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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HYUNDAI 50 PartⅡ

HYUNDAI 50 Part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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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가기
- 이승택, 곽덕준, 박현기, 이건용, 이강소 등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들 한자리에
- 갤러리현대와 함께 한 해외 미술계 스타들 총출동
- 한국 동시대 미술의 스펙트럼을 확인하다
- 50주년 기념한 특별한 신작 대거 공개



참여 작가
강익중, 곽덕준, 김민정, 김성윤, 도윤희, 문경원 & 전준호, 박민준, 박현기, 유근택, 이강소, 이건용, 이슬기, 이명호, 이승택, 장영혜중공업, 최우람 (한국 작가 16명,팀)
헤수스 라파엘 소토, 프랑수아 모를레, 로버트 인디애나, 온 카와라,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사라 모리스, 프레드 샌드백, 토마스 스트루스, 아이 웨이웨이, 쩡판즈, 토마스 사라세노, 이반 나바로, 라이언 갠더 (해외 작가 13명)


갤러리현대의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2부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갤러리와 동행한 한국 작가 16명(팀), 해외 작가 13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출발점이 되는 1980년대 초중반은 갤러리현대가 ‘세계화’의 비전을 전시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반영한 시기다. 1981년 3월 후앙 미로전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마르크 샤갈, 1983년 3월 헨리 무어의 미술관급 개인전을 열며 해외 유명 작가의 개인전을 지속해서 기획해갔다. 1987년 한국 갤러리 최초로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한국미술을 국제무대에 알렸고,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해외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장르와 매체가 다변화하고 작품의 규모가 확대된 동시대 미술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미술관급 전시장을 새롭게 마련했으며, 2000년대 윈도우갤러리, 두아트, 16번지 등 프로젝트 스페이스를 운영하면서 국내외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또한, 한국 작가가 세계적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해외 미술계에 알리며, 갤러리가 구축한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통해 주요 미술 기관에 한국 작가의 작품이 소장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2010년대 이후, 시대를 앞선 한국의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며 한국과 세계 미술사를 아우르는 학구적인 기획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들 한자리에
본관(삼청로 8)에서는 이승택, 곽덕준, 박현기, 이건용, 이강소 등 한국의 실험미술가를 한자리에서 만난다. 지난 10여 년에 걸쳐, 갤러리현대는 이들의 기념비적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연이어 개최했으며, 세계 미술사의 거대한 흐름과 맥락에 맞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 노력의 결과, 2013년 이승택의 <고드랫돌>(1958)과 2016년 이건용의 퍼포먼스 사진 <장소의 논리>(1975)가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되었고, 2018년 박현기의 대표작인 <무제(TV돌탑)>(1978)이 뉴욕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다. 한국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는 갤러리현대의 다양한 노력과 일련의 전시 프로그램은, 당대에 획기적인 작품을 발표했음에도 서구 중심의 미술사에서 소외됐던 세계 곳곳의 미술가를 찾아 그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관련 전시를 기획하는 해외 미술계의 동향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갤러리현대가 주목한 다섯 작가는 한 장르나 특정 사조에 포섭되지 않는 전위적 작품 활동을 펼쳐 왔다. 이들의 작품에는 자연과 인공, 삶과 예술, 물질과 관념, 전통과 혁신, 실재와 환영 등 미술사를 가로지르는 첨예한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다섯 작가가 미술계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중반은 한국의 ‘실험미술’이 꽃 핀 시기라 할 수 있다. 앵포르멜 이후 “한국 화단의 새로운 조형질서를 모색 창조”하려는 작가들이 주축이 된 그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결성된 것이다. 한국 최초로 ‘아방가르드’를 표방하며 기성 작가와 이론가가 함께 결성한 한국아방가르드협회(이하 A.G., 1969-75), 미술뿐 아니라 음악, 패션, 영화, 연극 등 타 예술 장르에 종사하는 20-30대 예술가로 구성된 제4집단(1970), ‘시간’과 ‘공간’에 대한 관심을 바탕에 둔 개념적 실험미술을 시도하고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하며 미술에 이론적으로 접근한 Space & Time 조형예술학회(이하 S.T, 1969-1981), 전국의 실험 작가를 결집한 《대구현대예술제》(1974-1979) 등의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 그룹들에 참여한 주요 작가는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에서 벗어나 입체, 오브제, 설치, 개념미술, 이벤트,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 대지미술 등 장르와 매체의 넘나드는 놀라운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한국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이러한 활동은 미술사적으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이룩했다고 평가받는다.

