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Gallery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김시하의 개인전, 《BURN》을 10월 13일부터 11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시하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경험한 심리적 불안과 분열의 간극을 스토리와 함께 시각화 한다. 다 타버린 집과 나무로 제시되는 잿빛 폐허의 공간은 진보역사를 상실한 동시대인들이 겪고 있는 무력감과 함께 그들의 내재된 분노가 반영된 “무대-시적 풍경(작가는 본인의 작업을 이렇게 부른다)”으로 전환된다. 나지막이 읊조리는 목소리, 중앙에 잿빛 철판 위로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 그루터기, 깨져버린 유리와 잿더미를 뒤집어쓴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가로등이 있는 텅 빈 공원풍경은 회색의 어둡고 쓸쓸하면서도 대립과 혼재의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환경도, 무대도, 영화의 한 장면도, 퍼포먼스를 포괄한 조각적인 것에 대한, 스타일을 너머 조형적 경계가 모호한, 하나의 조각적인 풍경을 시도하고 있는지 모른다. 익숙하지만 낯선 미니멀한(Minimal) 공간은 미니멀리스트(Minimalists)의 최소한의 사물은 아닌, 확장[Maximal] 가능한 물성과 함께 클리쉐와 내러티브가 있고, 서사극의 해체적인 의미가 있으며 동시에 성좌(Constellation)를 생성한다.

작가의 이전 작업에서는 자연과 인공물을 대치하여 문명에 저항하는 것들, 예를 들어 근친상간의 텍스트를 가져오거나, 이중적 자아분열을 암시하는 쌍둥이 서사,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열대림 등을 등장시켜 기이하지만 독특한 긴장감을 주는 풍경을 시각화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감하고 규모 있는 오브제를 사용하는데 있어 이전과는 다르게 염세적이고 무채색의 풍경을 등장시킨다. 풍경 속의 오브제와 함께 보이드(void) 공간은 긴장감, 예민함과 함께 모호하며, 해석의 여지를 주며 많은 시의적인 내러티브와 묘한 정서를 생산하는 공간이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 켜지는 조명은 브레히트의 연극처럼 감정적 몰입 및 현실도피를 방해하고 관람자들은 지금, 여기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불이 꺼지면 다시 회색공간으로 빠져든다.

“이번 전시에 보일 하얗고 검은 풍경은 무엇인가를 다 대놓고, 혹은 까발려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저 탐미적으로 예쁘기도, 슬프기도, 정제되기도 한 “풍경, 장면, 무대”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저 가리워지고 숨겨지고, 지워진 위의 글과 같은, 들어야지만 들리는 소소한 경험과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런 풍경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천천히 앉아서 귀를 기울여야만 하는 풍경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닿으면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마치 코너에 몰린 쥐 마냥, 사람들은 내면에서 슬그머니 다 망가뜨리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오른다.”(작가 노트에서) 

전시의 한 부분이 되는 시 낭송과 텍스트는 폭력적 상황에서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판타지적으로 제시한 글이 수록되어있다. 회색 풍경의 파편을 담은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며, 황량한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와 함께 시각적이지만 모호하고 불분명하여 마치 전시를 구성하게 되는 익명의 관람자의 사견으로 그칠 듯 조용하게, 우위를 점하지 않으며 다만 익명의 목소리로 남는다.

어느 순간 공포가 만들어내는 균열들은 서서히 커지면서 우리의 삶을 잠식한다. 김시하가 제안하는 “하나의 풍경”은 동시대인들이 느끼는 헤테로토피안들의 정원으로서 공감을 획득하는 소통의 공원인 것이다. 





김시하_Burning house_110x95cm_neon, steel_2020



김시하_real fantasy3-version2_inkjet print_2020



김시하_BURN 부분_설치_가변크기_2020


[작가 이력]

김시하/Siha Kim/金霞

Education
2001     계원조형예술대학교 동시대예술 연구과정 수료
1997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Solo Exhibition
2017     《모래밭이 하얘지고 검어지고 파래지고 붉어졌다_무대위의 쌍둥이 1막》, space xx, 서울 _9st
2016     《무대 위의 쌍둥이-프롤로그》, 레스빠쓰71 갤러리, 서울
2014     《시각정원-열대야 프로젝트》, 문화역서울284 RTO space, 서울
2012     《‘Real fantasy’》, 쿤스트독 갤러리, 서울
2010     《The twinkle of time》, 송은아트큐브, 서울
2008     《펑쩡천, 김시하 공동 개인전》, gallery TN, 북경
2006     《파편-broken piece /drawing》, 갤러리 더 스페이스 기획 초대전, 서울
2005     《예술가의 정원》, 에스파스 다빈치 갤러리 기획 초대전, 서울
2003     《꽃피는 젊은 예술》, 성보갤러리, 서울
 
