 1976년 《3인의 EVENT》전에서 공개한 〈수축과 팽창〉은 작가가 손을 뻗어 몸을 최대한 부풀려 ‘팽창’시키고 바닥에 엎드려 최소한 ‘수축’시키는 행위를 기록한 사진 12장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는 사진 제작을 위해 인화한 최초의 ‘인쇄용 사진’과 그것으로 제작된 ‘인쇄용 필름’이 함께 전시되어, 사진이 주요 매체가 되는 성능경식 개념미술 작업의 실험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1976년 《제5회 ST전》에서 발표한 〈검지〉는 이번 전시에서 빈티지 원본으로 공개된다. 작가가 팔을 쭉 뻗어 검지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점차 입으로 검지를 가져가면서 초점을 수정하며 촬영한 아홉 장면을 17장으로 인화해 수평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미술사학자 조수진은 작가 본인의 신체 행위를 절제된 형식으로 포착한 성능경의 초기 사진 작품이 “작가 신체가 작업의 주체이자 대상이 된 점, 특정 맥락에서의 행위의 과정을 기록한 사진이라는 점, 미학적이며 위계적인 구성 대신 사진을 연속으로 나열하는 설치 방식을 도입한 점 등에서 1970년대에 세계 각지에서 출현한 여러 개념사진과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라고 설명하며, “기성 미술이 신봉해 온 고상하고 영웅적인 미술가 관념에 도전하는, 한국 전위의 새로운 유형의 초상 사진”이라 분석한다. (조수진, 〈성능경의 ‘망친’ 예술: 반세기의 전위 되기〉, 2023, 갤러리현대 전시 도록, 발간 예정)

전시장 1층 사방 벽을 리듬감 있게 가로지르며 점령한 사진-설치작 〈현장〉은 신문의 보도사진을 작업의 매체로 활용한 성능경의 대표 연작으로 신문, 사진, 드로잉 행위가 혼합되어 완성된다. 1979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제5회 서울 현대 미술제》에서 첫선을 보인 〈현장〉은 신문 보도사진에서 사건 현장을 지시하고 독자에게 보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새겨진 점선, 화살표, 원, 세모, X표 등의 편집 기호에서 작업이 출발한다. 작가는 이 연작을 위해 몇 년에 걸쳐 모든 종류의 신문 보도사진을 채집하고 그중 1,500여 장을 선별하여 마이크로 렌즈로 접사 촬영하였다. 그 후 먹과 세필로 35mm 필름에 다양한 편집 기호를 추가로 그려 넣고 23 x 35 cm 크기의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확대 인화하였다. 작가는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들을 전시 공간의 조건을 고려하여 공간에 확장되는 사진-설치로 풀어내면서 혁신적 방법론을 구축한다. 그는 1979년부터 1985년에 걸쳐 2,000여 점의 사진을 인화했으며, 현재 1000여 점의 원본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작가는 〈현장〉의 제작 의도가 “신문 편집자가 제시하는 사진 해석을 무효화하고 재해석하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동시대 미술의 방법론인 ‘차용’의 어휘를 시대를 앞서 구현한 〈현장〉 연작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한국의 시대 상황을 고스란히 포착한 역사적 아카이브이자, 작가의 드로잉과 행위의 기록물이며, 사진을 출발점으로 삼은 작품임에도 복제가 아닌 원본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성능경의 멈추지 않는 사진-이미지 실험은 1990년대와 2000년대로 넘어오며 발표한 자전적 성격의 사진과 사진-설치 작품으로 이어진다. 1977년 〈 S씨의 반평생 〉이란 작품에서 학창 시절부터 사회인이 된 자기 모습을 작품의 일부로 사용했던 작가는 카메라를 다시 자신과 그 주변으로 향한다. 공적 매체이자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문과 신문 보도자료에서 벗어나, 〈네 남매의 사진첩〉(1990), 〈 S씨의 자손들-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 〉(1991), 〈안방〉(2001)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개인의 서사를 끌어안는 사적 사진과 혼합매체를 작업의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1991년 대구 삼덕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발표한 사진-설치 작품 〈 S씨의 자손들-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 〉에서 S씨는, 즉 작가 자신을 지시한다. 〈 S씨의 반평생 〉의 후속작이라 할 이 작품에는 한 가족의 가장이 된 그의 삶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내 대신 많은 시간을 네 남매의 육아에 전념하며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포착했다. 작가는 핀이 안 맞거나 실수로 셔터가 눌러져 찍힌, ‘프로 사진’의 관점에서 본다면 제목의 단어처럼 말 그대로 ‘망친 사진’을 10여 년 동안 모아 두었다. 이 사진은 아이들이 먹은 사탕과 과자의 현란한 포장지 등과 병치해 전시된다. 아빠로서 작가로서 치열했던 작가의 개인사는 세대를 초월해서 공감할 수 있는 미술로 다가오며, ‘망친 사진’으로 전하려 한 ‘아름다움’은 1990년대 이후 전개된 성능경 예술 세계의 핵심 주제인 “망친 예술”로 확장된다.