본관 전시장에서 관객을 처음 맞는 작가는 이승택(1932-)이다. 오는 11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앞둔 그는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비조각(non-sculpture)’이라는 자신만의 핵심 개념을 담은 전위적 작품을 발표해 왔다. 작가는 서구의 근대적 조각 개념에서 벗어나, 옹기, 고드랫돌, 노끈, 비닐, 각목, 한지, 책 등 ‘비조각적’ 재료를 작품 제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나아가 물, 불, 바람, 안개, 소리 등의 자연적 요소를 작품에 끌어왔으며, 야외 공간과 특정 상황에 개입하고 이를 ‘사유화’하는 작품을 열정적으로 창작했다. 갤러리현대 50주년 특별전에 출품된 이승택의 <무제>(1982) 역시 그의 ‘비조각’ 개념은 물론 작품이 놓이는 환경에 관한 작가의 관심을 잘 드러낸다. 1982년 관훈미술관에서 열린 세 번째 개인전에서 처음 발표한 <무제>는 이번 전시를 통해 40여 년 만에 공개된다. 표면에 종이를 감고 뭉치고, 이를 실로 감싸 선과 점 형태를 형상화한 쇠막대기 여러 개가 전시장의 벽과 바닥, 천장을 점유하며 배열되어 있다. 유기적인 형태의 밧줄을 사용한 벽 드로잉과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막대가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며 전시장 전체로 확장되어 관객이 전시장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이끈다. 또한 “무한의 공간에 펄럭이게 하여 비시각적인 공기를 시각화”(작가 에세이, 1980)한 <바람> 퍼포먼스의 첫 기록을 담은 3폭 사진을 포함해, 작가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야외에서 펼친 실험적 설치와 행위를 기록한 사진도 함께 공개한다. 이 사진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작가의 주요 작품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양상은 다르다. 그는 바람, 물, 불, 연기 등 자연의 힘으로 완성되는 대규모 야외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 행위를 펼쳤고, 한시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장을 직접 촬영해 기록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작품으로 전시했다. 한편, 사진에 물감을 칠해 사진에 기록된 작품에 새로운 층위의 맥락을 부여하거나, 평범한 풍경 사진에 구현하고 싶은 상상의 작품을 사실적으로 그려 놓았으며, 사진과 사진을 콜라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진 매체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이승택, Untitled, 1982,알루미늄 파이프, 종이, 실, Dimensions variable, (갤러리현대 제공)


본관 안쪽 공간은 곽덕준과 박현기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한국과 일본 미술계에서 활약한 곽덕준(1937-)은 명확하고 자명한 것으로 여겨지는 세계의 구조와 질서에 ‘난센스의 미학’으로 응답했다. 이러한 창작 활동의 배경과 태도는 그의 불안정한 정체성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일본 국적으로 일본에서 거주하던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으로 일본 국적을 박탈당한다. 의도치 않게 ‘재일한국인’이 되었지만, 그가 온전하게 한국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곽덕준은 1960년대 말, 석고, 호분, 수지 등이 들어간 독특한 회화로 미술계에 데뷔했지만, 1970년대부터는 사진, 이벤트, 영상, 퍼포먼스, 판화 등 여러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발표하며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전시 출품작 <오바마와 곽>(2009)은 그가 1974년부터 지속한 ‘대통령’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 작업이다. 그는 <포드와 곽>을 시작으로, 미국의 대통령 선거 때마다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에 실린 당선자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듯 연출한 사진을 제작했다. 작가는 이 연작의 목적이 “세계와 나와의 관계가 결국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서” 였다고 설명한다. 그 옆에 설치된 <반복> 연작은 영어 신문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반복’해 인쇄하고, 동일한 보도 사진을 다르게 가공해서 한 화면에 ‘반복’적으로 배열해 미디어의 속성과 이미지의 재현 방식에 의구심을 표한다. 또한 ‘계량하는 것이 계량되고 있는’ 넌센스한 상황을 유머러스한 개념미술의 언어로 풀어낸 계량기 작품 <2개의 계량기와 돌>이 새로운 버전으로 공개된다.