Group Exhibition
2020     《나 자신의 노래》, 사비나미술관, 서울
2019     《로드쇼2019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상하이 한국 문화원, 상하이
2019     《오버 드라이브 2009~2019 여행하는 주체들, 창조자들, 장소의 경험》,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로드쇼2019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토탈미술관, 서울
           《욕욕욕-欲欲欲》, 시대여관, 서울
2018     《Cryptos》, 난지갤러리, 서울
           《당신과 나 사이에》, 신한갤러리, 역삼, 서울
           《악의 사전_강원 국제 비엔날레》,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 강릉
2017     태화강설치미술제 《천변만화》, 태화강 공원, 울산
2016     《‘와랑와랑모다드렁’AR-Towns》, 황지식당, 제주도
           《일주일제주바다 레지던시 결과보고전》, 반짝반짝지구상회, 제주도
           《Room number 88-290》, 더 텍사스, 서울
           《“Do the right thing” 제5회 여성의 날》, 글린데일도서관, 글린데일, 미국
           《두 개의 풍경, 하나의 세계》, 주중한국문화원, 북경
2015     《Non-재현의 장치 전》, 갤러리 한옥, 서울
2014     《A-AF》, 문화역 284, 서울
           《창원아시아 미술제, 놀이의 공간-찰나》, 성산아트홀, 창원
           《인천아트구락부》, 인천아트 플랫폼, 인천
2013     《생생화화전》, 경기도미술관, 경기
           《Rebot vol, 24 showcase》, 플래툰 쿤스트할레, 서울
2012     《해안동 10-1》,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CAYAF2012 형형색색-오늘을 읽다, 킨텍스, 일산
           인천 앞바다엔 왜 사이다가 떴을까?,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Fantastic story, gallery two, Hong Kong
           The first step 2012 TN gallery, 798, 북경
2011     《his, her stories》, MK2gallery, 차오창디, 북경
           《‘RED LAND’ - 제 1회 강서예술제》, 강서무주문화국미술관, 난창, 강서, 중국
           《7회 송장예술제’art’》, 경계중법아트센터, 북경
           《LOOK UP!》, Force gallery, 북경
           《모천회귀》전, 하이서울 페스티벌, 청계천, 서울
           《동방공푸 전》, 야오미술관, 북경
           《어서오세요》, 정재욱, 김시하 2인전, space15, 서울
2010     《핑야오 국제 사진 페스티벌》, 핑야오, 산시, 중국
           《감각 이동 전》, 주중한국문화원, 북경
           《6회 송장 예술제’cross over’》, 홍안아트센터, 북경
           환경과 인간, 효연갤러리, 경기
           ‘부재’ 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2009     《She’s vision》, 강산미술관, 치셩갤러리, 중경, 청두, 중국
           《전심전의》, Ku Art Center, 북경, 중국
           《식사의 의미-여덟 가지 스토리 전》, 고양아람미술관, 경기
           《ATTENTION》, 자하미술관, 서울
           《시각유희》, 주중한국문화원, 북경
           《파괴적인 성격 3-위대한 허구에 대한 순진한 반박 전》, space-da, 북경
2008     《한자 비엔날레》, ku art center, 북경
           《propose 7 vol3》, 금호미술관, 서울
           《'충만한 이방인' 전》, art 8 space, 관인탕, 북경
           《99개의 텐트, 99개의 꿈》 좌우 예술구, 북경
           《WINTER GROUP EXHIBITION》, gallery TN, 북경
2007     《한 뼘의 갤러리》, 경기도미술관 공단역 설치
           《포장의 기술》, 더 갤러리, 서울
           《중앙미술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5     《domestic drama》, 프로젝트 스페이스 집, 서울
           《열다섯 마을 이야기》, 전라남도 청사, 광주
           《또 다른 풍경》, 보림출판사, 파주
           《미술관 봄나들이-상상 공간 속으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유쾌한 상상 행복한 공작소》,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전주
           《일상의 연금술》, Christchurch art gallery, 크라이스트처치, 뉴질랜드
2004     《일상의 연금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미술관 봄나들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3     《Energy》, Project Space Zip, 서울
           《패스트푸드공화국》, 광화문 갤러리, 서울
2002     《공장미술제_눈먼사랑》, 샘표간장공장, 서울
           《DOTDOTDOT》, 세종문화회관, 서울
           《플라워 프로젝트》, 홍대 앞 놀이터-아트시월, 서울 
2001     《무한광명새싹알통강추》, 정독도서관, 서울
           《탄광촌미술제》, 강원도 고한 탄광촌, 강원
           《종로분식프로젝트》, 종로분식, 서울



전시 전경



전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