〈안방〉은 제목 그대로, 작가가 거주하던 안방을 촬영한 18장의 사진 작업이다. 2001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예술은 착란의 그림자 – 성능경전》의 중심 작업으로, 그는 자신의 안방 풍경을 ‘착란’적 풍경으로 시각화한다. 이번에는 작정하고 ‘망친 예술’을 의도하듯, 작가는 어두운 안방에서 카메라 조리개를 개방하고 이리저리 이동하며 200여 번의 플래시를 작동시켜 촬영하고 이를 시바크롬에 인화하였다. 이렇게 완성된 이미지에는 작가의 내밀한 사적 공간인 안방의 살림 도구와 모습이 형형색색의 착란적 이미지로 중첩되어 나타난다. 그는 이 작품에서 평생 개념미술을 해오며 멀어졌던 ‘색’과 가까워지는 “회화성의 회복”을 시도했다고 한다. 삶과 예술,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사진과 회화 등의 문제적 이슈가 혼합되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안방〉과 같은 전시에서 공개한 〈쿠킹호일맨〉(2001)은 자기 몸에 쿠킹호일을 휘감아 부착하고 펼친 여러 가지 신체 동작을 사진가 이강우가 촬영한 두 작가의 합작이다. 한 작업을 두 사람이 공유함으로써 예술 생산과 분배,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 작가에게 남용되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소유 의식을 위트 있게 희석시킨다.

1998년 발표한 〈우왕좌왕(右往左往)〉은 1976년 작 〈위치〉나 〈검지〉의 연장선에서 작가의 행위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시기를 대표하는 ‘퍼포먼스 드로잉’ 작업이다. 그는 퍼포먼스가 “작가의 몸이 미술에서 여전히 유효한 매체일 수 있게끔 하는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우왕좌왕〉에서 작가는 장지에 커다란 눈, 남성과 여성 몸의 실루엣, 검은 구멍, 이를 드러낸 채 웃는 입 등을 4B 연필로 그린 드로잉 작품을 전시장에 미리 걸어 놓는다. 관객 앞에 등장한 작가는 부채에 시축문을 써넣고 이를 읽은 다음 불사르는 제의적 행위로 퍼포먼스를 시작한다. 의상을 갈아입고 자신과 관객의 얼굴에 “유쾌!”, “상쾌!”, “통쾌!”를 외치며 면도 크림을 바르거나, 콜라를 나눠 마시고, 미리 완성한 드로잉 작품에 다가가 면도 크림을 표현주의적 제스처로 문지르면서 여러 사회적 현상이나 작가 개인의 체험 등을 진술하는 행위를 펼쳤다. 각 행위의 소제목은 “I.M.F“, “독을 뿜는 여자“, “고개 숙인 남자“, “히! 히! 히! 나는 여기가 좋와“(여성의 여러 몸 부위), “달의 외침“, “유행성 각결막염“(속칭 아폴로눈병), “신경치료“(이), “블랙박스“(괴편지)였다. 작가의 몸과 말, 행위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이 한데 어우러진 성능경만의 ‘망친 예술’을 대표하는 〈우왕좌왕〉은 갤러리현대의 개인전을 기념하며 기자간담회와 개막식에서 다시 공연될 예정이다. 