곽덕준, 오바마와 곽, 2009, C-print, 150 x 105 cm (갤러리현대 제공)


박현기(1942-2000)는 돌, 나무, 흙과 같은 자연의 물질과 TV, 거울, 유리와 같은 인공의 물질을 병치하거나, 자연 풍경을 담은 영상을 건축적 설치와 결합하는 등 관념적인 비디오 아트의 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건축과 회화를 공부한 이력답게 특정한 장르에 한정하지 않고, 조각, 설치, 퍼포먼스, 회화, 사진, 포토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실험했으며, 새로운 형식과 매체에 대한 조형적 관심을 돌탑, 굿 등 한국의 토속적 정신문화와 연결했다. 2010년, 갤러리현대는 박현기의 10주기를 기념하며 《한국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박현기 10주기 기념 회고전》을 개최해 그의 작품 세계를 재평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17년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1990년대 오일 스틱 드로잉 및 설치 작품을 함께 선보이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를 기획했다. 50주년 특별전에는 박현기가 제15회 상파울루 비엔날레(1979)에 출품한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브라운관 속에 어떤 영상도 담을 수 있다는 확신”(작가노트)과 자연물과 복제된 자연물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극적으로 드러낸 <무제(TV돌탑)>과, 작가가 들고 있는 모니터의 기울기만큼 화면 속 물도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도록 연출한 퍼포먼스 기록 사진 <물 기울기>는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질문한다. 이밖에 한지에 오일 스틱과 연필을 사용해 낙서처럼 선을 수없이 긋거나 자신의 작품과 수집한 골동품 일부를 그려 넣은 <무제> 연작은 예술(가)에 있어 손의 역할과 의미, 추상과 구상 이미지의 중첩,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의 회화적 문제의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현기, 무제(TV 시소), 1984/2016,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모니터, 금속판, 돌, 가변크기 (갤러리현대 제공)

본관 2층 전시장은 이강소와 이건용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강소는(1943-)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실험미술 움직임을 주도한 작가다. 그는 1970년 소규모 미술 그룹인 ‘신체제’를 결성했고, 1971년에 A.G.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1973년 《현대미술초대 작가전》을 개최했고, 1974년부터 시작한 《대구현대미술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단체 및 다수의 전시에서 발표한 그의 작품은 특정 행위와 과정, 그것에서 발생한 흔적이 강조되며, ‘생성과 소멸’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제시했다. 갤러리현대는 2018년 이강소 작품 세계의 뿌리라 할 수 있는 1970년대의 실험미술을 재조명하는 개인전 《소멸》을 기획했다. 해외 매체에서 ‘올해의 전시’로 꼽힌 이 전시에는 갈대를 석고와 시멘트로 고정해 실내에 전시한 설치 작품 <여백>(1971), 화랑을 주막으로 변신시키는 <소멸(선술집)>(1973), 파리비엔날레에서 호평을 받은 닭 퍼포먼스 <무제‒75031>(1975) 등 한국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표작이 재현되었다. 50주년 특별전에는 이 작품들의 기록 사진을 비롯해 캔버스 천과 이미지에 관한 탐구를 바탕으로 전통적 회화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회화, 완성된 작품을 통해 형태와 재료, 나아가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도록 이끄는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그린 것과 그려진 것 사이의 차이와 그 의미를 탐색한 이강소의 세리그래피 작업이 이번 전시에 최초로 공개된다.


이강소, Untitled-7812026, 1978, 캔버스에 아크릴릭, 세리그래피, 110 x 90.5cm (갤러리현대 제공)


