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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최수옥 초대전 <빛에 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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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박세진 최수옥

  • 장소

    스페이스 엄

  •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 39 (방배동)

  • 기간

    2020-12-18 ~ 2021-01-09

  • 시간

    9:00 ~ 9:00 (휴관일 : 일요일)

  • 연락처

    010-7740-1498

  • 홈페이지

    https://www.spaceum.co.kr

  • 초대일시

  • 관람료

    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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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평론>
샹들리에로 대신하여 그려낸 실존의 흔적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박세진 작가는 화려한 샹들리에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을 보여준다. 섬세하게 묘사하기 보다는 마치 표현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꿈틀거리는 터치로 그려낸 화면은 샹들리에라는 명확한 대상을 그린 것임에도 별빛이 강렬하게 반짝이는 우주를 바라볼 때와 같은 느낌을 일으킨다. 작가가 샹들리에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 인도여행을 하면서 만난 빈민촌의 여인들이 금색 은색의 싸구려 장신구들을 보게 되면서라고 한다. 당시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자신이 어린 시절 보았던 무당이 들고 있었던 방울이나 장신구들을 생각나게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오랫동안 바라보게 된 샹들리에의 빛은 온화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게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이 미묘한 느낌을 전달해주는 빛이 인도에서 본 여인들의 장신구와 무당의 방울들처럼 반짝이는 것들에 대한 특별한 정서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으로 보았다. 이 특별한 정서는 빛의 환영이 만들어낸 것일 수 있지만 작가는 그것이 가진 것 없는 빈민촌 여인 속에서 반짝이는 화려함을 보았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연민의 감정과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았던 것 같다.


The Ephemeral Lights_oil on canvas_60.5x73cm_2019 


   빛이 반짝인다는 것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것이 반복됨을 의미한다. 인간의 감각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자극에 대해서는 둔감해질 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그러므로 빛이 반짝이거나 깜박이는 것은 오래 지속되는 빛보다 더 강하게 빛의 존재감을 인지되도록 만드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샹들리에나 화려한 장신구들을 보면서 이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어두움 속에 화려하게 꾸민 장식들이 가져다 준 빛의 환영일 수도 있지만 일렁이는 빛은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살아있는 존재를 만날 때의 느낌처럼 작가에게 독특한 정서를 가져다 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발견하게 된 화려함에는 그의 여러 작업들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서늘하거나 적막한 어두움을 배경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작가가 바라보는 빛의 본질적 속성이 함께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세진 작가가 그려낸 화려한 빛과 함께 보게 되는 저명도, 저채도 색감의 배경색에는 빛이 꺼진 후에는 드러나게 될 것 같은 적막함과 묵직한 어두움이 동시에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다. 
 

Unit of lights_27.5x35cm_oil on canvas_2020

   샹들리에의 화려한 빛을 담아낸 박세진 작가의 작업에서는 이와 같이 양가적 정서와 느낌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빛이 반짝인다는 것은 그 빛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됨을 의미하는 것처럼 화려함과 적막함, 온화함과 우울함,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이 그의 작업에는 교차되며 함께 담겨있는 것처럼 읽혀진다. 그러므로 그가 그려낸 빛은 살아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매개물일 수 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빛의 표현 방식은 세밀한 묘사보다는 꿈틀거리는 붓터치에 의한 표현이어야 했을 것이다. 작가는 아마도 이 빛을 그려내면서 작가는 자신이 살아 있음에 대해 각성하는 것을 매 순간순간을 경험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주제로 제시한 덧없이 반짝이는 것들(The ephemeral lights)에는 적막한 죽음을 배경으로 한 생명의 빛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양가적 정서가 그대로 담겨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Unit of lights_27.5x35cm_oil on canvas_2020

   그런데 작가는 그의 작업과 관련하여 '덧없이 사라진 것들이 내 마음을 끈다'라고도 언급한 바가 있다. 작가가 이 같은 언급을 하게 된 것은 아마도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기에 소중하고 아름다운 생명 혹은 빛이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이러한 것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라지고 없어지는 순간 더 강렬하게 잔상이나 울림으로 남아 그것의 빈 공간을 대체시키게 될 것이기에 작가는 그것에 끌리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없어짐' 혹은 '사라짐'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화려하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빛의 환영(illusion)을 마주하게 될 때 환영이라는 것의 의미를 전제한다면 본 것과 보지 않은 것, 있는 것과 있지 않은 것과 같은 존재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샹들리에의 화려한 빛과 환영을 그려내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 있는 것을 보게 되는 것과 같은 비현실적인 경험일 수 있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시간 동안에는 자신에게 그 경험이 진실일 수 밖에 없음에 대해 각성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는 유한성과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작업 가운데 그것을 반복해서 경험하고자 하며 또 그려내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박세진 작가의 작업에는 이처럼 작가의 실존에 대한 흔적이 꿈틀거리는 터치로 남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공허한 공간 속 짧은 반짝임과 같은 빛의 어른거림일 수 있음에도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그리고 그것에 관한 경험을 작가는 샹들리에로 대신하여 캔버스에 남겨두고자 하는 것이다.


