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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 기획전 《서화, 한국화의 여명》

SeoHwa, The dawn of Korean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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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원미술관은 2024년 3월 28일(목)부터 5월 31일(금)까지 소장품 기획전 《서화, 한국화의 여명 SeoHwa, The dawn of Korean painting》전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한국미술의 뿌리를 찾아가며 서화(書畵)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서화는 ‘글’과 ‘그림’을 결합한 고유한 전통적 예술로, 우리 선조들의 미적감각과 문화의식을 엿볼 수 있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유물로서 그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서화는 근대기에 들어와 서예와 동양화로 분리되기 전까지 아주 보편적인 예술관을 형성해왔으며, 우리의 선조들은 예술을 학문과 수양의 방법으로 대하며, 글과 그림은 동일한 뿌리를 가진다는 인식하에 그 시대 생활상을 다룬 그림과 제시(題詩)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화의 역사적 흐름을 통해 작품의 내용과 형태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탐구하며, 일제강점기, 광복, 한국전쟁과 같은 역경 속에서도 서화가 어떻게 가치 있는 창작물로 남아왔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예술가들은 옛 화론가들이 제시한 서화일치론(書畫一致論)과 서화동원론(書畫同原論)을 기반으로,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흐름을 수용하는 선구자로서 한국화의 여명을 열어나갔다. 이들은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전하며, 함축과 은유, 여백의 비움을 통해 예술적 철학을 강조하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밑거름이 된 서화의 진정한 의미를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한국미술의 빼어난 창조적인 저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일·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재)한원미술관 누리집(http://www.hanw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 서문

최근 해외시장에서는 한류 문화가 ‘K-컬처’로 불리며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주로 K-Pop,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류 문화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상적으로 쉽게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의식주, 순수예술, 법과 제도, 사회운영 시스템까지 모든 영역에서 ‘한국 스타일(K-Style)’이 인정받고 있다. K-컬처의 확산은 곧 한국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환호는 바로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이 담긴 독창성에 호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K-컬처의 ‘K’는 단순히 뛰어난 개성으로 인식되는 것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주도권을 갖는 강력한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는 한류가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1929년에 발간된 「조선미술사(Geschichte der koreanischen Kunst)」는 최초의 한국미술 통사로, 저자 안드레 에카르트(Andre Eckardt, 1884-1974)는 1909년부터 20년간 선교사로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학 분야에서 다수의 저서를 발간하였다. 에카르트는 한국의 미를 전통적인 시각에서 해석하며, 그가 강조하는 고전성(classicality)은 균형과 평온함을 치우치지 않게 표현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의 관점에 따르면, 한국의 자연미는 이러한 단순성과 소박함이 공존하여 특별한 아름다움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한편, 한국 미술사학계의 선구자인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 1905-1944)은 「조선 고대미술의 특색과 그 전승 문제」(『춘추(春秋)』, 1941년 7월호)라는 자신의 논문에서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무기교의 기교’, ‘무계획의 계획’, ‘비정제성’, ‘적조미’, ‘비균제성’, ‘무관심성’으로 정의하고, ‘구수한 큰 맛’으로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여기서 ‘무관심성’은 인위적이고 기교적인 완벽주의를 거부하고 자연적 환경이나 재료의 자연성을 애호하는 한국미술 특유의 미적 취향을 말하는데, 이것은 곧 자연에 순응하는 심리와 연결된다.
한국미술의 미적 가치이념은 자연, 예술, 인간의 결합이며, 그 결합에 있어서의 미적 체험은 객체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대한 주체의 체험은 아니며, 자연은 미적 체험의 원리적 근거이며 체험 그 자체로서 이미 미적 체험 속에 포섭되어 자연과 예술이 구별될 수 없는 상태로 긴밀하게 얽혀있음을 말한다. 