이건용(1942-)은 한국 실험미술 운동을 대표하는 S.T.의 설립 멤버이자 A.G.의 주요 작가로서 전방위적 활동을 펼쳤다. 그는 두 그룹 운동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작가다.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흐름의 최전선에 있던 이건용은 1973년 파리 비엔날레, 197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하며 1970년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았다. 1970년대 초반, 그는 나무, 돌, 흙 등을 사용해 사물과 장소의 속성을 철학적으로 탐색하는 설치 조각 작품을 발표했다. 1973년 파리 비엔날레에 참여한 이후, 작가의 몸을 예술의 매체로 활용하는 퍼포먼스를 잇달아 선보였고, 이를 ‘이벤트-로지컬(Event-Logical)’이라 지칭했다. 2016년 갤러리현대는 그가 1970년대 발표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첫 개인전 《이벤트-로지컬》을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이 시기의 작품에는 신체, 장소, 관계 등에 대한 이건용만의 독창적인 미학과 사유가 담겨있다. 작가는 ‘논리’라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통해 당대 한국의 혼란한 정치·사회적 상황에 예술적 해석과 소통을 시도하는 한편, ‘미술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50주년 특별전에는 캔버스를 정면으로 보지 않거나 캔버스의 뒤에 서 있거나, 손목과 팔꿈치를 각목으로 고정하는 등 작가의 신체가 놓인 조건 속에서만 일련의 선 드로잉을 남기는 이건용의 대표 연작 <신체 드로잉>과 관련 기록 사진, 회화를 하나의 ‘환영’으로 해석해, 천에 주름을 만들어 물감을 뿌려 주름의 흔적을 남기고 그것을 팽팽하게 펴서, 그림을 ‘환영’ 그 자체로 다시 제시하는 <포(布)-주머니>(1974), 작가가 소장한 귀중한 아카이브 자료를 함께 소개한다.


이건용, 신체드로잉 76-1-78-1, 1978, 나무에 유성마커, 163.8 x 91.2cm(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현대, 해외 작가의 한국과 아시아 진출의 첫 무대가 되다
신관(삼청로 14) 전시장은 동시대 미술의 트렌드를 주도한 갤러리현대의 역할과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미술사의 주요 흐름을 대표하는 해외 작가와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등 한국 동시대 미술가의 다채로운 작품으로 구성된다. 갤러리현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가의 한국 혹은 아시아 첫 전시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997년 한국 갤러리 최초로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의 회고전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작가의 10주기를 기념하며 마련한 전시로 파리의 앙리코 나바라 갤러리와 협업했다. <플로렌스>를 비롯해 <베이비 붐>, <몸통> 등 그가 1980년부터 세상을 떠난 1988년까지 제작한 작품 38점을 선보였고, 대만과 일본으로도 순회했다. 이밖에 2003년 열린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인 고타르트 그라우브너, 게하르트 리히터, 이미 크뇌벨의 3인전을 비롯해, 2004년 팝아트의 전설로 통하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개인전, 2006년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아시아 첫 회고전, 2007년 줄리앙 슈나벨의 아시아 첫 순회 회고전, 2010년 사라 모리스의 아시아 첫 개인전, 2011년 기하학적 추상의 거장이자 ‘네온 아트’ 선구자인 프랑수아 모를레의 개인전, 2012년 이미지와 오브제 사이의 관계를 감각적인 색채와 형태로 탐구해온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2013년 ‘영혼의 수집가’라 불리는 미국의 인물화가 알리스 닐의 개인전 등이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했다. 갤러리현대에서 선보인 해외 작가들의 작품은 국내 유수의 미술관과 기관에 소장되었다.

1층 전시장에는 지그재그를 그리는 12개의 네온 빛이 공간을 재정의하는 프랑스와 모를레의 < Prickly π Neonly No. 2, 1=3°>와 밤하늘의 무수한 별자리가 한 장의 지도처럼 화면에 쏟아지는 이반 나바로의 아름다운 신작 < Constellations >이 전시된다. 2층 전시장에서 관객은 색과 형태, 언어와 이미지, 기호와 의미 사이의 다층적인 상호 작용이 만들어낸 놀라운 시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며, 장르와 사조,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작품을 하나둘 감상하며 에센셜한 동시대 미술서를 읽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크기가 다른 색색의 사각형이 수직 줄무늬 위에 섬세하게 배열되어 부유하는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헤수스 라파엘 소토의 <양면성-11>(1981), 붉은색 외부와 파란색 내부의 극적인 대비 효과가 돋보이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조각 < AMOR >(1998), 일상의 단어와 오브제의 이미지를 감각적 색감과 재조합한 마이클 크레이그-마틴의 < Untitled >(2010) 연작, 다양한 클립과 매듭 형태를 확대하고 선으로 구획된 화면을 화려한 색으로 채운 사라 모리스의 추상화 < 1980(Rings) >(2009)가 꼬리를 물 듯 전시장에 시각적 리듬을 형성한다.


