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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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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은 부정적이거나 낮은 지위 하에 속하며 충분히 주목받거나 해석되지 못했다. 장식은 부차적으로 존재해야 하며, 늘 다른 장르 속에 기생해야 한다고 여겨진다. 장식은 건축·공예·디자인·미술 영역 어디에서나 등장할 수 있고 그 출현이 어색하지 않지만, 으레 독립적으로 설 수 없다고 여겨진다. 장식은 독립적인 학문과 연구 대상에서 쉽게 배제된다. 장식사학과, 장식 비평가, 장식 평론 등 장식과 학문적 단어의 결합은 어색하게 느껴지고 이 영역은 거의 부재한다. 왜, 혹은 언제부터 장식은 소외된 영역 전반을 떠맡게 되었을까? 장식은 모든 곳에 거하면서도 왜 모든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했을까? 어째서 장식은 ‘범죄’라는 단어로까지 비유되며 끝없이 하락해야 했을까? ᅠ한편으로 장식의 배제는 앞선 이유로 인해 오히려 다양한 하위의/열등한/부정된 존재들과 손을 맞잡아 왔다. 성·정체성·인종·지역의 주제와 관련하여 여성주의(Feminism), 퀴어이론(Queer Theory), 탈식민주의(Post-colonialism), 지역주의(Regionalism) 등을 발언하는 주체들은 스스로를 표현할 때 의도적으로 혹은 의도와 무관하게 장식을 언어로 사용하곤 했다. 장식은 그 어떤 장르보다 풍성하며, 자체적으로 다양한 몸체로 변형 가능한 속성을 지닌다. ‘장식’, ’장식적’, ‘장식스러운’, ‘장식하다’와 같이 장식은 모든 품사 사이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장식전》은 과도하거나 부차적인, 불필요한 영역으로 특정 장르에 종속된 위치를 점유해 온 장식을 다른 어떤 장르에 기대지 않는 독립된 지위로 세우는 시도로써의 기획이다. 《장식전》은 전통적 의미의 장식 안에 포섭되지 않는 동시대 미술/장식 사례들을 감지하며, 이에 대해 보다 직접적인 물음을 던져 본다. 《장식전》은 미술과 장식의 위상에 대해 다시금 질문하며, 미술 아래 속한 하위 장르인 ‘장식 미술(decorative arts)’로 불리거나, 작품 주변을 꾸미는 액자나 좌대, 설치 일부 등 부수적으로 기능하는 ‘미술 장식(art decoration)’이 아닌, 미술과 동등한 지위에서 빗금 표시를 덧붙여 존재하는 ‘미술/장식’이라는 독립된 영역의 장식을 생각해 본다. 장식은 독립되어 존재할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하다면 어떤 모습으로 가능할까?

《장식전》 에서 5인의 미술가 김수연, 김혜원, 박보마, 소민경, 이유성은 '장식가'로 초대받는다. 본 전시의 기획자는 ‘장식 큐레이터’가 되어 전시를 꾸리고, 기존의 미술 비평가는 '장식 비평가'가 되어 장식 전시에 대한 글을 쓰며, 관람객은 전시공간에서 '장식'을 관람하게 된다. 《장식전》 에 초대된 5인의 장식가는 각각 ‘오래된 집’의 실내외 공간을 도맡아 꾸민다. 실내 장식을 맡은 장식가는 공간의 벽 장식, 바닥 장식, 기둥 장식, 통로 장식 등을, 실외 장식을 맡은 장식가는 문 장식, 정원 장식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장식가들은 미술가로서 제작한 각자의 이전 작품을 장식의 일부로 가져온다. 장식가로 초청된 미술가, 장식으로 소환된 작품, 장식 비평으로 불리게 된 미술 비평, 미술 큐레이터가 아닌 장식 큐레이터 등, 미술에서 장식으로의 용어 치환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 전시의 목적을 장식의 부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미술의 위상을 격하시키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관람객의 해석은 자유롭지만, 한 가지 주의할 바는 본 전시가 지난 세기의 장식 미술을 재발견하거나 재배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장식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미술 전시나 작품을 보며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곧잘 쓰이던 ‘장식적’이라는 표현은 《장식전》 과 공간 내외부에 놓인 일련의 장식들 앞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될까? 혹 누군가는 이 장식들을 얼마나 '미술적'이라 말하게 될까?           
 
 
작가소개
 
김수연은 식물도감, 백과사전, 춘화집 등에서 발췌한 텍스트를 입체물로 구현하고, 그것을 정물화 형식의 회화로 다시 그려낸다. 매체의 변환과정을 통해 회화에서 대상이 되는 실체에 대해 탐구한다. 개인전으로는 《WHITE SHADOWS》(SH ART PROJECT, Tokyo, 2019), 《SPRING PAINTINGS》(갤러리2, 2018), 《ENCYCLOPEDIA_Vol.1 Early efforts of ballooning》(Aando Fine Art, Berlin, 2016) 등이 있다. 2010년부터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제5회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되었다.

김혜원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로, 그림이 탄생하는 환경에 관심을 가지며 그리기 과정에 몰두하고 있다. 가끔 그림 그리는 몸짓을 만드는 동작으로 바꾸기도 한다. 2020년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 졸업하고, 2016년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학사 졸업했다. 단체전 《No Space, Just a Place. Eterotopia》(대림미술관, 2020), 《Ivy Room》(어쩌다갤러리2, 2019), 《취미관》(취미가, 2018), 《Under the Circular》(홍익대학교부속중학교, 2015), 《굿-즈》(세종문화회관, 2015)에 참여했다. 

fldjf studio as boma는 빛, 순간을 잡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해 이 욕망을 탐구하고 돌아보는 작업을 한다. 물질의 교환 가치를 둘러싼 세상의 조건-서구, 남성성 등에서 밀려난 것의 존재 방식에 흥미를 느낀다. ‘반사체’라는 개념을 투영한 반가상의 스튜디오 fldjf studio, 수작업을 통해 실제 물질을 감각하고 다루는 WTM deco & boma 등의 아이덴티티를 통해 각각 또 서로같이 운용하며 작업을 선보였다. 최근 《Beige Men Vase & Smoking Free》(CAVA LIFE, 2020)를 선보였고, 2인 전시 《Defense…》(d/p, 2020)에 참여했다. 이 전시들을 기점으로 “Sophie Etulips Xlyang”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민경은 연작 lol, 리플릿드로잉을 이어오며 회화와 드로잉을 한다. 개인전 《포.도.주.》(취미가, 2020),  《스프레이~! 》(2016)를 열었고, 그룹전 《from유령사과§스테인드글라스@스티치그룹》(오퍼센트, 2020), 《VIEWERs》(보안스테이, 2018) 등에 참여했다. 

이유성은 서울에서 조각과 드로잉 작업을 한다. 개인전 《Jane》(위켄드, 2019), 《플로피 하드 컴팩트》(175갤러리, 2016)를 열었다. 《from유령사과§스테인드글라스@스티치그룹》(오퍼센트, 2020), 《Corners: ABC, Primary, Specific》(킵인터치, 2019) 등에 참여하였으며, 아트북 『Paper trip of Jane』(2019), 『멀고 먼 소금그릇』(2017)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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