2010년대 노년의 작가는 다시 일상에서 미술의 새로운 언어를 발견하고 발전시킨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신문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작가에게 신문 읽기는 중요한 일상인데, 작가는 신문에 고정 코너로 존재하는 ‘그날그날 영어’를 열독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하는 흔적을 정성스레 남겨왔다. 70대에 접어든 노년의 작가의 일간 신문 정독의 습관은 국제적인 언어가 된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고자 하는 미술가의 신문콜라주-드로잉 작품 〈그날그날 영어〉가 되었다. 1층에 전시된 〈검지〉의 연장선에서 2021년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 버전으로 해석 가능한 〈손씻기〉, 본인의 배설물을 닦은 휴지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이미지 컬러를 형형색색으로 편집 수정해 완성한 〈밑그림〉은 글로벌 팬데믹을 겪은 작가가 일상과 예술의 틈새를 찾아 세상에 건네는 유머이자 또 다른 미술 언어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용변을 보고 신체를 깨끗이 하는 일상의 생존 행위가 미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성능경의 검소한 작품이 크나큰 울림을 전하는 이유는 그의 작품이 급변한 지난 세기를 묵묵하게 살아온 한 미술가의 실존에 기반을 두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의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인간의 실존을 촌철살인의 언어로 승화한 그의 작품이 국내외 미술계에서 그 미술사적 가치를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그의 ‘망친 예술 행각’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작가에 관하여
성능경은 1944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1968년 조선일보가 기획한 《68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회화 작품을 출품한 것을 끝으로 물질성이 최소화된 ‘개념미술’을 추구한다. 1973년 전위미술 단체 ‘Space & Time 조형미술학회’(ST)에 참여하며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개념사진’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관훈미술관(1985), 청파소극장(1988), 삼덕갤러리(1991),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2001), 백아트 서울(2023), 자하미술관(2023), 갤러리현대(2023)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광주비엔날레 2002 - 멈춤, Pause, 止》(2002), 《한국의 행위미술 1967-2007》(2007,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사진 60년 1948-2008》(2008,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백남준 아트센터 개관 백남준 페스티벌 - Now Jump》(2008–2009, 백남준 아트센터, 용인),《1970-80년대 한국의 역사적 개념미술: 팔방미인》(2010-2011, 경기도미술관, 안산), 《Guangzhou live 3》(2012, 광저우, 중국, 치앙마이, 태국), 《Art & Documentation Festival》(2013, 순회공연: 루블린, 폴란드, 베니스, 이탈리아), 《2014 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2014, 비엔날레 제2전시실, 광주), 《2016 부산비엔날레: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2016, 부산 시립미술관, 부산), 《REHEARSALS from the Korean Avant-Garde Performance Archive》(2017, 영국 한국 문화원, 런던),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2018, 대구미술관, 대구), 일본∙한국∙싱가포르 순회전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2019), 《The 4th International Festival of Homar - Video and Photo Exhibition, Light Art Performance -With Approach the Nature-》(2020, 호라마바드, 이란), 서울∙뉴욕∙LA 순회전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2023) 등 국내외 기관에서 열린 주요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성능경의 작품은 라초프스키 컬렉션(미국, 달라스)을 비롯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갤러리현대] 성능경, 검지, 1976, 젤라틴 실버 프린트, 24 x 19 cm (each) (x17)



[갤러리현대] 성능경, 밑그림, 20202023, 잉크젯 용지 위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18.1 x 30.2cm (x50)




[갤러리현대] 성능경, 수축과 팽창 (인쇄용 사진), 1976, 젤라틴 실버 프린트, 7.5 x 7.5 cm (x12), F. 50.9 x 63 x 4.3(d)cm




[갤러리현대] 성능경, 현장 4, 1980, 젤라틴 실버 프린트, 51.6 x 36.7cm (x 8)



[갤러리현대] 성능경, 현장- 카우 (카폰+우사), 1985, 젤라틴 실버 프린트, 23 x 34.5cm (x2), F. 71 x 63.5 x 4.3(d)cm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