헤수스 라파엘 소토, 양면성(兩面性)-11, 1981, 혼합재료, 155.5 x 106 x 16cm (갤러리현대 제공)


마이클 크레이그-마틴, Untitled (IMAGE), 2010, 알루미늄에 아크릴릭, 121.9 x 121.9cm (갤러리현대 제공)


로버트 인디애나, AMOR (Red Blue), 1998, 폴리크롬 알루미늄, 91.4 x 91.4 x 46cm (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현대는 2007년 두아트 베이징을 설립하면서 중국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문화적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2007년 쩡판즈, 2008년 탕쯔강과 아이 웨이웨이의 개인전은 국제적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동시대 미술의 ‘힘’을 상징하는 아이 웨이웨이와 쩡판쯔가 참여한다. 작가가 키우는 고양이의 플라스틱 장난감을 중국 장인의 전통적 가구 생산 방식으로 재탄생시킨 아이 웨이웨이의 나무 조각 <무제>, 중국의 급속한 현대화가 불러온 빛과 그림자가 투영된 쩡판즈의 대표 연작 ‘풍경’과 ‘가면’ 연작이 출품된다. 2008년 두아트 서울에서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는 온 카와라의 ‘날짜 그림’ 연작과 백만 년의 과거와 미래를 책의 형식으로 묶은 < One Million Year s>는 시간과 실존을 둘러싼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밖에 갤러리현대와의 협업으로 북한을 방문해 평양의 풍경을 포착한 토마스 스트루스 대형 사진, 이차원과 삼차원을 오가는 프레드 샌드백의 실조각, 구름 형상과 유토피아적 미래의 공중 도시 개념을 결합한 토마스 사라세노의 설치, 전통적 미술 재료인 나무와 대리석으로 모더니즘의 유산에 유쾌한 농담을 던지는 라이언 갠더의 작품은 관객을 동시대 미술의 매력적인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이들의 작품과 함께 1992년 《크리스토 1980년대~1990년대》, 1996년 《엘즈워스 켈리》, 1997년 《장 미셸 바스키아》 등 갤러리현대가 선보인 주요 해외 작가에 관한 풍성한 아카이브 자료도 공개된다.


쩡판즈, Untitled, 2011, 캔버스에 유채, 200 x 200cm (갤러리현대 제공)


아이 웨이웨이, F Size, 2011, 강향단, ø 120 (왼쪽), Untitled (Wooden Ball), 2010, 강향단, 각 ø 60(오른쪽) (갤러리현대 제공)



온 카와라, May 13. 1995, 1995, 캔버스에 리퀴텍스, 25.4 x 33cm (갤러리현대 제공)


동시대 한국미술의 스펙트럼을 확인하다
2부에서는 갤러리와 성장한 한국 작가 16명(팀)의 대표작과 신작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한국의 중견 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과 협력도 지속해가고 있다. 해외 전시 기획, 주요 미술 기관과 협업, 작품 제작을 위한 개인 및 단체 후원 모집, 미술사가, 비평가, 큐레이터 등 미술 전문가와의 네트워크 형성 등 복합적인 작가 지원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1층 중앙에 놓인 문경원 & 전준호의 <이례적 산책_황금의 연금술>은 일본 가나자와의 어느 빈집과 한국의 자동화된 식물 공장을 교차시킨 시적인 영상과 부산에 버려진 폐선박의 잔해를 결합한 대형 영상설치작품이다. 인간의 실존적 문제와 동시대적 삶의 조건을 성찰하는 작품으로 테이트 리버풀의 개인전에 출품한 이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문경원 & 전준호, 이례적 산책 II_황금의 연금술, 2018, 싱글채널 HD필름, 13분 49초, 철조각, 모니터, 290(h) x 230 x 180cm (갤러리현대 제공)


