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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해숙 "불경(不景)-NonLandscape"

Yong Haesook 'Non-Landscape'

  • 작가

    용해숙

  • 장소

    서이갤러리

  •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102 (계동)

  • 기간

    2021-03-01 ~ 2021-03-20

  • 시간

    11:00 ~ 18:3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연락처

    02-762-4900

  • 홈페이지

    http://www.seoigallery.com/xe/

  • 초대일시

    2021-03-01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전시 서문>
코로나로 인해 긴 겨울 휴관을 하였던 서이갤러리는 다가오는 3월, 봄의 문턱에서 용해숙 작가의 불경(不景)-NonLandscape 전시로 새 전시의 문을 연다.
용해숙 작가의 파노라마 사진 전작을 전시하게 된 것은 2018년, 우연히 보게 된 작가의 작업 [너절한 변명]이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너절한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 공간, 메리야스 차림의 머리를 감고 있는 여성이, 그 작가의 작업 의도와는 상관없이, 너절한 시대에 놓여져 ‘너절한 변명’을 하고 있는 ‘나’에게 감정 이입되어 그 작품 앞에 나를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였다. 후에 용해숙 작가의 조각에서 시작된 그의 작업들이 설치와 영상을 병행하면서도 최종적으로 평면화 된 사진작업으로 마무리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서이갤러리에서의 전시도 가능하리라 생각하였다. 그녀의 파노라마 사진들은 어딘가에서 찾은 것, 빌리거나 샀던 것. 오래된 것이나 새로운 것, 자신의 것이나 남의 것들을 특정 장소에 설치하여 구성한다. 이렇게 재구성된 환경 속에서 작가가 행위를 수행하고, 장면을 분할하여 사진을 찍어 마침내 평면 이미지로 결합한다. 촬영이 끝나 장소가 원래대로 복원되고 물건들은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지만, 결국 이미지는 남는다. 많은 행위 뒤에 새긴 이미지, 한 장의 이미지로 남겨진 그녀의 작업을 전시하고 싶었고 갤러리의 초대에 작가가 응답해주어 이 번 전시를 열게 되었다. 용해숙의 작업은 한 장의 평면 이미지로 남게 된 사진이지만, 이 과정 속에는 사물 하나하나에 작가의 개입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속에 존재하는 여러 겹의 이미지는 각각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타포가 숨어 있다. 그래서 7점의 대형작품을 전시하게 되는 이 번 전시는, 몇 십 점의 작품을 봐야하는 시간이 소요되는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온다” 는 희망의 봄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 이라는 이성부 시인의 시구처럼 희망의 봄, 우리의 자유로운 일상은 언젠가, 마침내 올 것이다.
3월, 서이갤러리에서 열리는 용해숙 작가의 이 번 전시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관람이 어어지길 소망한다.



진지한 정원, 잉크젯 프린트, 150x 50 (cm), 2018
 

<작가노트>
 
파노라마 시리즈는 막다른 골목 끝에서 시작되었다.
 
2018년의 무덥고 길고 긴 여름을 보낸 30년 전 무너진 베를린 장벽에 가까운 독립예술공간 Kulturpalast Wedding International은 묘지로 이어지는 거리 마지막 집이다. 20세기 초반 하얗게 칠해진 이 그륀더자이트(Gründerzeit) 형식의 전시공간은 중층의 추억으로 가득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추억은 단지 내 것이 아니며 내가 거기서 보낸 시간은 다른 사람들의 것으로 부터였다. 예술학교에서 석고 조각을 묘사하는 데 보낸 시간 또는 만남을 위해 머리를 감는 데 보낸 시간처럼
 
이러한 추억과 시간을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고 싶어졌다.
 
그리스어 ‘pan‘(모든 것)과 ‘horama’(시야)의 조합인 ‘파노라마‘라는 용어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크고 둥근 회화 그림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머지않아 이국적인 장소, 위대한 전투 같은 대상을 표현하는 파노라마는 유럽 전역에서 붐을 일으켰다. 영화나 가상현실(VR)이 나타나기 훨씬 전 몰입감 넘치는 경관이 펼쳐졌다.
 
그러나 동시대 경관을 전망, 지평선 및 국경과 같은 시각 체제와 함께 '보는 방식'을 포함하며 자산 논리의 기저로 도구화한다는 의문을 제시한 Hannah Hopewell은 이러한 경관엔 지구의 지속적인 시장화를 숨기고 있다고 질문한다. 나는 이러한 경관의 의미 변화과정을 고려하며 파노라마 연작을 생각해 본다.
 
나는 특정 장소에서 물건을 설치, 구성, 정렬한다. 가져가거나 찾은 것, 빌리거나 샀던 것. 오래된 것, 새로운 것, 나의 것과 너의 것 그리고 이렇게 재구성된 환경 속에서 행위를 수행하고 장면을 분할하여 사진을 찍고 평면 이미지로 결합한다. 마침내 그 장소를 이전과 같이 복원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재) 배치된 물건을 나누고,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다시 창고에 넣는다. 이미지만 남는다.
 
과잉된 물질 공간의 현재성과 공명하며 7개의 파노라마 연작을 (재) 맥락화하여 네러티브를 확장한 전시, ‘불경(不景, non-landscape)’ 즉 ‘이것은 풍경이 아니다’’엔 베를린을 떠난 후, 서울 인사동 옥상, 강원도 홍천의 고속버스터미널, 전례 없는 건설 붐에 불도저들이 피비린내 나는 과거를 또 다른 빈방으로 바꾸고 있는 제주도에서 남이 보낸 시간과 내가 놓친 시간을 담았다.
 

수월행성, 잉크젯 프린트, 270x 90 (cm), 2019


<작가 소개>
용해숙은 홍익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성공회대학교 일반대학원 아시아 문화연구 전공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역학을 기반으로 동시대 공간에 숨은 시간의 분기를 중심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첫 개인전 “저 결혼해요”(2002년) 이후 7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한국 외에 미국, 독일, 폴란드, 중국, 베트남, 이란 등 다수의 국제기획전에 참가했다. 요약해보면 2019년 강원국제예술제 강원작가전에서 폐기된 탱크와 함께 “개와 늑대의 시간, 6.26M”를 설치하였으며, 2018년 강원도 홍천 고속버스터미널의 유휴 공간에서 국제전 “인 카운터”를 기획/참여하였다. 또한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노마딕 레지던스 이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테헤란 예술아카데미에서 5시간 동안의 참여 퍼포먼스 “Under the Plastic Tree”와 2006년 독일 뮌스터의 국제 퍼포먼스 콩그레에서 “Where am I?” 퍼포먼스와 2018년, 다시 독일 베를린 레지던스에서 10년 만의 개인전으로 “너절한 변명”이라는 수행적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서울 나무아트 초대로 2018년 “파노라마 삼부작”, 2019년 “파국의 삼각”의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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