예술가들은 옛 화론가들이 제시한 서화일치론(書畫一致論)과 서화동원론(書畫同原論)을 기반으로,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흐름을 수용하는 선구자로서 한국화의 여명을 열어나갔다. 이들은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공감을 전하며, 함축과 은유, 여백의 비움을 통해 예술적 철학을 강조하였다. 전통적으로 ‘서(書)’와 ‘화(畵)’의 관계는 표현하는 형식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목표는 동일하게 여겨졌다. 중국 당(唐)대 미술사가인 장언원(張彥遠, 815-879)은 『역대명화기(歷代名畫記)』「서화의원류(書畫之源流)」에서 “글과 그림은 한 몸이었으며 (둘로) 나누어지지 않았다. 형상을 묘사하는 방법이 처음으로 창안되었지만 지나치게 간략했다. (이것으로는) 뜻을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글자가 나타났고, 형태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림이 나타났다.”고 언급했다.2) 이처럼, 글과 그림의 근원은 하나였으며 숨은 의미를 드러내는 형식으로 본다면 둘 간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갖는 셈이다. 19세기 말까지 이어져 온 서화는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요소를 지속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예술 장르로서, 근대기에 들어와 서예와 동양화로 분리되기 전까지 명맥을 유지해 온 아주 보편적인 예술관이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예술을 학문과 수양의 방법으로 대하며, 글과 그림은 동일한 뿌리를 가진다는 인식하에 그 시대의 생활상을 다룬 그림과 제시(題詩)로 표현해왔다. 서화는 사대부들의 예술적 교양의 일부로 간주되어 인문학과 예술학이 결합된 시(時)‧서(書)‧화(畵) 일체관이 형성되고 발전되었다.3) 당시 사대부들은 그림 감상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안목을 향상시키고 사물의 외형이 아닌 대상의 본질에 주목하며, 작가의 내면, 즉 마음이나 정신적 사유를 그림에 투영시켜 내면의 진정한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본 전시는 서화의 역사적 흐름을 통해 작품의 내용과 형태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고찰하며, 일제강점기, 광복, 한국전쟁과 같은 역경 속에서도 서화가 어떻게 가치 있는 창작물로 남아왔는지를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해당 우리의 미술계는 급변하는 역사의 흐름과 시대적 요구 속에서도 전통의 계승과 서양화, 일본화 같은 다양한 예술사조의 영향을 받아 근대적 모색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4)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高羲東, 1886-1965)은 일본에서 유학하였으며, 초기에는 유화 작업을 하였지만 1920년대 중후반부터 동양화로 전향하여 전통양식에 서양화 기법을 접목시켜 새로운 표현방식을 선보였다. 미술계가 겪은 큰 변화 중 하나는 전통적 가치관에 따른 ‘서화(書畵)’라는 용어가 하나의 세계에서 어우러졌던 예술 형식에서 회화, 조각, 공예를 포괄하는 ‘미술(美術)’이라는 개념과 범주로 바뀌어 가게 되었다는 점이다. 서화를 대신하여 쓰이는 미술은 회화, 조각, 공예로 다양하게 확장되었으며, 그 하위 장르인 ‘회화(繪畵)’는 서양화와 동양화로 나뉘어 일반에 널리 인식되었다.5) 1920년대에 식민지 조선의 미술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선총독부가 《조선미술전람회(朝鮮美術展覽會)》(1922)를 개최하면서 한국 근대미술의 형성과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6) 당시 서화계의 주역이었던 안
중식(安中植, 1861-1919)과 석진(趙錫晋, 1853-1920)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미술교육기관인 서화미술회(書畫美術會)(1912) 교수로 참여하여 서화 교육의 대중화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세대의 젊은 서화가들을 양성하고자 했다.7) 이 학교 출신의 화가들은 전통 서화의 세계관을 계승하면서도 신미술 운동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시각과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모색하며, 독자적인 예술적 언어를 창조해나갔다. 비로소 서화는 문인적 교양으로서의 경직된‧전형화된 양식을 탈피한 개인의 창작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는 예술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재)한원미술관 소장품 3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근대 전통 문인화(文人畵)부터 익명성이 강조된 산수화(山水畵), 영모화(翎毛畵), 그리고 서예적 조형성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현대 한국화까지 예술가들이 자연을 모든 존재의 근원으로 여기고, 순도 깊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작품에서 어떻게 풀어내는지 전통적 회화의 정신을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8) 이러한 작품들은 함축과 은유, 여백의 비움, 그리고 여운과 울림을 통해 현대인의 미적 감수성을 자극하며 작품 속에 더욱 빠져들게 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밑거름이 된 서화의 진정한 의미를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우리 한국미술의 빼어난 창조적인 저력을 다시금 느껴보기를 기대한다.
■ (재)한원미술관 선임학예사 전승용
 

고희동_산수_종이에 먹, 색_27×36cm_1900년대



김인후_인종대왕석죽仁宗大王石竹_종이에 먹_102×62cm_1500년대



유치봉_산수_한지에 먹_70×40cm_1800년대



이응노_풍경_한지에 수묵채색_43×23cm_1950



작자미상_산신탱화山神幀畵_종이에 먹, 색_101×76cm_1800년대



지운영_산수_종이에 먹, 색_132×42cm_1929



허련_수묵매죽팔곡병水墨梅竹八曲屛_종이 에 먹_56×26cm×8_1800년대


황종하_호虎_비단에 채색_49.5×124.5cm_190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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