전통의 현대화라는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 언어로 풀어낸 강익중, 김민정, 이슬기의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강익중은 작가가 일상에서 깨달은 지식과 지혜를 3×3인치의 정사각형 나무판에 한 문장으로 담은 텍스트 작품을 거대한 달항아리 형상으로 조합한 <내가 아는 것>을 출품한다. ‘아이들의그림은작은창이다’‘사장이착하면직원들도착하다’ ‘사랑은바람으로전해진다’‘아무리긴시간도지나면순간이다’ 등의 문장은 한 편이 경구와 같다. 전시 기간 중,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광화문에 설치되는 대형 작품 <광화문 아리랑>도 만날 수 있다. 랑겐 파운데이션, 힐 아트 파운데이션 등 해외 주요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 미술계에서 더욱 주목받는 김민정은 향과 초를 사용해 태운 색색의 한지를 화면에 세심하게 배열해 완성한 < The Street >을,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이슬기는 공예와 구술문화, 동시대 미술의 연관성을 탐구하며 통영의 누비 장인과 협업한 < U: 쥐 죽은 듯>과 < U: 나비의 꿈> 등을 선보인다.

유근택, 도윤희, 박민준, 김성윤의 회화 작품은 구상과 추상, 재료와 기법, 형상과 사유, 우연과 계획, 픽션과 리얼리티,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등 동시대 회화의 폭넓은 이슈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하며, 자연 속 나무 뒤에 캔버스가 있는 것처럼 회화적 장면을 연출한 이명호의 ‘나무’ 연작은 사진 매체의 역사와 속성을 사유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음악이 감각적으로 한데 어우러진 장영혜중공업의 메들리 영상은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작가적 고찰을 담고 있다. 방호복을 소재로 제작된 거대한 흰 꽃이 천천히 피고 지는 것처럼 보이는 최우람의 대형 신작 <하나(이박사님께 드리는 답장)>은 팬데믹 시대의 삶의 조건과 죽음의 순환을 은유한다.

갤러리현대는 개관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현대 HYUNDAI 50》 1,2부 전시를 통해 갤러리의 역사뿐 아니라, 한국 미술사 100여 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한국에 최초로 서양화가 도입된 시기에 제작된 구상회화부터 새로운 조형 언어를 꿈꾼 추상미술 1세대, 한국적 추상미술을 완성한 모노크롬 회화, 미술의 본질을 끊임없이 질문한 실험미술, 격변하는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민중미술, 동시대 미술까지를 포괄하는 뜻깊은 시간여행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갤러리현대는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 미래, 나아가 국제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함께 호흡해 나갈 또 다른 50년을 준비 중이다.


안내
*정부의 강화된 생활방역체계에 따라 6월 16일 화요일부터 관람할 수 있습니다.
*관람객의 안전과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온라인 예약제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온라인 예약 링크 https://booking.naver.com/booking/6/bizes/369464



이승택, Untitled, 사진 촬영 1969, 인화 1990년대, C-print, 253 x 381cm (갤러리현대 제공)


이승택, Untitled, 사진 촬영 1987, 인화 1988, C-print, 50.5 x 60.7cm (갤러리현대 제공)



곽덕준, 반복 792, 1979-1984, 나무 판넬에 실크스크린, 아크릴 판넬, 종이, 70 x 100cm (갤러리현대 제공)


박현기, 물 기울기, 퍼포먼스 사진, 1979/2018, C-print, 각 60 x 50cm (갤러리현대 제공)


박현기, Untitled, 1993-1994, 한지에 오일 스틱, 연필, 104 x 157cm (갤러리현대 제공)


강익중, 내가 아는 것들, 디테일 (갤러리현대 제공)


김민정, The Street, 2020, 한지에 혼합재료, 202 x 141cm (갤러리현대 제공)


이슬기, U: 나비의 꿈, 2020, 진주명주, 통영 누비장인과의 협업, 195 x 155 x 1cm (갤러리현대 제공)



도윤희, Untitled, 2019-2020, 캔버스에 유채, 220 x 170cm (갤러리현대 제공)



유근택, 분수, 2018, 한지에 수묵채색, 204 x 148cm (갤러리현대 제공)


이명호, Tree #18_2_1, 2020, 종이에 잉크, 104 x 124cm (갤러리현대 제공)


최우람, 하나(이박사님께 드리는 답장), 2020, Metallic material, soft Tyvek, electronic device (custom CPU board, motor), 250 x 250(w) x 180(d)cm (갤러리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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