Unit of lights_27.5x35cm_oil on canvas_2020


Unit of lights_27.5x35cm_oil on canvas_2020

 
<최수옥 평론>
‘의자’를 통한 소비적 욕망의 상징적 표현  ----  최수옥의 작품세계 ----    오 세 권 (미술평론가, 대진대학교 교수)

  근래 들어 미술계에는 동시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주류 경향이 없다. 즉 한국미술에서 60년대 앙포르멜, 70년대 미니멀, 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민중미술, 90년대 영상, 설치, 사진 2000년대 팝아트, 극사실 등과 같이 시대 흐름을 주도하는 주류가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이루어진 팝아트 이후 주류들이 보이지 않는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의 미술 경향들이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현대미술들이 서양의 선진 미술표현을 유입하여 주도적 흐름을 만들어 내었으나 지금은 서양의 선진 미술경향들에서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자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The Chair_Mixed Media_30*40cm

  그러한 가운데 개성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심화시켜 가는 작가들이 많다. 현대미술의 변화와 흐름보다는 자신의 개성적 표현에 중심을 주는 작가들인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최수옥이다. 최수옥의 작품을 보면 주로 ‘의자’를 주제로 하여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때로는 동물을 그려 작품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전체적인 작품세계는 ‘의자’를 중심으로 하는 연작을 볼 수 있다. 


The Chair_Mixed Media_42*52cm

  의자는 오래전부터 인간들의 생활에 필요한 존재로 사용되어 왔는데 권위가 상징화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그림에서는 왕이 앉는 의자로부터 신하들이 앉는 의자들이 권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이스와 로마시대에서도 의자들에서 나타나는 권위를 볼 수 있으며, 중세 시대의 교회에 장치되어 있는 의자들에서도 권위를 볼 수 있고 이어진 왕정시대의 호화로운 장식으로 이루어진 왕좌에서도 권위와 권력의 상징들은 계속 이어졌다. 현대에 들어서는 기능성이 더해진 상품으로서 부와 소비적 욕망을 상징하는 권위의 디자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미술표현에서는 신분을 상징하던 의자가 점점 인간 중심의 형상화로 변화하면서 개인의 감성이나 시대적 상황에 의해 다양한 상징적 의미로서 표현되었으며 나아가 자신이나 타인의 소비적 욕망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The Chair_Mixed Media_42*52cm

  최수옥 작품에서 의자는 1인용 의자, 2인용, 3인용 의자 등 의자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화면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조형성을 이용하여 각각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묶음으로 나타내기도 하며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각기 다른 디자인과 크기로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입체적 표현, 평면적 표현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단순한 것, 장식성 있는 것, 화려한 것 등 변화 있는 형태뿐만 아니라 색채의 변화와 오브제의 도입에 이르기 까지 의자를 자유롭게 조형적으로 재구성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는 마치 의자가 사람으로 변화하여 색동 옷, 얼룩 옷, 땡땡이 옷을 입고 다양한 자세를 취하며 그들의 내면적 욕망을 나타내고 있는 듯한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The Chair_Mixed Media_37*48cm

   이와 같은 작품세계에 대해 최수옥은 “의자는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보고, 구할 수 있는 사물이며 실용적인 면과 상징적인 면이 교묘하게 섞여 디자인 되어 있는 복잡 미묘한 것이라고 할할 수 있다. 이 의자에는 옛날부터 일상과 신분제도가 내재되어 왔는데 오늘날에는 그 신분제도가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의자는 외형적인 형상뿐 아니라 그 위에 앉는 사람의 정서 상태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진다. 예를 들면 같은 의자라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의 의자와 목을 매기위해 밟고서는 의자, 단지 잠깐 쉬기 위한 의자, 등 이렇듯 의자는 편안함과 부러움 그리고 처절함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 의자는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과거의 신분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내가 표현한 의자들은 군상이며 휴식이고 즐거움이었으면 한다. 의자는 나의 모습이고 관람자의 모습이며 우리들의 모습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의자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의자는 최수옥 자신이 대체된 자화상이며 인간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상징적 형상으로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The Chair_Mixed Media_34*46cm

  한편 서양미술에서는 의자가 자주 표현되는데 이들의 표현에서는 인간성 상실, 고독, 소외, 실존 등의 많은 문제와 결부되어 상징물로 표현되어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가운데 반 고흐와 르네 마그리트, 로버트 라우센버그, 조셉 코수스 등의 작품에서 대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특히 의자의 상징성에 감정을 이입시킨 대표적인 사람은 반 고호이다. 반 고호의 작품에서 의자가 등장하는 것은 <고흐의 의자>, <고갱의 의자>, <고흐의 침실>, <밤의 카페> 등이 있다. 여기서 <고흐의 침실>, <밤의 카페>에 표현된 의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였다. 그리고 <고흐의 의자>는 소박하고 단순하게 표현하였으며 배경은 불안전한 사선으로 처리하였고 노란색으로 심리적인 불안감을 나타내었는데 고호는 의자를 자신의 고독에서 오는 내면세계를 표현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

  이상과 같이 최수옥은 의자를 주제로 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The chair’ 연작은 형태, 색상, 재료 ... 등으로 이루어진 조형형식의 표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나타나는 욕망을 연상시키는 상징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의자를 단순화와 함께 배경을 단색과 색상의 대비를 통해 강하게 표현하는 등 팝아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한 가운데 무엇보다도 조형성을 바탕으로 하여 시대적 상황과 모순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내면의 감정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수옥 자신과 이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감추진 욕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최수옥은 다양한 의자들의 상징물을 통하여 감상자들과 욕망에 대한 의미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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